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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254

원효의 "삼막사"

원효, 의상, 윤필의 삼성산 3막(幕) 안양 삼막사(三幕寺) 창건은 신라 문무왕 17년(677년)에 원효스님과 의상스님, 윤필거사 등 3명의 성인이 암자를 창건하고 3곳의 막(幕)을 짓고 수행 정진했다. 원효스님이 삼막사를, 의상스님이 연주암을, 윤필거사가 염불암을 각각 창건해 수도했으며, 이 세 성인이 수행했다 해서 '삼성산(三聖山)'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남왈삼막’(南曰三幕)이라는 별칭이 있으며, 조선 후기에는 서산대사와 사명대사 등이 수도한 도량이다. 다시 만난 원효와 의상 중국의 요동에서 헤어진 원효와 의상 이 두 스님이 다시 만나게 되는 곳이 바로 이 삼막사다. 보통 사람들 같으면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고 중국에까지 함께 간 동료와 쉽게 헤어질 수는 없지만, 그것도 중도에서 아무런 기약 ..

문학 2023.09.14

원효대사 해골 물 '일체유심조 (一切唯心造)'

해골 물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든다' 원효대사는 불교 대증화에 앞장섰던 분으로, 삼국시대 신라의 고승이자 철학자, 작가이자 시인이다. 어머니가 원효를 낳은 후 7일 만에 돌아가시고, 12살 때 아버지는 고구려와 전쟁에서 전사를 한다. 그 해에 화랑이 되었으며, 16살에(선덕여왕 1년) 무술대회에서 장원을 할 정도로 무예에 뛰어났다고 한다. 그러나 조부마저 작고하자, 삶과 죽음의 고민으로 출가해서 승려가 되었다. 원효대사의 '해골 물' 이야기는, 신라가 당과 연합하여 백제를 멸망시키고, 고구려 정복을 준비할 때였다. 선진 불교를 배우기 위해 당나라 유학길에 오른 젊은 원효와, 8살 아래인 의상은 낙양으로 가는 중이었다. 무덤 속의 하룻밤 유학길에 오른 어느 날, 요동지방에서였다. 두 사람은 낮에는 민가에서..

문학 2023.09.12

'수선화'와 나르키소스

그리스 신화 나르키소스와 수선화 수선화(水仙花) 한문을 해석해 보면 물이나 물가에 사는 선녀 혹은 신선꽃이 되며, 주로 한국, 중국, 일본 지중해 부근에서 자생하는 꽃이다. 그런데 그리스 신화에서도 '나르키소스'가 사라진 자리에, 중심부가 눈처럼 하얀 꽃잎에 둘러싸인 노란 작은 외로운 꽃 '수선화'가 피어난다. 수선화의 꽃말이 '외로움'과 '자기애'인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리스 신화에서 나오는 나르키소스 또한 홀로 잘나서 외로운, 지독한 '자기애'의 상징이다. 나르키소스는 매우 아름다운 청년으로 많은 젊은이들과 소녀들의 흠모를 받았으나 그 누구의 마음도 받아주지 않았다. 자기애가 강하고 잘난척하는 나르키소스는 강한 자존심으로 누구의 사랑도 허락하지 않는다. 그에게 실연당한 숲의 요정 '에코'는 식음을 전폐..

문학 2023.09.11

낮은 곳으로, 물처럼 살라

잠겨 죽어도 좋으니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얕은 물은 시끄럽게 소리 내어 흐르지만, 깊은 물은 가는 듯 멈춰 있는 듯 소리 내지 않고 흐르고 있다. 모자라는 것은 소리를 내지만, 가득 찬 것은 소리를 내는 법 없이 조용하다. 어리석은 사람은 반쯤 물을 채운 항아리 같고, 지혜로운 사람은 물이 가득 찬 연못 같다고 한다. 낮은 곳으로 물은 모이며, 강이 되고 바다가 된다. 이정하. 시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물처럼 고여들 네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나가지 않게 할 수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

문학 2023.09.08

캥거루 가족 '편지'

60대 부모와 30대 싱글 자녀, 캥거루 가족의 불편한 동거 30대 자식은 같은 주거 공간 안에 사는 ‘동거인’, 그 이상이다. 부모는 여전히 양육의 부담을 안고, 자식은 '애 취급'을 받는다. 자녀는 “월세 구하려 해도 너무 비싸고, 엄마 생활비 안 드렸으면 난 진작 독립했다"라고 항변한다. 부모는 “생활비 받아도 적자다. 손주라도 있으면 보람이라도 있지”라고 주장한다. 60대 이상 부모와 30대 이상 자녀 간의 ‘불편한 동거’가 계속되고 있다. 딸아, 아들아, 보아라 지금 너희들 방엔 옷이며 드라이기 등이 난잡하게 어질러져 있다.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너희들 아침 식사를 준비해도 그냥 그대로 식고 있구나. 차라리 안 먹는다면 일찍부터 준비라도 안 하지, 어쩔 땐 먹고 오늘처럼 그냥 가면 엄마 마음도 ..

문학 2023.09.06

시인과 투사 '성삼문'

집현전 학자 성삼문 시인과 투사 '성삼문(1418~ 1456)'은 충남 홍성 출신으로 장원급제하여 집현전 학자로 세종대왕의 지극한 총애를 받았다. 명나라에 가서 음운과 교육제도를 연구하여 1446년 훈민정음을 반포하는데 큰 공헌을 하였다. 하지만 단종이 폐위되고 세조가 즉위하자 슬픈 역사는 시작되었다. 조선 왕조사 5백 년을 통틀어 가장 큰 비극은 1452년 12살의 나이로 즉위한 '단종'이 3년 만에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폐위당한 일이었다. 수양대군인 세조는 왕이 되어 반대파를 무참히 학살한다. 이에 충신들인 사육신은 '단종'을 복위시키고 세조를 폐위시키려 하나 사전 발각되어 무참히 살해당한다. 사육신(死六臣)은 이개, 성삼문, 박팽년, 유응부, 하위지, 유성원을 말하며, 그 후 숙종 때인 16..

문학 2023.09.04

이정록 시 "정말" 너무 빠른 신랑!

슬프지만 재미있는 시(詩) 일찍 작고하신 남편의 슬픔을 역설적이고 유머스러 하게, 풍자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혹자는 야한 시라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이 짠해지며 전혀 외설스럽지 않고 잔잔한 감동이 밀려오는 시다. 이정록. 시 "참 빨랐지! 그 양반!" ​신랑이라고 거드는 게 아녀 ​그 양반 빠른 거야 근동 사람들이 다 알았지 ​ 면내에서 오토바이도 그중 먼저 샀고 달리기를 잘해서 군수한테 송아지도 탔으니까 ​ 죽는 거까지 남보다 앞선 게 섭섭하지만 어쩔 거여 박복한 팔자 탓이지 ​ 읍내 양지다방에서 맞선 보던 날 나는 사카린도 안 넣었는데 그 뜨건 커피를 단숨에 털어 넣더라니까 ​ 그러더니 오토바이에 시동부터 걸더라고 번갯불에 도롱이 말릴 양반이었지 겨우 이름 석자 물어본 게 단데 ..

문학 2023.09.01

시(詩), 9월이 오면

사랑과 결실의 계절 하늘은 맑고 푸르기만 하는 계절이 오고 있다.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사랑과 결실의 9월이다. 아름다운 계절의 9월을 멋진 시인들의 작품으로 맞이해 본다. 안도현, 시 그대 9월이 오면 9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 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 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저무는 인간의 마음을 향해 가는 것을 그대 9월의 강가에서 강물이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숨결을 나누어 주는 것을 그리하여 들꽃들이 피어나 가을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사랑도 강물처럼 익어가는 것을..

문학 2023.08.31

신사임당과 기형도의 시(詩) '엄마 걱정'

자식의 엄마 걱정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천륜이라고 하며 혈연으로 맺어진 가장 친밀한 관계를 말한다. 그러나 생활환경이 변화하여 소중한 관계를 잘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시(詩)를 통하여 부모와 자식 간의 진정한 사랑과 행복을 되새겨 본다. 신사임당과 기형도의 시(詩) '엄마 걱정'은 사실적인 경험으로 우러나오는 심상으로 표현해서 더 애잔함을 느낀다. 가장이 되어 홀로 애쓰시는 엄마를 걱정하는 '기형도'시인과, 어머니를 홀로 남겨 두고 떠나는 '신사임당'의 애절한 '엄마 걱정'이 우리의 가슴을 짠하게 울려온다. 기형도. 시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

문학 2023.08.30

조선 3걸, 광해군의 영의정 '정인홍'

조선 3 걸 이순신, 을지문덕, 정인홍 독립운동가이자 사학자인 신채호 선생은 '조선 3 걸'로 이순신, 을지문덕과 함께 '정인홍'을 꼽았다. 옥중에서 홍명희에게 전달한 친서에서도 필생의 저서인 '정인홍공약전(鄭仁弘公略傳)이 세상에 빛을 보이지 못 함을 아쉬워했다. 정인홍은 인조반정이 성공하자 체포되어 죽음을 맞는다. 정인홍 선생(1535~ 1623(인조 1년)은 합천 가야 출신이며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영의정, 의병장을 지냈다. 조선 500년 동안 영남(경상도)에서 영의정을 지낸 인물은 하동의 '하륜', 안동의 '유성룡', 합천의 '정인홍' 3명뿐이다. 정인홍. 시 短短孤松在塔西: 짧고 짧은 외로운 소나무가 서쪽에 서 있으니, 塔高松下不相齊: 탑은 높고 소나무는 낮아서 서로 가지런하지 않네. 谟言今日孤松..

문학 2023.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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