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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254

8월의 따끈따끈한 "시(時)"

연일 뜨거운 날씨다. 조금만 걸어도 이마에 팔에 송골송골 땀이 맺힌다. 맑고 푸른 바다향기, 산 계곡의 졸졸졸 노랫소리가 그리운 날들이다. 뜨거운 여름 따끈따끈한 8월의 시를 감상해 보자. '두보'의 짜증 나는 날 중국의 시성이자 당대 최고의 시인인 두보(杜甫, 712~770)는 벼슬길에 오르려고 애를 썼지만 두 번이나 과거에 낙제했다. 이백, 고적 같은 시인들과 어울려 여기저기 유랑하며 시를 주고받으면서 마음을 달랬다. 뒤늦게 마흔네 살에 벼슬길에 올랐지만 전란으로 오래가지 못했다. 잠깐의 벼슬 때 지은 시를 보면, 여름 더운 날은 아무리 시성(詩聖) '두보'라도 괴로워서 힘들어했다. 두보. 시(김의정 역) 칠월 엿새 초가을인데도 찌는 더위에 시달려 밥상을 마주 하고도 도저히 못 먹겠네 안 그래도 밤마..

문학 2023.08.10

여류시인 설도의 "동심초"

우리나라 가곡 '동심초(同心草)'의 원시(原詩) '설도(薛濤, 768~832)'는 중국 당나라 여류시인이자 명기(名妓)였다. 어려서부터 총명해 8~9세에 이미 시를 지을 줄 알았던 설도는, 재능과 미모로 이름을 널리 알린 여인이다. 당시의 일류 문인들 백거이(白居易), 원진(元眞), 유우석(劉禹錫), 두목(杜牧) 등과 교류가 많았으며, 원진과는 사귄 사이다. 여류 시인 '설도'의 1.200여 년 전에 지은 시가 우리나라에서 많이 애창되는 '동심초' 가곡이다. 요즘 날씨가 너무 덥다. 더운 정도가 아니라 푹푹 찐다. 더위 때문에 이것저것 보다가 늦게 잠이 들어 휴일 아침 늦잠 자려고 하는데, 이른 새벽부터 매미까지 시끄럽게 울어대어 잠을 깨운다. 짜증은 나지만, 매미의 성화로 어쩔 수 없이 일어나게 된다...

문학 2023.08.09

'민족 시인' 김소월과 '현대 시의 아버지' 정지용

동갑내기 시인, 짧은 생 '민족 시인' 김소월과 '현대 시의 아버지' 정지용은 1902년 동갑내기 시인이다. 두 시인은 우리나라 문학사에 큰 업적을 남겼고, 불행하게도 짧은 생을 마감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소월(素月, 흰 달) 시인은 평북 구성군 출신으로 민족의 토속적인 한과 정서를 담아낸 시를 썼다. (33세 사망) 정지용 시인은 충북 옥천 출신으로 한국 모더니즘 시의 선구자이며 최초의 이미지즘 시인이다. (48세 사망) 가슴 아프게도 동시대를 짧게 살다 간 두 시인은, 일제 강점기 시대의 어려운 짧은 삶에서 그마저도 불행한 일들이 많았다. 두 시인의 슬픔이 어려 있는 작품들을 감상해 본다. '유종호 전 연세대 석좌교수 강연' 김소월 시인은 그리움과 슬픔의 정서를 통해 인간 회복을 호소한 민족 시인이다..

문학 2023.08.05

이상의 수필, 여름 날의 "권태"

뜨거운 여름날의 권태 스물일곱 나이로 요절한 천재 작가 '이상'! 한국 현대시 최고의 실험적 모더니스트이자 한국 시사 최고의 '아방가르드' 시인, 소설가, 수필가다. 한국 소설의 전통시학에 변혁을 가져다준 문학사상 획기적인 작품 소설 '날개'와 시집으로 '이상 선집'이 있다. 폐결핵으로 요양 중인 뜨거운 여름날 모든 일상과 단조로운 인물들을 보면서 권태를 느낀다는 글이며, 주변 환경에 대한 심리묘사가 뛰어난 경수필이다. 자, 우리도 이제 깡촌으로 가서 이상 작가가 펼쳐 놓은 시골마을을 경험해 보자. 작가의 시선으로, 이 뜨거운 여름을 느껴보자. 이상. 수필(부분) 어서ㅡ 차라리ㅡ 어둬 버리기나 했으면 좋겠는데ㅡ 벽촌의 여름날은 지리해서 죽겠을 만치 길다. 동에 팔봉산(八峯山). 곡선은 왜 저리도 굴곡이 ..

문학 2023.08.02

이상의 '금홍', 수필 "약수", 시 "이런 시"

금홍과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연민! 사랑은 순간이다 이상작가는 천재 작가로서 어두운 식민지시대에 돌출한 모던보이였다. 모더니즘의 기수였던 이상 작가는 난해한 시문과 띄어쓰기 거부 등 한국문학 사상 최고의 스캔들이었다. 27세 나이로 승화했지만 3년을 '금홍'이라는 기생과 동거를 하며 사랑을 했다. 하지만 결별을 하게 된다. 결별 후 이상 작가의 '수필'과 '시'로 작가의 심중을 표현한 작품을 감상해 본다. 이상. 수필 바른대로 말이지 나는 약수(藥水)보다도 약주(藥酒)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술 때문에 집을 망치고 몸을 망치고 해도 술 먹는 사람이면 후회하는 법이 없지만 병이 나으라고 약물을 먹었는데 낫지 않고 죽었다면 사람은 이 트집 저 트집 잡으려 듭니다. 우리 백부께서 몇 해 전에 뇌일혈로 작고하셨는..

문학 2023.08.01

뜨거운 날의, 겨울'시'

무더운 여름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이 뜨거운 날에 더위를 날릴 차디찬 겨울시를 감상해 본다. 추운 겨울이 오면 또 얼마나 추울까 '부들부들', 생각만 해도 춥다. 이 계절의 시간은 조금 있으면 쌩쌩 바람 부는 추운 겨울이 된다. 나는 누구를 '이롭게' 해 본 적이 있는가 그 추운 겨울날 자신을 희생하며 다른 것들을 보호하고, 감싸주는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 우리는 덥다, 춥다 본인만을 위하며 호들갑을 떨지만, 묵묵히 이타적인 타인을 위하는 멋진 것들이 있는 것이다. 시를 통하여 더위를 식히고, 춥지만 따뜻한 겨울을 음미해 본다. 이수익. 시 어머니, 제 예닐곱 살 적 겨울은 목조 적산가옥 이층 다다미방의 벌거숭이 유리창 깨질 듯 울어대던 외풍 탓으로 한없이 추웠지요, 밤마다 나는 벌벌 떨면서 아버지 가랭..

문학 2023.07.28

시 '낙화': 시인들의 '떨어지는 꽃'

시 '낙화'는, '나를 먼저 사랑하고, 내 안의 촛불을 끄고, 가야 할 때 떠나라'는 의미 찬란한 봄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얼마 전에 화려하게 온 동네를 환하게 밝혀주던 연분홍 꽃들은 어느새 지고 말았다. 꽃이 아름다운 건 잠깐 피었다가 어느새 지기 때문이다. 녹음이 푸르르고 열매를 맺고, 낙엽이 지고, 마른 가지 홀로 외롭게 떨고 있는 겨울은 금세 오는 것이다. 시인들은 꽃을 청춘으로 비유한다. 꽃이 떨어질 때 청춘은 꽃답게 죽고, 꽃잎이 질 때 청춘은 다한 것이다. 꽃이 때가 되어 피고 지듯이 청춘도 그러하다. 청춘을 청춘답게 살아야 하는 이유이다. [세 시인의 '낙화'란 시로 '떨어지는 꽃'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김선우. 시 1 그대가 아찔한 절벽 끝에서 바람의 얼굴로 서성인다면 그대를 부르..

문학 2023.07.25

시 "감"의 일생

뜨거운 여름날의 햇살은 너무 뜨겁다. 감나무는 잎이 많아 뜨거운 햇빛을 잘 가려 준다. 평상을 놓고 그 위에서 시원한 여름을 부채질하며 담소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행복하게 보인다. 잘 익은 감은 사람과 새들이 나눠 먹는다. 그런 고마운 '감'을 시인들은 많은 작품으로 칭송하였다. 각각 다른 시인들의 시로 '감'의 일생을 조명해 본다. '감'의 성장 과정 고재종. 시 감나무 잎새를 흔드는 게 어찌 바람뿐이랴. 감나무 잎새를 반짝이는 게 어찌 햇살뿐이랴. 아까는 오색딱다구리가 따다다닥 찍고 가더니 봐 봐, 시방은 청설모가 쪼르르 타고 내려오네. 사랑이 끝났기로소니 그리움마저 사라지랴, 그 그리움 날로 자라면 주먹송이처럼 커갈 땡감들. 때론 머리 위로 흰 구름 이고 때론 온종일 장대비 맞아보게. 이별까지 나눈 ..

문학 2023.07.21

만해 "한용운" (3)

만해 "한용운" 선생은 시인이자 독립운동가, 승려, 불교개혁가, 혁명가, 사회운동가였으며, 3.1 운동을 계획하고 독립선언서를 발표한 민족대표 33인 중 한 분이다. 민족 세력을 규합해 독립운동을 하고 일제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저항했으며, 시인으로서 주옥같은 작품을 통해 한글 문학의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 또한 승려로서 매너리즘에 빠져있던 조선 불교의 개혁에 앞장섰다. 평소 입이 거칠고 곡차를 좋아해 괴짜 스님으로도 유명했다고 한다. 한용운. 시 그는 간다. 그가 가고 싶어서 가는 것도 아니요. 내가 보내고 싶어서 보내는 것도 아니지만 그는 간다. 그의 붉은 입술, 흰니, 가는 눈썹이 어여쁜 줄만 알았더니, 구름 같은 뒷머리, 실버들 같은 허리, 구슬 같은 발꿈치가 보다 아름답다. 걸음이 걸음보다 멀..

문학 2023.07.17

만해 "한용운" (2)

만해 한용운 선생은 독립운동가 겸 승려, 시인으로 일제강점기 때 시집 '님의 침묵'을 출판하여 '저항 문학'에 앞장섰고, 불교를 통한 청년운동을 강화하였으며 종래의 무능한 불교를 개혁하고 불교의 현실 참여를 주장했다. 시인은 1879년 생으로 18세 때 고향 홍성을 떠나 백담사에서 불교서적을 탐구하다 1905년 '영제'스님에 의해 '수계'를 한다. 속명은 '정옥', 법명은 '용운', 호는 '만해'이며, 1919년 3.1 운동 때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서 독립선언서에 서명, 체포되어 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한용운. 시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

문학 2023.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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