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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254

'날 이미지' 시인 오규원

'날이미지' 문학의 오규원 시인은 '1970년대 산업화 시대'의 대표적 시인이다. 관념으로부터의 해방과, 시적 언어와 대상에 대한 탐구와 날것 그대로의 '날이미지' 시세계를 추구하였다. '날'이란 아무런 양념도 치지 않은 살아 있는 것이란 의미로 와닿는다. 날것 그대로의 삶, 날것 그대로의 개념은 그저 무정형의 덩어리일 뿐이어서 결코 인식될 수 없다. 그것은 기호에 의해 '대체' 됨으로써 여러 사람들의 의사소통이 될 수 있다. "나는 자연과 인간 어느 쪽에도 서 있지 않습니다. 나는 자연을 보듯 인간을 보며, 인간을 보듯 자연을 봅니다. 내가 있는 곳이 그 어디든 그곳이 바로 중심의 세계인 것입니다. 도시에서 책 속의 명제를 찾는 거나, 자연 속에서 사물의 진리를 찾는 거나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도시든..

문학 2023.06.04

김수영의 '일기 수필'

일기 형식의 글은 힘든 삶을 담담하게 수필로 적은 개인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일기는 자기 폭로적이며 사실 그대로를 회고, 회상하며 잘함과 잘못을 자기 본인이 심판한다. 산다는 것의 느낌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문학이며, 문학은 그 시대의 기록물이다. 일기는 삶 그 자체의 수필이며 문학인 것이다. '바뀌어진 지평선': 부분 물 위를 날아가는 돌팔매질 ㅡ 아슬아슬하게 세상에 배를 대고 날아가는 정신 (삶의 자유로운 비상을 억압하는 물 위를 아슬아슬하게 날아가는 돌, 무엇을 위해 그토록 가열하게 날아가는 가에 대한 묘사다. 세상에 배를 밀착하고 날아가는 강인한 정신에서 드러나듯, 그가 말하는 자유란 현실의 한계를 단박에 뛰어넘는 초월의 희열이 아니라, 현실의 아픔과 상처, 갈등과 고통 위를 온몸으로 밀며 나..

문학 2023.06.03

문학의 "허구와 진실" <110층에서 떨어지는 여자> 김승희

문학에서 허구는 진실이 담겨있는 거짓이다. 역사는 있었던 일을 쓰는 것이고, 문학은 있을 수 있는 일을 쓰는 것이라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다. 허구는 원하는 대로 수정할 수 있고, 살아보지 않은 수많은 다른 삶을 경험하게 하지만 현실은 수정할 수 없다. 문학은 사람 사는 이야기이고 문학작품의 힘은 허구에서 나온다. 문학 작품이 허구라고 하는 것은 실제가 아닌 꾸민 것, 즉 거짓, 가짜, 공상, 상상이다. 하지만 허구는 실제가 아니지만 진실을 담고 있다. 작가가 겪은 현실을 변형, 재구성, 재배치한 것이기 때문이다. 등장인물, 사건, 시공간 등은 꾸민 것(실제를 변형)이지만, 감정, 정서, 정신, 욕망, 삶과 세상에 대한 태도와 문제의식과 인식 등은 실제와 같다. : 9.11에 죽은 여자를 추모하며(김..

문학 2023.06.01

김애란 소설 "달려라, 아비"

'나'는 태어나기 전 자신과 어머니를 두고 집을 나간 아버지의 존재를 상상하며, 늘 달리기를 하고 있는 아버지를 그린다. 우울한 아버지 보다 당당한 아버지를 상상하며 무책임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현실에 대한 명랑한 긍정으로 전환한다. 아버지를 아비로 부르는 것은 아버지를 미성숙으로 보는 화법이다. 본문 (중요구절 감상) 내겐 아버지를 상상할 때마다 항상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그것은 아버지가 어딘가를 향해 열심히 뜀박질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버지는 분홍색 야광 반바지에 여위고 털 많은 다리를 가지고 있다. 허리를 꼿꼿이 편 채 무릎을 높이 들고뛰는 아버지의 모습은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규칙을 엄수하는 관리의 얼굴처럼 어딘가 우스꽝스러워 보인다. 내 상상 속의 아버지는 십수 년째 쉬지 않고 달리고 ..

문학 2023.05.31

김동리 수필 "보름달"

김동리 작가는 소설가이자 시인이며, 황순원과 함께 한국현대 소설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주로 순수 문학을 창작하였고 고유의 토속성과 외래사상과의 대립을 통해, 신비적이고 허무하면서도 몽환적인 세계를 통하여 인간성의 문제를 그렸다. 식민지 시대부터 전쟁을 거쳐 개발 경제 시대까지 43년의 창작 활동으로 근현대사의 많은 작품을 남겼다. '나는 지금 보름달 아래 서 있다. 한 깊은 사람들은 그믐달을 좋아하고, 꿈 많은 사람들은 초승달을 사랑하지만, 보름달은 싱겁고 평범한 사람들에게 맞는다' '보름달' 본문 "보름달은 벚꽃, 살구꽃이 어우러진 봄밤이나, 녹음과 물로 덮인 여름밤이나, 만산에 수를 놓은 가을밤이나, 천지가 눈에 싸인 겨울밤이나, 그 어느 때고 그 어디서고 거의 여건을 타지 않는다. 아무것도 따로 마..

문학 2023.05.28

법정 스님의 수필 "무소유"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이 쓰이게 된다. 따라서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뜻이다. 역설적인 소유방법으로 '인간이 물건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물건이 인간을 소유한다' 법정 스님의 유언 '장례식을 하지 마라. 수의도 짜지 마라. 평소 입던 무명옷을 입혀라. 관도 짜지 마라. 오두막의 대나무 평상 위에 내 몸을 놓고 다비 해라. 사리도 찾지 마라. 남은 재는 오두막 뜰의 꽃밭에 뿌려라' 법정 스님의 마지막 유언이다. 실제 스님의 장례식에 관을 짜지 않았고, 대신 들것 위에 스님의 육신을 올리고 천을 덮어 다비 했다. 수필 본문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

문학 2023.05.26

자유를 향한 '양심과 정직의 목소리' 시인 김수영

자유를 향한 '양심과 정직의 목소리' 김수영 시인은 현실과 역사 인식이 남달리 예민하고 강해서 '참여 시인'이라고 불린다. 자유와 양심, 정직의 키워드는 시인의 시 정신과 시 세계에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4.19 혁명을 거치며, 시인은 비판적이고 철학적인 시를 통해 당대의 상황을 날카롭게 표현하고 있다. 자유가 있지만 자유가 없다 시인은 일상적인 전통적 서정시를 깨고 산문을 도입하고 비시적인 시를 쓰며, 시의 권위를 없애려고 속어를 사용하였다. 또한 대상에 부여한 의미를 바로 보지 않고 '나름으로 본다'는 비관습적, 비상투적인 대상 인식을 지칭하였다. '나는 소설을 쓰는 마음으로 시를 쓰고 있다. 그만큼 많은 산문을 도입하고 있고 내용의 면에서 완전한 자유를 누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유가 없..

문학 2023.05.25

최초의 '이미지즘' 시인 정지용

정지용 시인은 1930년대 세계에서 유행하던 '모더니즘'을 한국에 소개하고, 모더니즘의 한 갈래인 '이미지즘'을 최초로 구사한 시인이다. 명료하고 견고한 이미지가 중심이 되어 객관적으로 냉정히 묘사한다. 시어도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언어로 사물을 구체적으로 묘사해 명확한 이미지를 전달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정지용, 김기림, 김영랑, 오장환, 이상, 이상화, 백석, 서정주, 유치환, 이육사, 윤동주 시인 등이 대표적 모더니즘 시인들이다. 유리창 1 (정지용)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린거린다. 열없이 붙어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양 언날개를 파다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카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디치고 물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백힌다.(눈물로 '물먹은 별'이 반짝인다) 밤에..

문학 2023.05.23

민족 시인 한용운, 이상화

민족주의 한용운, 이상화 시인은 자유시에 관심을 갖고, 산문시가 말을 해체시키기 위해 반복 감탄사의 과용 등을 보여주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적절한 절제를 통한 형식 해체를 보여준다. 같은 내용을 반복할 필요가 있을 때에도 가능한 다른 이미지가 동원되는데, 그것은 시인이 이미 언어를 절제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것을 입증한다. 이상화, '나의 침실로' 아 너도 먼동이 트기 전으로 수밀도의 네 가슴에 이슬이 맺도록 달려오너라. 빨리 가자 우리는 밝음이 오면 어덴지 모르게 숨는 두 별이어라아 어느덧 첫닭이 울고 뭇개가 짖도다 나의 아씨여 너는 듣느냐 낡은 달은 빠지려는데 내 귀가 듣는 발자욱ㅡ 오 너의 것이냐 마돈나, 날이 세련다 빨리 오려므나 사원의 쇠북이 우리를 비웃기 전에. (후략) (오지 않는 애인, ..

문학 2023.05.20

애니메이션 "바람이 분다"(미야자키 하야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바람이 분다"는 미야자키의 만화 '바람이 분다'를 원작으로 그린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실존 인물인 '호리코시 지로'를 모델로 그의 반생을 그린 작품으로, 일본 근대를 대표하는 소설가인 '호리 다츠오'의 소설 '바람이 분다'의 일부 내용도 차용하고 있다. 작품의 구상과 내용 다이쇼 시대(1912.7~1926.12), 시골에서 자란 한 소년이 비행기 설계사가 되겠다고 결심한다. 아름다운 바람과 같은 비행기를 만들고 싶다고 꿈꾼다. 이윽고 청년이 된 그는 도쿄의 대학에 진학해 대군수산업의 엘리트 기사가 되어 재능을 펼치고, 결국 항공 역사에 남을 아름다운 비행기를 만들게 된다. 미쓰비시 A6 M1, 후에 해군령 식 군함 위 전투기 다시 말해 '제로센'인 것이다. 1940년..

문학 202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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