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아픔' 나누기

e길 2024. 3. 2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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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제럴드의 유산

 

영국의 거부였던 '피츠제럴드'는 아이가 열 살이 넘었을 때 아내를 잃었다.

상심이 컸던 그는 아들에게 더욱 정성을 쏟아부었지만, 애석하게도 아들마저 병을 앓다가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죽고 말았다.

 홀로 된 피츠제럴드는 거장(巨匠)들의 예술작품을 수집하여 그 슬픔을 잊으려 노력했다.

 

세월이 흘러 그도 병으로 죽게 되었다.

그는 유언에 재산을 어떻게 처분할 것인가 분명히 밝혀 두었다.

그는 자신의 모든 소장품을 경매에 붙이라고 지시를 했다.

 

이 수백만 파운드에 달하는 소장품들은 양적, 질적 모두 대단했으므로 사려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그런데 그중에 별로 눈에 띄지 않는 그림이 있었다. 

지방의 무명화가가 피츠제럴드의 외아들을 그린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는 제목의 보잘것없는 그림이었다.

 

제일 먼저 경매에 붙여진 그림이 바로 그 그림이었다. 하지만 그 그림은 아무도 입찰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때 뒷자리에 앉아있던 초라한 한 노인이 손을 들며,

'그 그림을 제가 사면 안 될까요?' 조용히 말했다.

그는 피츠제럴드의 아들을 어릴 때부터 돌보았던 늙은 하인이었다.

그는 자신이 가진 돈을 모두 털어 그 그림을 샀다.

 

그런데 그 순간, 

변호사는 경매를 중단시키고 큰소리로 피츠제럴드의 유언장을 읽었다.

'누구든 내 아들의 그림을 사는 이가 모든 소장품을 가질 것이다. 이 그림을 선택한다면 그는 불우한 이웃과 아픔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니 모든 소장품을 가질 충분한 자격이 있다.'

 

여러분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아마도 그것은 세상과의 '아픔 나누기'와 '사랑'일 것이다.

 

아픔(Pixabay)

 

<외로운 아픔> e길. 시

 

이른

새벽 고요를 깨뜨리며

어둠을 밝히는

빈 공원 어지러 히

슬피 우짖는 소리.

 

산새

울음 사연 엿들러

닫힌 창문 귀 열고

졸린 눈

머리 숙인 가까운 오동.

 

생은 

어차피 아픔인 것을.

서러움인 것을.

떠난 님에 악다구니를 부리며

나쁜 놈, 나쁜 놈, 나쁜 놈.

 

누가

같이 울어 줄 이 없는데.

보듬어 줄 이 없는데.

괜히 내고만 허망한 소리.

날개 짓 몇 번 하고 돌아설 것을.

 

때론

열 마디의 외침보다

긴 침묵으로

소리 없는 가지 끝에

비껴서야 하는데...

 

밝은

햇볕 아래 거닐며

다정스럽게 함께 웃던,

그늘 들어서자 말없이 사라져 버리는

그림자 같은 세상.

 

항상

사나운 바람에도 꺾이지 않은 비상

어쩌다 믿었던 미풍

마음속을 흔드는 폭풍이 되네

 

온 세상이 날개인 것을.

 

(감상: 누구든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아픔을 겪게 된다. 그 아픔을 위로하고 나누는 친구가 있다면 좋은 사람이다. 그러나 내가 잘 나갈 때는 옆에 있던 친구도, 막상 그늘이 되니 대부분 떠나더라. 그렇지만 이겨 내야 한다. 어차피 인생은 아픔인 것을, 온 세상천지가 날아다니는 새들인 것을, 떠난 님 잊자.)

 

마치며

고통은 우리 삶과 가장 밀접하고 결정적 현실이다.

고통과 아픔 없는 삶이 어디 있겠는가.

그 아픔을 잘 겪어내고, 주위에 그런 친구 있다면 위로하고 같이 아픔을 나누어야 한다.

 

피할 수 없는 인생의 고통과 마주하는 순간, 절망할 것인가, 돌파할 것인가.

친구의 고통을 모른 체할 것인가, 같이 나눌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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