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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254

아버지의 유산

아버지 생신은 언제인가 미국의 한 노인이 자기가 기르던 강아지에게 우리 돈으로 1,560억을 유산으로 물려주었다는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그리고 강아지를 돌보라고 부탁한 사육사에게는 1년에 5만 불씩, 6천만 원의 연봉을 주겠다고 했고, 개가 죽고 난 후에는 개의 유산 1,560억 원 중 남은 돈을 동물 보호소에 기증하도록 유언했다. 그리고 자신의 외동아들에게는 100 만불만을 유산으로 주라고 유언하고 세상을 떠났다. 100만 불은 우리 돈으로 약 12억 원이다. 그러자 아들은 너무 분해서, "도대체 어떻게 내가 개보다 못합니까? 개에게는 1,560억을 주고, 나에게는 10억을 주다니 이게 말이 됩니까? 판사님, 억울합니다. 바로잡아 주세요."라며 변호사를 사서 소송을 제기했다. 그 젊은이에게 판사가 묻는..

문학 2023.11.07

'세월이 가면' 박인환 詩

댄디 보이(Dandy Boy) 박인환 선생은 1950년대 우리나라 대표적인 모더니즘 시인이다. 훤칠한 키에 용모가 수려한 시인은 당대 최고의 멋쟁이로 '댄디 보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고 한다. 서구 취향의 도시적 감성으로 무장한 시인은 시 작품에서는 누구보다도 앞서간 날카로운 모더니스트였다. 명동의 술집 마담들도 늘 외상술을 마시는 미남자 박인환 시인을 차마 미워하지 못했다. '또 외상술이야', '아이고 그래서 술을 안 주겠다는 거야' '내가 언제 술을 안 주겠다고 했나' '걱정 마, 꽃 피기 전에 외상값 깨끗하게 청산할 테니까' 시인은 늘 호주머니가 비어 있었지만, 한 점의 비굴함도 없이 당당하고 거침이 없었다. 지금이야 '무전취식'으로 잡혀 가지만, 당시 전쟁이 끝나고 1960년대 시대 상황이라 통하..

문학 2023.11.06

스님의 카톡 '좋은 향기'

초등학교 동창회 '단톡방'에 올라온 글을 소개한다. 얼마 전에 절에서 스님이 글을 보내왔는데, '화장품' 판매를 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한다. '제가 요즘 형편이 어려워졌습니다. 나이도 먹고 일하기도 힘들고 해서 부업으로 화장품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정말 좋은 물건을 아주 적은 마진으로 특별 판매하는 것이니 외면하지 마시고, 꼭 한 세트씩 주문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주름이 생긴 이마에는 ‘상냥함’이라는 크림을 사용해 보세요. 이 크림은 주름을 없애주고 기분까지 좋아지게 하니까요 입술에는 ‘침묵’이라는 고운 빛의 립스틱을 발라 보세요. 이 립스틱은 험담하고 원망하는 입술을 예쁘게 바로 잡아주는 효과도 있답니다. 맑고 예쁜 눈을 가지려면 ‘정직과 진실’이라는 아이 크림을 사용해 보세요. 최선의 효..

문학 2023.11.04

라피크(RAFIK) '동반자'

비와 바람의 교향곡 천둥 치는 어느 날, 어느 소년이 마당에서 혼자 비를 맞고 있었다. 소년은 나뭇잎에 스치는 비와 바람의 교향곡에 흠뻑 빠져 있었다. 집안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어머니는 그런 아들에게 집으로 빨리 들어오라고 소리치지 않았다. 오히려 아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가 꼭 껴안아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래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를 우리 함께 들어 보자' 아들은 신이 났다. '엄마, 새소리가 들려요. 저 새는 무슨 새죠? 왜 울고 있어요?' 어머니는 폭우처럼 쏟아지는 아들의 질문에 차근차근 다정하게 대답했다. 이 소년이 장차 음악의 '악성'이라 불리는 베토벤이었다. 함께 가야 할 동반자 사람의 인생길은 멀고 험할 때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날씨가 좋을 적 맑은 날에 주막에 이르는 손님보다는, 폭..

문학 2023.11.03

Nonthing '아무것도 아냐'

친절의 가치와 빈손 인생 낡은 트럭을 운전하는 '멜빈다'라는 젊은이는 어느 날, 미국 네바다주 사막 한 복판에서 트럭을 운전하고 가던 도중에 한 노인을 발견하고 차를 세웠다. '어디까지 가십니까? 태워다 드릴게요' 했더니, '고맙소 젊은이 라스베이거스까지 가는데, 태워다 주겠소'라며 부탁을 하였다. 멜빈다는 친절하게 목적지에 모셔다 드리면서 불쌍한 노인이라고 생각하여 25센트를 주면서 차비에 보태라고 말하였다. 노인은 참 고마운 젊은이구만 하면서 명함 한 장을 달라고 해서 멜빈다는 무심코 명함을 주었다. 노인은 '고맙네 이 신세는 꼭 갚겠다'면서 자기 이름은 '하워드 휴즈'라고 말하였다. 세월이 흘러서 이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기상천외한 사건이 벌어졌다. 세계적인 부호 '하워드 휴즈 사망'이라는 ..

문학 2023.11.02

11월의 시(詩)

욕심을 비우는 11월 금년 끝자락을 알려 주는, 나무 두 그루가 빈 몸으로 나란히 서있는 11월! 아무것도 입지 않고 가슴을 딱 펴고 당당하게 계절을 알린다. 욕심을 모두 비우고 당당히 외롭게 서있는 나무. 여러분은 금년 한 해 당당하게 부끄럽지 않게 달력을 넘겨가고 있는지. 무엇을 비우셨는지... 지금은 비우는 시간! 윤준경. 시 빈 옥수숫대를 보면 나는 다가가 절하고 싶습니다 줄줄이 업어 기른 자식들 다 떠나고 속이 허한 어머니 큰애야, 고르게 돋아난 이빨로 어디 가서 차진 양식이 되었느냐 작은애야, 부실한 몸으로 누구의 기분 좋은 튀밥이 되었느냐 둘째야, 넌 단단히 익어서 가문의 대를 이을 씨앗이 되었느냐 11월의 바람을 몸으로 끌어안고 들판을 지키는 옥수숫대 날마다 부뚜막에 밥 한 그릇 떠놓으시고..

문학 2023.11.01

'더 낮은 곳으로'

공산치하 동독으로 간 목사 독일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기 전 1954년, 270만의 수많은 인파가 자유를 찾아 동독에서 서독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정반대로 공산치하의 동독으로 가는 한 가족이 있었는데, 서독출신의 '호르스트 카스너' 목사 가족이었다. 서독에서 남부럽지 않게 살았는데 태어난 지 6주 된 아이를 안고 동독으로 간 것이다. 수많은 목회자들이 서독으로 넘어왔기 때문에 동독에는 목회자가 없어, 안락한 생활을 포기하고 공산치하인 동독으로 넘어가는 고난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더 낮은 곳으로' 가는 것이 합당하다는 목사의 결정이었다. 당시 아버지의 품 안에 안겨 공산 치하로 갔던 6주 된 딸은 자라서, 뛰어난 수학과 언어 능력으로 동독에서 물리학자로 활동했으며, 정치에 참여해 환경부장관이 되었다. 최..

문학 2023.10.31

고수와 하수

욕심은 하수가 된다 우리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고수(高手)라고 하고, 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하수(下手)라고 한다. 하수는 축구에서 공만 따라다니다가, 공 한 번 차 보기 어렵다. 고수는 공이 어디로 올지를 예측하고 미리 가서 공을 잡는다. 어떤 사람은 돈을 벌기 위해 무리하다가 병에 걸리고, 치료하기 위해 돈을 다 날린다. 어떤 사람은 눈앞 이익을 위해 불법을 행하다가 법의 심판을 받는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몰라서 하수가 될까? 몸을 무리하게 쓰면 건강을 잃는다는 것을 모를까? 아니다, 안다. 하지만 그 순간에는 그 생각을 못하는 것이다. 왜? 욕심 때문이다. 욕심은 통찰력을 잃게 만든다. 인생의 고수와 하수의 차이 고수에게는 인생은 놀이터고, 하수에게는 인생은 전쟁터다. 고수는 인생을 ..

문학 2023.10.29

아빠의 '소금'

아빠, 내가 소금 넣어 줄게 음식점 출입문이 열리더니 여덟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어른의 손을 이끌고 느릿느릿 안으로 들어왔다. 두 사람의 너절한 행색은 한 눈에도 걸인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조금은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주인아저씨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 이봐요 이렇게 손님이 없는데 다음에 와요" 아이는 아무 말 없이 앞 못 보는 아빠의 손을 이끌고 음식점 중간에 자리를 잡았다. 주인아저씨는 그때서야 그들이 음식을 먹으러 왔다는 것을 알았고, " 저어.... 아저씨 순댓국 두 그릇 주세요 " " 응 알았다..... 근데 얘야 이리 좀 와볼래 " 계산대에 앉아 있던 주인아저씨는 손짓을 하며 아이를 불렀다. " 미안 하지만, 지금은 음식을 팔 수가 없구나.... 거긴 ..

문학 2023.10.27

벌거벗은 맨몸

가을의 이별 가을은 이별의 계절인가. 무성했던 나뭇잎들이 하나 둘 다 떨어지고 까치밥만 남는 계절. 몇 알 남지 않은 열매는 혹독한 찬바람을 견디며 누군가의 밥으로 매달린다. 모두 이별해야 하는 슬픈 운명에, 나무는, 다 떠나보낸 후 벌거벗고 맨발로 서있다. 가지를 들썩이며 슬픈 곡조로 흐느끼는, 나무의 시린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혜숙. 시 나는 살고 싶어졌다 휘청이는 허공에서 견디는 저 감 하나의 시간 삶의 끝자리에서 누군가의 밥이 될 때까지 나는 살고 싶어졌다 (감상: 삶을 향한 욕망을 인내하고 견디는 감 하나의 시간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여름내 무성했던 나뭇잎과 이별하고 홀로 외로이 맨몸이다. 그냥 의미 없이 툭 떨어져 썩어가는 것보다 누구의 밥이라도 되고 싶은 욕망을 드러낸다.) 엘프리드 테니슨(..

문학 2023.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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