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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254

사랑과 용서

'가는 자 쫓지 말며, 오는 자 막지 말라' 맹자의 명언으로, '나에게서 떠나는 자는 떠나는 대로 두고, 나에게 오는 자는 과거에 집착 없이 맞이하라' 하지만 우리는 맹자의 말을 반대로 행동하는 경우가 더 많다. 나를 떠나는 사람에게는 아쉬움을 가져 더 붙잡으려 하고, 나에게 다가오는 자는, 오만하며 오히려 튕기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나를 떠나는 사람에게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성찰해 보아야 하고,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에게는 그 용기에, 고마움으로 따뜻하게 맞아줘야 한다. 기형도. 시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는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문학 2023.10.11

이상한 관상쟁이

이규보 산문 '이상한 관상쟁이' '사람이 부귀하면 교만하고 남을 업신여기는 마음이 자라게 되니, 그 죄가 가득 차면 하늘이 반드시 엎어 버리고, 빈천하면 뜻을 겸손히 하고 자신을 낮추어 반성하는 마음이 있게 되니, 막힌 운수가 다하면 반드시 좋은 운수가 돌아온다.' 이상한 관상쟁이 관상쟁이 한 사람이 나타났다.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사람이었다. 관상책을 보지도 않고, 관상법을 따르지도 않으면서 특이한 방법으로 사람들의 관상을 봐주었다. 그래서 ‘이상한 관상쟁이’라 불렸다. 귀족들과 높은 벼슬아치,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남에게 뒤질세라 앞다퉈 맞아들이거나 경쟁하듯 찾아가서 자기의 관상을 봐달라고 청하느라 야단 법석이었다. 그는 매우 특이하게 관상을 보았는데, 살찌고 윤기가 흐르는 부귀한 자를 보면 “당신..

문학 2023.10.10

할머니의 '한글날'

10월 9일 한글날은 대한민국 5대 국경일 '대한민국 고유 문자'인 한글의 독창성과 과학성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한글 사랑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조선시대에는 어려운 한문으로만 소통이 되니 백성들은 얼마나 답답했겠으며, 마치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심정이 아니었을까. '훈민정음'의 탄생은 캄캄한 숲 속에서 본, 먼 곳의 한 줄기 희망의 불빛 같았을 것이다. 나희덕. 시 길을 잃어 보지 않는 사람은 모르리라 터덜거리며 걸어간 길 끝에 멀리서 밝혀져 오는 불빛의 따스함을 막무가내의 어둠 속에서 누군가 맞잡을 손이 인간에 대한 얼마나 새로운 발견인지 산속에서 밤을 맞아본 사람은 알리라 그 산에 갇힌 작은 지붕들이 거대한 산줄기보다 얼마나 큰 힘으로 어깨를 감싸주는지 먼 곳의 불빛은 나그네를 쉬게..

문학 2023.10.08

인생 '여행'

많.이. 웃.자 많이 여행하며 구경 다니고, 이야기를 많이 하고, 웃자! 깔깔깔깔. 자동으로 피곤해서 잠을 잘 잘 수 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많이 여행하며 구경 다녀야 한다. 그리고 아는 사람과 만나 이야기하고 많이 웃어야 한다. 혼자서 몇 시간 하는 운동보다 두세 명 모여서 이야기하며 깔깔거리고, 차 한잔 하는 것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나딘 스테어. 시 인생을 다시 산다면 다음번에는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리라. 긴장을 풀고 몸을 부드럽게 하리라. 이번 인생보다 더 우둔해지리라. 가능한 한 매사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보다 많은 기회를 붙잡으리라. 여행을 더 많이 다니고 석양을 더 자주 구경하리라. 산에도 더욱 자주 가고 강물에서 수영도 많이 하리라. 아이스크림은 많..

문학 2023.10.07

'갈대'와 '배려'

우리의 선조들은 사람과 자연을 하나로 생각하고 공동체로 보았다. 자연중심적 사상으로, 사람도 자연 속에 포함된 하나의 생명체일 뿐이었고, 사람이 자연보다 우위를 점하지 않으니 자연은 사람과 같은 존재였으며, 아무리 하찮은 미물이라 할지라도 결코 사람보다 못한 생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자연도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고 보았으며, 사람이 아픈 것처럼 자연도 아프고 사람이 기쁜 것처럼 자연도 기뻐한다고 느꼈다. 생로병사가 사람과 똑같았다. 그래서 전통적인 서정시 창작 방법의 의인화는, 말 그대로 자연을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며, 자연이 사람과 똑같아지니 자연은 사람의 사고 능력을 그대로 가지게 된다. 신경림. 시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

문학 2023.10.06

배려

'돌아눕고 싶으니 자리 좀 비켜 줘 귀뚜라미' 일본 시인 '고바야시 잇사'의 하이쿠(짧은 정형시) 시이다. 풀밭에서 노숙하는 '잇사'가 돌아누우며 이미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귀뚜라미에게 말을 건넨다. 돌아 눕고 싶으니 자리 좀 양보해 달라고. 모든 시인은 '생태주의자'라더니, '잇사' 시인의 순수한 마음이 잘 표현된 시다. 나태주 시인은, '잇사의 시에 오면 세상의 모든 천대받는 것들, 구박받는 것들, 버림받는 것들이 제대로 대접받고 평등하게 어울린다. 참 별난 세계, 꽃 장엄 세상(화엄세상), 또 하나의 열린 아름다운 세상이다'라고 말했다. 베푸는 것이 최고의 소통이다 태국의 이동통신회사 '트루무브(True Move) H'의 3분짜리 TV 광고가, 전 세계 네티즌들을 울린 적이 있었다. 시장 골목에서..

문학 2023.10.05

엘비스 프레슬리

미국의 힘 1956년 로큰롤의 왕('The king of 'rock n roll')이라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등장은, 순수문화가 아닌 대중문화로의 주도권 변화와 '유럽에서 미국으로' 문화중심이 변화함을 의미한다. 또한 미국의 자본주의 불평등을 맹공하던 소련, 동구권과 미국의 이념전쟁에서 미국은 수세를 벗어나게 된다. 클래식의 강국 유럽은 미국이 땅만 컸지 싸구려 문화라며 무시했지만, 엘비스 프레슬리의 로큰롤이 유럽을 강타하자 문화의 중심지가 '낡은 유럽'이 아니라 '젊은' 미국이 문화 대세가 되었다. 또한, 냉전시기 소련과 동구 진영의 집요한 이념공세에 시달렸지만, 미국의 힘 로큰롤과 할리우드 영화로 수세에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아메리칸드림 엘비스 프레슬리는 전 세계 젊은 층에 '아메리칸드림'이라는 꿈을..

문학 2023.10.04

물에 비친 자화상(詩)

살아있는 '성찰'의 우물 인류가 정착지를 잡을 때 제일 중요한 안 착지로 '물, '을 시발점으로 생각한다. 물은 인간의 근본이며, 그래서인지 문학 작품 속에서는 자신을 뒤돌아 볼 때 '우물'이 자주 등장하곤 한다. '흐르는 물은 흐르는 모습만이 보이며, 고요한 물이라야 고요한 얼굴이 비추인다.'(도종환 '고요한 물') 그래서 작품에서는 우물이 자기 성찰의 단골 메뉴다. 좋은 우물은 아무리 추운 겨울에도 얼지 않으며, 우물에 김이 무럭무럭 난다. 또한 아무리 더운 여름에도 냉장고에서 갓 꺼내온 냉수처럼 시원하다. 신경만 써주면 우물은 항상 살아있으며, 거짓말을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비춰 작가들은 우물을 아주 좋아한다. 김달진. 시 숲 속의 샘물을 들여다본다 물속에 하늘이 있고 흰구름이 떠가고 바람이 ..

문학 2023.10.02

10월의 시(詩)

2023년 벌써 10월이다. 오곡백과는 익어가고, 뜨거운 여름을 견뎌낸 나뭇잎들은 쓸쓸히 퇴장 준비를 하는 계절이다. 미국의 작가이자 인권 운동가인 '헬렌켈러'는 말하였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보이거나 만져지지 않는다. 단지 가슴으로만 느낀다.' 10월의 작품을 가슴으로 느끼면서, 가장 아름다운 소중한 나의 것으로 만들어 보자. 이해인. 시 언제나 향기로운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 좋은 말과 행동으로 본보기가 되는 사람 냄새가 나는 향기를 지니게 하소서 타인에게 마음의 짐이 되는 말로 상처를 주지 않게 하소서 상처를 받았다기보다 상처를 주지는 않았나 먼저 생각하게 하소서 늘 변함없는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 살아가며 고통이 따르지만 변함없는 마음으로 한결같은 사람으로 믿음을 줄 수 있는 사람..

문학 2023.09.30

추석 '보름달'

추석 보름달을 '레드문(Red Mon)이라고 한다. 붉은색을 띠기 때문이다 '명절 달'이라 포도주 한잔 얻어 마셔서 붉은 것이 아니라, 여름철 더운 공기로 인해 달의 색이 불그스름하게 보이는 현상 때문이다. 중국 당나라 시선(詩仙)으로 불리는 '이백(李白)'은 그의 유명한 시, 월하독작(月下獨酌)에서 '대작할 친구 없어, 술잔 들어 달님 초대하고 그림자 마주하니 셋이 되었다'라며 '잠시 달님과 벗하여, 그림자 거느리고 즐겁게 놀아 보리라'라고 노래하였다. 이렇게 국적불문, 시대불문 '달'님을 초대해서 술자리를 벌이니, '추석' 잔치를 위에서 뻔히 보는 보름달 입장에선 불그스레하게 달아오르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어쨌든 이 위대한 보름달을 보면서 우리의 바람을 기원해 본다. 이채. 시 이해를 받고 싶은..

문학 2023.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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