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빠른 '적응'

e길 2024. 4. 2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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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래서 한 발자국 더 나갈 수 있는 것이며, 우리는 그 변화에 적응을 잘해 나가야 한다.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바뀌었고, 교복을 벗었다 다시 입었으며, 입시 제도가 수없이 바뀌었고,

그 사이 청계천도 덮였다 벗겨지기를 반복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다.

아폴로 11호

아폴로 11호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다른 별을 방문했다.

다른 천체를 방문한다는 것은 마음 설레는 압도적인 경험이었을 것이다.

말 그대로 인간이 해 본 것 중 가장 멋진 일이었을 테니 말이다.

 

우주선이 달 위를 선회하자, 마이클 콜린스는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빨리 적응되는 것이 놀라운데, 밖을 내다보고 달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아'

 

3개월 후, 아폴로 12호 비행사들도 똑같은 이야기를 한다.

'노래와 비슷하네, 원래 여기 있었던 것 같지 않아?'

달을 걸었지만 금방 적응해서 원래 여기 있었던 자신들이 아니냐는 것이다.

 

대부분의 정신적 흥분은 짜릿함을 기대할 때 생긴다.

실제 경험을 하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금세 그 흥분은 사라지고, 우리 마음은 빠르게 다음 사건을 기대하는 것으로 넘어간다.

 그것이 도파민이 작동하는 방식인 것이다.

 

연인(Pixabay)

 

<사랑 환승곡> e길. 시

폭우가 

끝없이 쏟아붓는 

내일이 오지 않을 것 같은 밤

 

일요일

편하게 식탁에 앉는 헐렁함으로

망망대해 너를 만났다

 

첫 만남이

벌써 오래 전의 인연인 것처럼  

우리는 우산 속에 허리를 묶었다

 

아침에

떠오르는 햇살보다도

너의 두 눈 더 빛나는 것은

넓은 바다를 닮은

너의 미소 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

 

상큼한 프리지어 향

갈매기 날아 우는 긴 머리

출렁이는 뜨거운 몸짓 하나하나에

애끓는 스물셋 불살랐지만

 

태양은

어두워지려 저리도 제 몸 불태웠을까 

숨죽인 파도

잠들기 위해 밤새 몸부림쳤으리라

 

어둠 따라간

너를 여읜 새벽

바람마저 지쳐 눈감은날

나는 비로소

잡은 허리 놓아 우산을 접었다

 

간밤에

꽃은 웃고 또 울고

진달래 가니 또 피어오는 꽃

슬픈 젊은 날의 사랑 환승곡

 

(감상: 쏟아지는 폭우마저 축복이었던 편한 내 사랑. 하지만 바다는 잔잔한 파도를 가만두지 않았다. 어두운 밤에 만나 어둠 속으로 떠났지만, 진달래 지고 또 영산홍 피는 것. 사랑은 가고 또 오는 것, 이별의 슬픔은 빨리 쓰레기 통에 버려라. 이별은 또 다른 만남의 시작이니까.)

 

마치며

세상의 바보는 인생에서 어떤 시도를 하지 않는 사람이다.

시도를 해서 변화를 하며, 그 변화에 잘 적응하는 사람이 살아남는다.

 

'다윈'은 이렇게 말한다.

세상에 살아남는 종은, 강한 종도 아니고 또 똑똑한 종도 아니다.

변화에 잘 적응하는 종이다.

 

계란이 새로 변하는 것은 어려울지도 모른다.

계란이 계란인 채로 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조금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

우리는 계란과 같다.

그러나 당신은 그냥 계속 평범하고 상하지 않은 계란으로 있을 수는 없다.

우리는 부화하거나, 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C. S. Lew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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