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낙동강 '오리알'

e길 2024. 4. 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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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오리알'은 무리에서 떨어져 나오거나 홀로  소외되어 처량하게 된 신세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오리가 낙동강변에 낳은 알들이 제자리에 있지 못하고 물에 빠지거나,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되거나, 썩어 부화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오리알 내미는 '암탉'

과수원 집 수탉은 같이 사는 암탉을 날마다 때리곤 했다.

알도 잘 낳고 용모도 아름다운 암탉을 왜 저리 때리는 것일까?

도저히 이해가 안 돼 대추나무집 홀아비 수탉이 하루는 과수원 집 암탉을 수수밭으로 불러내 조용히 말했다.

 

'도대체 왜 그렇게 맞고 사나요? 그러지 말고 나랑 삽시다.'

그러자 그 암탉은 남편 수탉에게 맞아서 부은 밤탱이 눈두덩을 달걀로 비벼대며 이렇게 말했다.

 

'지가요, 오리알을 낳았걸랑요.'

 

낙동강의 전설

 

낙동강 중 상류의 유일한 섬인 '하중도'에 '천년 묵은 금개구리'가 살고 있었다.

그 금개구리를, 새가 잡아먹으면 '봉황'이 되고 뱀이 잡아먹으면 '용'이 된다는 것을 백로와 뱀이 우연히 알게 되었다. 그 후 둘은 금개구리를 서로 경쟁하며 찾아 나섰다가, 결국은 백로가 금개구리를 잡아먹고 '봉황'이 되어 날아갔다. 슬픔에 젖은 뱀은 낙동강으로 내려오다가 '이무기'가 되었다.

 

그 소문이 펴져 나가자 전국에 있는 학과 오리, 꿩들이 봉황이 되고 싶은 마음에 '하중도'로 몰려들었으니, 섬은 그야말로 철새의 천국이 되었다. 얼마나 복잡한지 산란 시 둥지 싸움이 끊이지 않았고, 학의 둥지에서 꿩의 병아리나 오리 새끼가 나오기 일쑤였다.

 

이렇게 남의 둥지에서 태어난 홀로 된 새끼들을 '낙동강 오리알'이라고 불렀다 한다. 

다시 말해 따뜻한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아무렇게나 내버려져 척박한 환경에 처해진 신세라는 의미다.

 

오리(Pixabay)

 

<낙동강 오리알> e길. 시

바꾸는

지하철 환승역

이리 밀리고 저리 떠밀리며

가야 할 방향을 잃은 채

돌고 도는

급류의 소용돌이에 휩싸인다.

 

어느 순간

청바지가 달리고

높은 힐이 뛰고

나이 드신 지팡이가 춤을 추니

덩달아 내 운동화도 뛴다

달리다 보니

텅 빈 내장이 뛰고

계단이 뛰고

손잡이도 뛰고

광고판이 위아래로 뜀 뛴다

 

나는 왜 이렇게 뛰는 걸까

내 시간은 아직 멀리 있는데.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는 뛰고

세상은 또 달려갈 것인데.

뒤처져 남겨지고 싶지 않은 걸까.

 

덩달아 뛰는 세상.

 

덩달은 문득 외로움.

 

목적 없이 떠도는 외로움

어느 누구 나눌 사람 없고

누구 어깨동무할 사람 없는

구름 같은 인파 속

도시의 외로움.

 

세상을 갈증 하는

동강 오리알!

 

(감상: 건강검진 내시경 때문에 출근길에 묻혀 본인 의향과 상관없이 밀리고 또 밀리다가, 갑자기 뛰는 인파에 휩쓸려 같이 뛰기 시작한다. 내가 왜 뛰는 거지?  좋은 세상 혼자만 뒤처질 수 없다...... 갑자기 드는 외로움에 푹석 주저앉을 뻔... 세상의 타는 목마름, 낙동강 오리알.) 

 

마치며

낙동강 오리알,

여기도 저기도 속하지 못하는 상태를 일컫기도 하지만, 이러한 말이 무색하리만치, 오리는 자연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고 인간에게는 가축으로 길러져 고기, 알 등을 식재료로 제공하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구전 가요: 낙동강 오리알)

아리랑 춘향이가 보리쌀을 씻다가/ 이도령 방귀 소리에 오줌을 쌌다네.

오줌을 쌌어도 이만저만 싸야지/ 낙동강 오리알까지 홍수가 났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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