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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 15

자업자득(自業自得)

'말'은 곧 그 사람이다 '이거 해도 될 말인지 모르겠는데'라며, 비밀스럽게 꺼내는 말은 대부분 하지 않는 게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도 있지만, '혀 아래 도끼가 들었다'는 속담도 있듯이 언제 어디서나 말을 조심해야 한다. 권상시욕(權相示辱): 권 정승을 욕보이다 어느 날, 안(安) 정승이 길가는 스님을 불러 세웠다. '스님 물어볼 말이 있는데요' '어서 물어보시지요" '나는 안(安)씨 성을 가진 사람인데, 이웃 사는 친구 권(權) 정승이 자꾸만 저에게 '계집이 갓을 쓴 (安)' 성씨라며 놀려서 오늘도 말다툼을 했네요. 나를 자꾸 놀리는데 권정승을 어떻게 혼내줄 묘책이 없겠는지요?' 한문을 좀 안다고, 남의 성씨를 풀어서 트집 잡고 놀리는 '권'정승의 나쁜 습..

문학 2023.12.08

운명

타고난 내 운명 우리는 살아가면서 '운명'이라는 말을 쓴다. '이건 내 팔자야. 내 운명이야' 어떤 일을 자포자기하거나, 쉽게 인정하고 싶은 마음에서 나름의 '운명'으로 치부해 버리는 것이다. 과연 우리는 정해져서 타고난 운명으로 살아가는 것인가. 그렇다면 그 운명은 고쳐지지 않는 것인가. 천양희. 시 파도는 하루에 70만 번씩 철썩이고 종달새는 하루에 3000번씩 우짖으며 자신을 지킵니다 용설란은 100년에 한 번 꽃을 피우고 한 꽃대에 3000송이 꽃을 피우는 나무도 있습니다 벌은 1kg의 꿀을 얻기 위해 560만 송이의 꽃을 찾아다니고 낙타는 눈이 늘 젖어 있어 따로 울지 않습니다 일생에 단 한번 우는 새도 있고 울대가 없어 울지 못하는 새도 있습니다 운명을 누가 거절할 수 있을까요 (감상: 파도는..

문학 2023.12.06

'눈치' 없는 사랑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 '동백꽃'에서, '나'와 '점순'은 소작인과 마름의 자식으로, 순박한 시골 청소년의 사랑을 익살스럽고 유쾌한 현실로 표현한다. 눈치 없고 모자라는 ’나‘가 점순의 은근한 사랑 표현을 알지 못해 해학적 싸움이 벌어진다. 김유정 작가는 춘천 출생으로 연희전문학교 문과를 중퇴했으며, 문학세계는 삭막한 농촌 현실과 연민의 아픔을, 웃음을 통해 희화적, 해학적으로 드러낸다. 김유정. 단편소설(부분) '힐끔힐끔 돌아보더니 행주치마의 속으로 꼈던 바른손을 뽑아서 나의 턱 밑으로 불쑥 내미는 것이다. 언제 구웠는지 아직도 더운 김이 홱 끼치는 굵은 감자 세 개가 손에 뿌듯이 쥐었다. '느 집엔 이거 없지.' 하고, 생색 있는 큰 소리를 하고는 제가 준 것을 남이 알면 큰일 날 테니 여기서 얼른..

문학 2023.12.04

'개판 오 분 전'

개판 오 분 전(going to the dogs) '개판 오 분 전이구나. 뱃가죽에 화약 냄새가 나게 해 줘야 쓰겠어?' 1978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인 박영한의 소설 '머나먼 쏭바강'에 나오는 대목이다. 개판 오 분 전이라는 말은 '무질서하고 난잡한 상태'를 이르는 비속어로, 가끔씩 쓰이는 말이다. '개판 오 분 전'은 강아지, 개들이 장난을 쳐서 엉망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시작된 어원을 보면은 우리 민족의 가슴 아픈 사연이 깃들어 있다. 질서 없이 수선스럽다는 말은 개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배고픈 사람들의 일시적 무질서에서 나온 말이다. '개'들의 항변 '우린 억울하다' 6.25 전쟁 당시 많은 피난민들이 낙동강 이남의 부산에 몰렸을 때의 이야기다. 지금의 부산 국제시장 근처에 피난민들..

문학 2023.12.02

12월의 시(詩)

벌써 12월입니다. 한 장 한 장 넘기던 달력이 마지막에 왔네요. 일 년 동안의 일들을 뒤돌아 보며, 훈훈한 12월이 되길 소망합니다. 목필균. 시 마지막 달력을 벽에 겁니다 얼굴에 잔주름 늘어나고 흰 머리카락이 더 많이 섞이고 마음도 많이 낡아져 가며 무사히 여기까지 걸어왔습니다 한 치 앞도 모른다는 세상살이 일 초의 건너뜀도 용서치 않고 또박또박 품고 온 발자국의 무게 여기다 붙여놓습니다 제 얼굴에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는 지천명으로 가는 마지막 한 달은 숨이 찹니다 겨울바람 앞에도 붉은 입술 감추지 못하는 장미처럼 질기게도 허욕을 쫓는 어리석은 나를 묵묵히 지켜보아 주는 굵은 나무들에게 올해 마지막 반성문을 써 봅니다 추종하는 신은 누구라고 이름 짓지 않아도 어둠 타고 오는 아득한 별빛같이 날마다 ..

문학 202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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