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사랑과 용서

e길 2023. 10. 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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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자 쫓지 말며, 오는 자 막지 말라'

맹자의 명언으로,

'나에게서 떠나는 자는 떠나는 대로 두고,

나에게 오는 자는 과거에 집착 없이 맞이하라'

 

하지만 우리는 맹자의 말을 반대로 행동하는 경우가 더 많다.

 

나를 떠나는 사람에게는 아쉬움을 가져 더 붙잡으려 하고, 

나에게 다가오는 자는, 오만하며 오히려 튕기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나를 떠나는 사람에게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성찰해 보아야 하고,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에게는 그 용기에, 고마움으로 따뜻하게 맞아줘야 한다.

 

(Freepick)

 

<빈집> 기형도. 시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는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감상: 자신의 사랑에 일일이 이별을 고하고, 대상들을 향해 추억하며 잘 있거라 마지막 인사를 한다. 상실한 화자는 앞을 못 보는 장님처럼 추억을 더듬거리며 이제 잊기로 하고 사랑의 문을 잠근다.)

 

'세종대왕'의 '포용'

'남을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사람들의 마음을 얻게 되고,

위엄과 무력으로 다스리는 자는 사람들의 노여움을 사게 된다'

 상대방을 너그럽게 포용하면 신뢰가 쌓여 마음을 얻지만,

 힘과 무력으로 다스리면, 노여움과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한다.

 

<용서하는 것> 남정림. 시

 

너를 용서하는 것이

나를 사랑하는 것임을 알았어

 

다시는 

천근의 돌덩이에 내 가슴 짓눌리고

기억의 끌로 쓰라린 상처 밀고

또 밀며 분노하지 않겠어

 

너를 용서하는 것이

나를 자유롭게 하는 것임을 알았거든

 

용서하는 것은

너의 그림자와 나의 그림자를 묶었던

캄캄한 끈을 놓아도 된다고

이제 그만 아파도 된다고

가슴이 아픔을 풀어 주는 것이지

 

(감상: 용서는 상대를 위한 것이기 전에, 나를 치유하고 나를 어루만지는 것이다. 가슴 짓눌리며 괴로워하고 상처받는 것보다 상대를 용서해서 이제 그만 나의 아픔을 풀어주자.)

 

<죄> 함민복. 시

 

불완전한 인간을 만든

신의 

애프터서비스는 

용서다.

 

(감상: 불완전하기 때문에 인간이다. 용서하는 것은 신의 뜻다.)

 

마치며

맹자는 가는 자, 오는 자 막지 말고 순리에 맡겨라.

세종대왕은 너그럽게 포용하라.

기형도 시인은 잃어버린 사랑을 잊기로 하고 그 추억을 빈집에 가둔다.

남정림 시인은 너를 용서하는 것이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 

함민복 시인은 용서하는 것은 신의 뜻이다.

 

순리로 포용하고, 잊고 용서하는 것이 나를 사랑하는 것이며, 신의 뜻이다.

 

깊은 상처와 아픔이 있었지만,

용서하려는 마음,

그리고 포용,

그것이 바로 멋진 인생이다.

 

(참고문헌: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나무위키/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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