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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254

행복하지 못한, 이상 작가의 '날개'와 '삼각형의 욕망'

소설이나 매체에서,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는 남편들이 의외로 많다. 죽자 사자 하며 사랑하던 두 사람의 러브 스토리는 저 멀리 다른 동네 이야기가 된 지 오래고, 힘들게 일해도 제대로 대접을 못 받는다. 결혼하고 시간이 지나면 왜 이렇게 무시당하고 언어폭력에 시달리는 남자들이 예상외로 많은 걸까? 이상 소설의 '날개'에서는, 날고 싶은 남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삼각형의 욕망'으로 '나'를 들여다본다. 모든 인간은 욕망이 있다. 멋있는 옷을 입고 싶고, 비싼 차를 타고 싶고, 좋은 집에 살고 싶은 무한한 욕망 이 있다. '삼각형의 욕망'은, 프랑스 비평가 '르네 지라르'의 이론이다. 주인공의 욕망이 중계자의 욕망을 모방하는 간접화를 거쳐 욕망의 대상에 도달하는 이론이다. 현실에서도 개인의 욕망이 자연 발..

문학 2023.04.27

노래로 부르는 "시", 박두진 시인의 '해'와 '하늘'

2019년 12월 31일 MBC 가요 대제전이 상암동 드림센터와 잠실 주 경기장 이원 생방송으로 중계되었다. 이날 엔딩 무대로는 트로트 여신 송가인과, 국카스텐 하현우의 소름 끼치는 명품 컬래버레이션 무대가 펼쳐졌다. '해야 솟아라' 한 구절 만으로도 소름이 돋는, 진정한 장르 대통합 전율 콜라보였다. 박두진 시인의 '해'는 음악을 만나자 다시 밤하늘로 솟구쳐서, 굽이 굽이 흩날리며 환한 빛 춤을 추었다. 시인의 '해'와 '하늘'은 아름다운 노랫말이 되어 천상에서 더욱 빛나고 있다.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너머 산너머서 어둠을 살라먹고,/이글이글 애띤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 달밤이 싫여, 달밤이 싫여/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여/ 아무도 없는 뜰에..

문학 2023.04.25

정지용 시인의 '시계를 죽임'과 '여승'의 백석 시인의 "시 세계"

정지용 시인의 '시계를 죽임'은, 쉽게 잠을 못 드는 어느 직장인의 예민해진 불면의 밤에 '벽시계' 소리와 , 백석 시인의 '여승'은, 쉽게 잊지 못하는 죽은 딸 생각과 멀리 떠나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회한하는 시다. 두 시인은 1930년 동시대에 활동했고, 전통을 중시했으며, 일본 유학, 영문학 전공이라는 공통점이 많다. 또한 후진 양성과 수많은 주옥같은 작품으로 한국 문학사의 발전에 큰 공헌을 한 부분도 비슷하고, 하지만 시의 구사는 서로 많이 다르다. '시계를 죽임'과 '여승'으로 두 시인의 '시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백석 시인의 '여승' (이 시의 화자는, 평안북도 어느 금광판 시장에서 옥수수를 샀던 여인의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묘사한다. 시적 화자인 '나'가 시적 대상인 '여승'의 아픔을 사실적..

문학 2023.04.23

역사적인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 (원령 공주)"

"이 나라는 깊은 숲으로 덮여 있었다. 그것 보다 더 깊은 서쪽으로 가다 보면, 인간도 닿지 않는 깊은 숲이 또 있다. 그곳에는 짐승들이 다 크고 태고적 그대로 살고 있으며. 그 숲에는 신들이 살고 있었다. 오래된 신들은 짐승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인간과 숲이 싸우고 있다. 이 나라는 숲의 나라였으니까... 어떤 시기에는 인간보다 숲이 더 강했다. 인간이 살기 위해서는 숲을 잘라내지 않으면 안 됐다. 숲이 점점 파괴되자 저항하던 신들도 없어지기 시작했다" '사슴신'이 죽자, 자연의 신은 사라지고 신의 시대가 끝이 났다. 살아있기 때문에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어 생명이 태어난다. '사슴신'은 살아 있었기 때문에 죽음을 맞이했고, 그 죽음으로 '타타라 마을'에 생명을 환원할 수 있었다. '모노노케 히메'의..

문학 2023.04.21

사랑 꾼 시인 백석과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은 민중들의 삶을 노래한 뛰어난 시인으로 많은 작가들이 인정하고 존경하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현대 시인이다. 평안북도 정주 출신으로 본명은 백기행이고 필명이 백석이다. 일제 강점기 때 창작된 작품들이 한국 문학계에서 명성이 높으며, 화가 이중섭, 시인 신경림, 동화작가 김윤섭, 윤동주, 안도현 등이 백석의 영향을 받았다. 백석의 여인 '자야' 일천억 원 땅, '길상사'로 시주 백석시인은 경상남도 통영을 아주 좋아했다. 통영에는 백석의 시가 새겨진 시비가 있고, '통영' 연작시 3편과 '바다', '남행시초', 수필 '편지' 등을 남겼다. 이는 통영에 그가 사랑했던 란(박경련)이라는 여인이 살았던 곳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박경련과의 사랑은 결실을 맺지 못했으며, 백석과 함께 '조선일보'에 근무하던 가까운..

문학 2023.04.20

과소 평가된 김종삼 시인의, 시 세계와 "물통"

"감춤의 미학" 시인 술과 클래식 음악을 평생 좋아했다는 '순수시의 대가' 김종삼 시인은 황해도 은율 출생이며, 상업학교를 졸업하고 영화 조감독으로 일하였고, 사사를 하기도 했다. 생략과 침묵의 '감춤의 미학'을 중시하며, 초기 전봉건, 김광림 등과 후에 문덕수와 김광림과 3인 연대 시집을 내기도 하는 등 현대시 발전에 기여했지만 과소 평가된 측면이 있다. 희미한/ 풍금 소리가/ 툭툭 끊어지고/ 있었다// 그동안 무엇을 하였느냐는 물음에 대해/ 다름 아닌 인간을 찾아다니며, 물 몇 통 길어다 준 일밖에 없다고// 머나먼 광야의 한복판 얕은/ 하늘 밑으로/ 영롱한 날빛으로/하여금 따우에선/ (갈래; 자유시, 서정시/ 율격; 내재율/ 제재; 물통/ 주제; 평화롭지 못한 현실의 안타까움) '물통'에 대한 시인..

문학 2023.04.16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 정원"의 클리셰 음식의 '프루스트 현상'

소설이나 영화 안에서 고정이미지 클리셰를 갖게 된 여러 음식들 중에서, '마르셀 푸르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이후 클리셰가 된 '마들렌'이 있다. 이후 특정한 냄새나 맛, 소리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기억이 다시 살아나는 현상을, 작가의 이름을 따서 '프루스트 현상(The Proust Effect)'이라고 말한다.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프루스트 현상 현대 소설의 원전이라고 할 만큼 모든 소설적 실험이 숨어 있는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1부 '스완네 집 쪽으로'에 마들렌이 등장한다. 마들렌을 먹는 순간 과거의 기억들을 파노라마처럼 떠올리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책을 읽는 나 자신도 순간적인 짜릿한 전율이 온몸으로 퍼져 온다. "어머니는 하인을 시켜 프티트 마들렌이라는 작고..

문학 2023.04.14

'에코 페미니즘' 에니메이션 "센과 히치로의 행방불명"

생태학과 여성주의가 합쳐진 '에코 페미니즘(Eco feminism)은,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즈 도본느'가 처음 사용 하였다.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산업문명 속에서 여성과 자연이 비슷하게 차별의 대상이 되어왔다는 시각에서 불려졌다. '지브리 스튜디오' 영화에서 '생태주의' 환경 메시지를 담은 자연 친화적인 작품이 많은 것은, '자연은 생존의 수단이면서 재해와 죽음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문명을 버리고 살 수 없듯이 문명도 자연이 있어야 가능하다. 무조건 베고 땅에 구멍을 파는 것은 최소한의 양심으로 해야 한다. 자연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미야자키 감독은 말한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 미야자키 하야오는 인터뷰에서, 10살 난 친구 딸에게 '하고자 노력하면 이루어진다'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한..

문학 2023.04.13

'오감' 소설, 윤대녕의 "상춘곡"

'상춘곡'은 말을 건네는 방식의 글쓰기로, 서간체 여로 소설이다. 사랑하는 대상에게 고백의 화법으로 전하는 편지체 형식의 소설로, 선운사 동백장에 열흘동안 머물며 그리운 '당신'에게 쓴 편지다. 편지는 그녀와의 만남과 헤어짐, 다시 만나게 되는 여정을 그린다. 선운사는 화자와 그녀가 인연을 맺은 곳이다. 공간적 상상력과 회화적 묘사 "벚꽃이 피기를 기다리다 문득 당신께 편지 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오래전부터 나는 당신께 한 번쯤 소리 나는 대로 편지글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막걸리 먹고 취한 사내의 육자배기 가락으로 말입니다. (중략) 열흘 전, 실로 칠 년 만에 당신과 해후했을 때 당신은 내게 벚꽃 얘기를 하셨습니다. 4월 말쯤 벚꽃이 피면 그때 다시 만나자고 말입니다. 솔직히 말..

문학 2023.04.11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세계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은, '거대한 사회 시스템'으로 인해 지구는 언젠가 파괴되고 인간의 불행도 시작된다면서, 작은 단위의 공동체인 고향이나 시골로 돌아가 자연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군국주의, 제국주의, 공산주의를 극도로 혐오하고, 반전과 반파시즘을 주장하는 평화적 아나키스트에 가깝다. 미야자키의 애니메이션에 담겨있는 '이상주의'는, 전쟁의 본질 속에 작가 자신이 말해주고 보여주고 싶은, 미래적 희망들의 표현이다. 나무와 반전과 반파시즘 그의 작품에서는 생태적 메시지로 주로 나무를 내세운다. 나무는 모든 작품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환경문제, 노동문제 등을 굉장한 관심으로 작품의 주제로 말한다.'미래 소년 코난',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모노노케 히메'..

문학 2023.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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