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보름달을 '레드문(Red Mon)이라고 한다. 붉은색을 띠기 때문이다
'명절 달'이라 포도주 한잔 얻어 마셔서 붉은 것이 아니라,
여름철 더운 공기로 인해 달의 색이 불그스름하게 보이는 현상 때문이다.
중국 당나라 시선(詩仙)으로 불리는 '이백(李白)'은 그의 유명한 시, 월하독작(月下獨酌)에서
'대작할 친구 없어, 술잔 들어 달님 초대하고 그림자 마주하니 셋이 되었다'라며 '잠시 달님과 벗하여, 그림자 거느리고 즐겁게 놀아 보리라'라고 노래하였다.
이렇게 국적불문, 시대불문 '달'님을 초대해서 술자리를 벌이니, '추석' 잔치를 위에서 뻔히 보는 보름달 입장에선 불그스레하게 달아오르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어쨌든 이 위대한 보름달을 보면서 우리의 바람을 기원해 본다.
<당신과 나 사이에도 보름달이 떴으면 좋겠습니다> 이채. 시
이해를 받고 싶은 만큼
당신을 이해해 주고 싶습니다
날마다 나의 부족함을 마음의 거울에 새기며
당신의 단점을 보기보다 장점을 보려는
사슴처럼 맑고 청순한 눈빛을 갖고 싶습니다
정직의 꽃에 순수의 잎이 돋아나는 믿음의 나무처럼
푸른 소나무의 뿌리까지 내리는 달빛의 기운처럼
곧고 부드러운 마음으로 당신에게 다가가고 싶습니다
깊은 계곡과 숲으로 고고한 달빛이 내리면
당신 가슴에 마르지 않는 샘물로 흐르고 싶습니다
평생을 두고 갖고자 하는 꿈이 있다면
그것은 보름달처럼 변함없는 사랑일 것입니다
어둠 속에서 잘 다려진 빛으로
꾸밈과 가식이 없는 진실한 삶
그 기쁨으로 참 행복을 느끼며 살고 싶습니다
풍족하지는 않아도 빈한하지도 않는 우리들의 일상
달빛창 열어두고 아낌없이 보듬어주는 아늑함으로
언제 만나도 반가운 얼굴
가끔의 안부에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당신과 나
늘 보름달처럼 환한 웃음이 떠올랐으면 좋겠습니다
(감상: 당신을 이해해 주는 맑고 청순한 눈빛을 갖고 싶고, 부드러운 마음을 가진 마르지 않는 샘물로 흐르고 싶다. 변함없는 진실한 사랑으로 행복을 느끼며 살고 싶고, 반가운 얼굴로 보름달처럼 환한 웃음이 떠올랐으면 좋겠다. 청순한 눈빛, 마르지 않는 샘물, 사랑으로 행복한 환한 웃음을 짓는 모습이 되고 싶다.
<달빛> 김대식. 시
환한 대낮이 아니어도 좋다
눈부신 태양이 아니어도 좋다
은은하게 비치는 정다운 달빛은
낮의 눈부심보다 더욱 좋다
밤이면 오히려
어둠 같은 오랜 고독을
어름어름 쓰다듬어 주는
달빛이 있어 참 좋다
(감상: 환하게 비추지 않아도 은은하게 진실된 마음으로 비추는 게 좋다. 화려하지 않아도 세세한 정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쓰다듬는 친구 같은, 정다운 달빛처럼 살아가자.)
<달빛 기도ㅡ 한가위에> 이해인. 시
너도 나도
집을 향한 그리움으로
둥근달이 되는 한가위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
우리의 삶이
욕심의 어둠을 걷어내
좀 더 환해지기를
모난 미움과 편견을 버리고
좀 더 둥글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려니
하늘보다 내 마음에
고운 달이 먼저 뜹니다
한가위 달을 마음에 걸어두고
당신도 내내 행복하세요, 둥글게!
(감상: 추석을 맞아 둥근달처럼, 부드럽고, 환해지고, 둥글어지기를 기도한다. 욕심과 어둠을 걷어내고 내 마음에 먼저 둥근달을 띄워보자, 그리고 우리 모두 행복하자, 둥글게.)
마치며
추석(秋夕, Chuseok or Korean Thanksgiving Day) 또는 한가위는 음력 8월 15일에 치르는 행사로 설날과 더불어 민족 최대의 명절로서, 가을 농작물의 수확을 축하하고 조상남께 햇음식을 바치는 의미로 시작되었다.
추석에는 널뛰기, 제기차기, 강강술래, 윷놀이, 씨름 등의 놀이를 하며, 보름달의 '소원빌기'는 옛날부터 전통으로 내려왔다. 추석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건전한 전통문화로 추석 연휴를 즐겨야 하겠다.
(참고문헌: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위키백과/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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