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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317

이선희 가수와 여류 시인들의 '인연(因緣)'

옷깃만 스쳐도 인연, 헤프게 맺지 마라 우리는 흔히 사람들 사이에서 맺어지는 관계를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을 쓴다. 불교에서의 옷깃을 스치는 인연은 전생에서 '억 겁'을 지난 관계를 말한다. 한 개의 '겁(劫)'은 '옷자락이 바위에 스쳐 바위가 닳아 없어지는 시간'을 말한다. 인연을 귀하게 여기라는 가르침이지만, 그러나 옷깃을 스쳤다고 무조건 인연을 헤프게 맺어서는 안 된다. 진정한 인연과 스쳐가는 인연은 구분해야, 아무나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마라. 진정한 인연이라면 최선을 다해 인연을 맺고 스쳐가는 인연이라면 무심코 지나쳐야 한다. 아무나 헤픈 인연을 맺으면 좋은 인연을 만나지 못하고 삶이 침해되는 고통을 받는다. 내가 쥔 화투패를 일방적으로 상대에게 보여 주는 것은 괴로운 인연이다.(법정스님..

문학 2023.08.20

천혜의 비경, 도봉산 '무수골 계곡'

도봉산 '무수골 계곡'은 도봉이 품은 맑은 물 3대 계곡 계곡 바닥과 물 위까지 길게 넙적 누워있는 화강암 큰 너럭바위들과 우람하게 자태를 뽐내는 기암괴석, 그리고 솜사탕을 한 입 베어 물고 우아하게 낙수 하며 달달하게 노래하는 계곡 폭포와, 우렁차게 굵게 치솟은 250년 된 나무들이 늘어서서 '무수골(보문사 계곡)'을 뽐내며 자랑하고 있다. 문사동 계곡, 망월사 계곡 등과 함께 도봉산의 물 맑은 3대 계곡이다. 무수골 마을은 '무수동(無愁洞. 근심 없는 마을)'이라는 지명을 쓰는데, 이곳에 있는 조선 세종대왕의 17번째 아들 '영해군'의 묘소를 세종대왕이 생전에 왔다가, '물 좋고 풍광 좋은 이곳은 아무 근심이 없는 곳'이라고 말한 데서 유래했다. '무수울'이라고도 하는데, '높고 깊은 산 아래 항상 ..

심훈 옥중서신 '어머님께 올리는 글월'

계몽소설 '상록수'와 염원 시 '그날이 오면'의 작가 심훈 심훈 선생은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이며, 소설가, 시인, 언론인, 배우, 영화감독, 각본가로 1901~ 1936년 경기도 과천 출생이다. 일제에 항거한 저항시를 주로 썼으며, 충남 당진에서 집필한 유명한 농촌 계몽소설인 '상록수'와, 해방을 기다리는 최고의 염원 시 '그날이 오면' 등 많은 작품이 있다. 3.1 운동 참가 후 다니던 학교에서는 퇴학 처분을 받았고, 3월부터 11월까지 서대문 형무소에 투옥되었다. '어머님께 올리는 글월' 서신은 감옥에 갇힌 지 5개월 만에 어머니께 소식을 전하는 서신이다. 심훈. 옥중서신 수필. 어머님! 오늘 아침에 고의적삼 차입(差入, 갇힌 사람에게 옷, 음식, 돈 등을 들여보냄)해 주신 것을 받고서야 제가 이곳..

문학 2023.08.18

서울 광진구 아차산 '긴고랑' 계곡

아차산의 일품, 중곡동 '긴고랑 계곡' 아차산은 서울시 광진구와 경기도 구리시의 경계를 이루며, 백제의 '아차산성'이 뚜렷이 보존된 성지이다. 아차산 '긴고랑' 계곡은 용마봉에서 내려오는 골짜기가 길다 하여 긴골, 진골이라 불리었다는 데서 유래되었으며, 아차산과 용마봉 사이의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등산로 주변의 '자연 하천공원'을 말한다. 녹음이 우거진 산속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다. 계곡을 타고 내려오는 시원한 바람도 뜨거운 여름더위를 한방에 날려 버린다. 덥고 습한 날씨에도 청량감이 더해지며 시원한 여름을 보내버리는 도심 속의 피서지 '긴고랑 계곡'이다. 지하철 5호선, 7호선을 타고 '군자역'에서 하차! 3번 출구로 쭉 나오다가 버스 정류장에서 02번 마을버스를 타고 10여분 ..

이상화 '빼, 들, 봄'과 윤봉길 의사의 '유언장'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시인은 1901년 대구 출생으로 '시인이자 독립운동가, 문학 평론가, 교사, 아마추어 권투선수'였다. 시인은 낭만주의에서 식민지 현실에 깊은 성찰로 직접적인 저항시를 썼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와 '나의 침실로'는 이상화 시인의 2대 걸작일 뿐만 아니라 식민지 초기 시의 절정을 이룬 작품이다. 윤봉길의사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시를 읽고 가만히 앉아서는 조국의 독립이 힘들다며, 조금이라도 독립운동의 힘이 되기 위해 중국으로 떠날 결심을 하게 된다. 윤봉길 의사의 결단에 영향을 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윤봉길 의사는 이 시를 읽자마자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고 한다. 한참 동안 그의 눈에서는 굵은 눈물 방울이 주룩주룩 흘러내렸으며, 큰 감명을 받은..

문학 2023.08.16

"청록파", 조지훈 수필: '지조론' 변절자를 위하여

이 시대의 필독서 '지조론'(志操論): 성공의 지침서 조지훈 선생이 1960년 '새벽'지에 쓴 '지조론'은 자유당 말기의 극도로 혼란하고 부패한 정치 현실 속에서, 과거의 친일파들이 과거에 대한 뉘우침 없이 정치 일선에서 행세를 하고, 정치 지도자들 마저 어떤 신념이나 지조도 없이 시대 상황에 따라 변절을 일삼는 세태를 냉정한 지성으로 비판한 글이다. 8.15 광복절을 맞아, 현재를 뒤돌아 보는 의미로 업로드한다. 조금은 딱딱해서 끝까지 읽을 수 있을지. 우리 시대를 꼭 알아야 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읽어야 할 명 수필이다. 조지훈. '수필' 전문 (부제: 지조와 변절, '변절자를 위하여') 지조란 것은 순일 (純一)한 정신을 지키기 위한 불타는 신념이요, 눈물겨운 정성이며, 냉철한 확집(確執)이요, 고..

문학 2023.08.15

"청록파", 박두진: 도봉, 청산도/ 조지훈: 승무)

박두진과 조지훈의 작품 한국 시(時)의 징검다리 "청록파"는 해방전과 해방 후의 한국 시를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청록파 시인 중 박목월 시인의 지난 편에 이어, 박두진 시인과 조지훈 시인의 시세계를 조명해 본다. '청록파'와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응원가' 연세대학교 응원가 중 '해야'는 연세대 교수 박두진 시인의 시 '해'로, 장엄하고 서정적인 가사로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고려대 응원가 같은 연세대 응원가'로 유명하다. '마그마'가 대학가요제에서 부른 '해야'가 원곡이다. (전주) 어둠 속에 묻혀있는 고운 해야/ 아침을 기다리는 애띤 얼굴/ 어둠이 걷히고 햇볕이 번지면/ 깃을 치리라. (A) 해야 떠라 해야 떠라/ 말갛게 해야 솟아라/ 고운 해야 모든 어둠 먹고/ 애띤 얼굴 솟아라. (B)..

문학 2023.08.13

북한산 진관사 계곡

아름다운 북한산과 진관사 계곡 북한산의 멋진 암봉이 위에서 내려다보고, 멋진 푸른 소나무 '미송(美松)'들이 군락을 이룬 아름다운 '진관사'! 그 곁에서 한 폭의 그림 같은 그 경관에 빠질세라 너럭바위를 타고 유유자적 곱게도 흐르는 진관사 계곡이다. 바쁠 것도 없이 한가롭게 휘돌아가며 우아하게 흐르는 맑은 물에, 보는 이의 마음도 덩달아 맑아져 온다. 대중교통이용 시 3호선 '연신내역' 3번 출구에서 701번, 7211번 버스. '진관사' 정류장에서 하차. 오른쪽 한옥마을길로 300m, 약 10분, 쭉 올라가면 '한문화 체험관' 건너편 내려가면 바로 계곡이다. 자가용 이용 시 먼저 은평 한옥 마을길로 들어선다. 쭉 올라가서 주차할 수 있는 마지막 주차장 '한문화 체험관' 주차. 그리고 건너편 내려가서 계..

"청록파", 박목월: '나그네'시의 탄생 비화

한국 시(時)의 징검다리 "청록파"는 정지용 시인의 추천으로 '문장'지를 통해 등단한 박목월, 박두진, 조지훈 시인을 말한다. 세 시인은 '청록집'을 통해 해방의 감격 속에서 시인들의 초기 작품들을 세상에 내놓았다. 세 시인은 조지훈 시인의 성북동 자택 '방우산장'에 모여 '청록집'을 탄생시켰으며, 광복이전과 이후의 한국시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청록파 시인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자연 친화적이고, 전기의 전원시를 한층 발전시킨 참신한 감각의 작품을 썼다는 것이다. 박목월: 1916~1978. 경주 출생. 자연의 향토적 서정을 노래함.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교수역임. 박두진: 1916~1998. 안성 출생. 존재 탐구, 신앙탐구에 중점을 둠. 연세대, 이화여대 교수역임. 조지훈: 1920~196..

문학 2023.08.11

8월의 따끈따끈한 "시(時)"

연일 뜨거운 날씨다. 조금만 걸어도 이마에 팔에 송골송골 땀이 맺힌다. 맑고 푸른 바다향기, 산 계곡의 졸졸졸 노랫소리가 그리운 날들이다. 뜨거운 여름 따끈따끈한 8월의 시를 감상해 보자. '두보'의 짜증 나는 날 중국의 시성이자 당대 최고의 시인인 두보(杜甫, 712~770)는 벼슬길에 오르려고 애를 썼지만 두 번이나 과거에 낙제했다. 이백, 고적 같은 시인들과 어울려 여기저기 유랑하며 시를 주고받으면서 마음을 달랬다. 뒤늦게 마흔네 살에 벼슬길에 올랐지만 전란으로 오래가지 못했다. 잠깐의 벼슬 때 지은 시를 보면, 여름 더운 날은 아무리 시성(詩聖) '두보'라도 괴로워서 힘들어했다. 두보. 시(김의정 역) 칠월 엿새 초가을인데도 찌는 더위에 시달려 밥상을 마주 하고도 도저히 못 먹겠네 안 그래도 밤마..

문학 202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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