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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 13

'아픔' 나누기

피츠제럴드의 유산 영국의 거부였던 '피츠제럴드'는 아이가 열 살이 넘었을 때 아내를 잃었다. 상심이 컸던 그는 아들에게 더욱 정성을 쏟아부었지만, 애석하게도 아들마저 병을 앓다가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죽고 말았다. 홀로 된 피츠제럴드는 거장(巨匠)들의 예술작품을 수집하여 그 슬픔을 잊으려 노력했다. 세월이 흘러 그도 병으로 죽게 되었다. 그는 유언에 재산을 어떻게 처분할 것인가 분명히 밝혀 두었다. 그는 자신의 모든 소장품을 경매에 붙이라고 지시를 했다. 이 수백만 파운드에 달하는 소장품들은 양적, 질적 모두 대단했으므로 사려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그런데 그중에 별로 눈에 띄지 않는 그림이 있었다. 지방의 무명화가가 피츠제럴드의 외아들을 그린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는 제목의 보잘것없는 그림이..

문학 2024.03.29

'운명'이란 건 없다

아라비아의 로렌스 제1차 세계대전 때 아라비아로 파견된 영국군 중위 '토머스 에드워드 로렌스'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 중에 이런 대목이 있다. 로렌스가 아카바를 공격하기 위해 아라비아 사막을 횡단하는데 그 부하 중에 '가실'이라는 아랍인이, 자갈 깔린 마른땅을 건너기가 어려워 도중에서 몰래 탈주하여 빈 낙타만 걸어가고 있었다. 뒤늦게 이를 발견한 로렌스는 자기 낙타를 되돌려 탈주범을 찾으려 한다. 그때 모든 일행이 가로막고, '가실'은 두 시간이 못되어 태양이 뜨면 죽어버릴 운명이라고 하며 말린다. 그 사막에서는 혼자 살아 돌아오는 사람이 없을 만큼 악독하기로 유명한 사막이었다. 그리고, 탈주병 하나를 찾느라 되돌아 선다면 아카바 점령의 목적도 '로렌스'의 생명도 다 포기해야 한다고..

문학 2024.03.27

세월의 장난

물과 인생은 늘 새롭게 흐른다 물에는 고정된 모습이 없다. 둥근 그릇에 담기면 둥근 모습을 하고, 모난 그릇에 담기면 모난 모습을 한다. 또한 뜨거운 곳에서는 수증기로 되고, 차가운 곳에서는 얼음이 된다. 이렇듯 물에는 자기 고집이 없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으며 남의 뜻을 따른다. 살아있는 물은 멈추지 않고 늘 흐르며, 같은 물이면서도 늘 새롭다. 오늘 흐르는 강물은 같은 강물이지만 어제의 강물은 아니다. 강물은 이렇듯 늘 새롭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겉은 비슷하지만, 실제로는 아니다. 오늘의 나는 새로운 나다. 세상은 날로 변하고 우리는 그 세상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매일 변하지 않으면 우리는 도태되고, 한참 뒤떨어져 멀리 있게 된다. 살아 있는 것은 이와 같이 늘 새롭다. 세월이 덧없는 것이..

문학 2024.03.25

돌아가는 길

단막극 '15분' 총명하고 똑똑한 한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나름대로 부지런하게 열심히 인생을 살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의사로부터 앞으로 15분 밖에 살지 못한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사형 선고를 받은 것처럼 그는 정신을 잃고 망연자실하여 어리둥절해하는 순간, 5분이 지나갔다. 그때 병실로 전보가 한 장 날아왔다. 억만장자 삼촌의 유일한 상속자로, 이 젊은이에게 모든 재산을 남긴다는 내용이었다. 이어 또 다른 한 소식이 전해진다. 그가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이 최우수 논문으로 통과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으로부터 전보가 날아왔다. 그토록 결혼을 반대했던 장인이 드디어 결혼을 승낙했다는 소식이었다. 죽음 앞에서 아무런 의미 없는 소식들을 붙들고 15분이란 시간은 다 흘러 숨을 거두고 말았..

문학 2024.03.22

목적 없는 삶

무엇을 위해서 뛰었나 옛날에 자랑하기를 좋아하는 들개 한 마리가 있었다. 그 들개가 특별히 자랑하는 것은, 자기가 아주 잘 달리는 달리기 선수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하루는 그 들개가 토끼 한 마리를 쫓아갔는데 그만 놓치고 말았다. 그것은 대 망신이었다. 다른 들개들이 마구 놀려 댔다. 그러자 그 들개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자네들이 알아야 할 것은 그 토끼는 목숨을 위해서 뛰었고, 나는 그냥 저녁 식사거리를 위해서 뛰었다는 점일세' 목적 없는 삶 2024년도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3개월여를 달리고 있다. 여러분은 올 연초에 세운 목표가 잘 이루어지고 실천되고 있는지... 어떤 분들은 '뭐 그냥 되는대로 산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다. 목적이 없는 삶은 물 위에 떠도는 부평초와 같다..

문학 2024.03.20

'비우는' 지혜

연잎의 지혜 빗방울이 연잎에 고이면 연잎은 물방울의 유동으로 일렁이다가 어느 만큼 고이면 , 수정처럼 투명한 물을 미련 없이 쏟아 버린다. 그 물이 아래 연잎에 떨어지면 거기에서 또 일렁이다가 도르르 연못으로 비워 버린다. 이런 광경을 무심히 지켜보면서, '연잎은 자신이 감당할 만한 무게만을 싣고 있다가 그 이상이 되면 비워 버리는구나'하고 그 지혜에 감탄했었다. 그렇지 않고 욕심대로 받아들이면 마침내 잎이 찢기거나 줄기가 꺾이고 말 것이다. 세상사 이치도 이와 마찬가지다. 오늘날 인간의 말이 소음으로 전락한 것은 침묵을 배경으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말이 소음과 다름없이 다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욕심은 바닷물과 같아서, 마시면 마실수록 목이 마르다. 사람들은 가질 줄만 알지 비울줄은 모른다. 모이면 ..

문학 2024.03.18

따뜻한 마음

할머니의 버스 요금 할머니 한 분이 버스를 타셨는데, 짐을 올려놓고 옷을 뒤졌는데도 돈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기사분한테, '기사 양반 미안한데 돈이 없구려...' 계속 미안하다고 하셨는데 기사는 차도 출발시키지 않고서, 화를 내면서 '돈도 없는데 왜 타요! 내리세요.' 무뚝뚝하게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할머니는 무안해서 계속 미안하다고만 하고 있었고, 마침 버스엔 손님도 많았다. 손님 중에는 기사처럼 화를 내며 그냥 출발하라는 사람도 있었고, 할머니더러 내리라는 사람도 있었는데 기사분이 계속 뭐라고 하니까, 이때 한 고등학교 여학생이 만원을 꺼내 요금함에 넣으면서 이렇게 말을 하였다. '이걸로 할머니 차비 하시고, 또 이렇게 돈 없는 분 타시면 아까처럼 화내지 말고 남은 돈으로 그분들 차비해 주세요..

문학 2024.03.15

소중한 것

가장 소중한 것 우산만 들고나갔다 하면 잃어버리고 오는 장사꾼이 있었다. 부슬비가 오는 어느 날 장사꾼의 아내는 우산을 건네면서 단단히 일렀다. '제발 오늘만은 우산을 잃어버리지 말아요.' '알았어, 알았어.' 마음 단단히 먹은 장사꾼은,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우산을 단단히 잡고 있다가 그만 피곤하여 깜빡 졸았다. 내릴 때쯤 하여 깜짝 놀라서 깨어난 장사꾼은 우산을 확인하고 좋아라 웃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집에 이르러 보니 그날 장사하여 번 돈을 몽땅 넣어둔 가방이 손에 없었다. 작은 일에 신경 쓰다 보면 정말 소중한 것을 잃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볼 일이다. 작은 욕심 때문에 소중한 큰 일을 놓칠 수 있다. e길. 시 꽃 지고 나서 아름다움을 알고 가고 난 뒤에 소중함을 아는 것은 너무 아프다 나..

문학 2024.03.13

사람의 향기(人香)

알지만 모르는 사람 조선 세조 때 이조판서 이승소는 판서 벼슬에 있으면서도 겨우 초가삼간에 살았다. 임금이 불러 공사를 의논하는 자리에 당시 병조판서이던 이모가 입궐하였다. 병조판서는 이조판서와 앞뒷집에 사는 친했던 사이였다. 그런데도 이조판서 이승소는 병조판서를 보고도 모른 체했다. 세조는 이를 이상하게 생각하고, '이조판서는 병조판서를 모르는가?'라고 물었다. 이때의 이조판서 이승소의 대답은 유명하다. '알지만 모릅니다.' 조정에 판서라고는 6명이니 모를 리가 없다. 왜 모른다고 했을까? 병조판서가 어느 날 누각같이 큰 호화주택을 짓는지라, 이조판서인 이승소가 높은 벼슬에 있으면서 주택사치를 한다는 건 그만큼 벼슬을 모독하고 백성의 원성을 일으키니 삼가라고 충고를 했다. 그런데 병조판서는 선비로서의 ..

문학 2024.03.11

할머니의 '회한'

터미널의 할머니 어느 버스 터미널에서 사람들이 웅성대며 누군가를 욕하는 소리를 들었다. 이유인즉 이렇다. 아침 8시경 승용차 한 대가 시외버스터미널 주변에 아니 길 한가운데 정차를 했다. 그리고 우측문이 열리고 한참 시간이 지체된 후 할머니 한분이 차에서 내렸다. 연세는 팔순이 넘고 옷은 그런대로 깨끗하게 입은 할머니였는데, 할머니가 차에서 내리자 승용차는 쏜살같이 터미널을 도망치듯 떠나갔고, 그 자리에 할머니는 양손에 지팡이를 하나씩 들고 길 가운데 서 있었다. 차들이 많이 다니는 길이라 위험을 느낀 택시기사님들이 할머니를 부축하려 했는데, 황당한 일이 생겼다. 할머니는 거동이 불편하여 단 3~4미터 거리를 20여분을 소요해서야 터미널 주변 의자에 앉을 수가 있었다. '할머니 어디 가세요.' '의정부에..

문학 2024.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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