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자업자득(自業自得)

e길 2023. 12. 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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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곧 그 사람이다

'이거 해도 될 말인지 모르겠는데'라며,

비밀스럽게 꺼내는 말은 대부분 하지 않는 게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도 있지만,

'혀 아래 도끼가 들었다'는 속담도 있듯이 언제 어디서나 말을 조심해야 한다.

 

권상시욕(權相示辱): 권 정승을 욕보이다

 

어느 날, 안(安) 정승이 길가는 스님을 불러 세웠다.

'스님 물어볼 말이 있는데요'

'어서 물어보시지요"

'나는 안(安)씨 성을 가진 사람인데, 이웃 사는 친구 권(權) 정승이 자꾸만 저에게 '계집이 갓을 쓴 (安)' 성씨라며 놀려서 오늘도 말다툼을 했네요. 나를 자꾸 놀리는데 권정승을 어떻게 혼내줄 묘책이 없겠는지요?'

 

한문을 좀 안다고, 남의 성씨를 풀어서 트집 잡고 놀리는 '권'정승의 나쁜 습관을 단단히 고쳐주리라 생각하고 스님에게 도움을 청한 것이다.

 

스님이 빙그레 웃으며, 

'내일 이 시간에 여기를 지나갈 테니 '권'정승을 부르고, 지나가는 저를 불러 주시면 소승이 해결하겠습니다.'

 

다음 날, 스님이 그 집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안'정승이 급히 스님을 불렀다.

'스님, 출출할 텐데 차나 한잔하고 가시지요'

스님이 '안'정승의 집에 들어가서 차 한 잔을 마시는데, 동석한 '권'정승이 스님에게 묻는다.

 

'스님, 성씨가 어떻게 되시오?'

 

'예, 소승은 성이 복잡합니다. 어머니가 저를 가질 적에, 네 사내와 관계를 하였기에 누가 저의 부친인지 알 수가 없어서, 네 분의 아버지 이 씨, 노 씨, 엄 씨, 최 씨를 모두 하나씩 합하여 성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권'정승은 깔깔깔 웃으면서,

'참, 아버지가 많아 좋겠네요, 재미있구려. 그래서 성을 어떻게 만들었소.'

 

'말씀드리기 민망합니다만,

 

이(李)씨, 아버지에게는 나무 목(木) 한 그루를 가져오고

노(盧)씨, 아버지에게는 풀 초(艸) 한 포기 가져오고

엄(嚴)씨, 아버지는 관계를 두 차례 가져, 입 구(口) 두 개를 가져오고

최(崔)씨, 아버지는 새 추(隹) 자로 새가 스스로 날아와서

권(權)씨, 성을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권'정승은 자신의 성씨를 욕보이는 스님의 이야기를 듣고, 얼굴이 빨개져서 소리를 질렀다.

 

'에잇, 천하의 땡 중 같으니라고'

 

같이 이야기를 듣던 안(安) 정승은 큰 소리로 웃으며, 

'뭐 네 명의 아버지라고' 하면서 떼굴떼굴 굴렀다고 한다.

 

'까만' 약점(icons8.kr)

 

약점도 아닌 것을 놀림감으로  덮어 씌우며, 트집 잡고 무시하는 '권'정승은 그 나쁜 버릇을 고쳤을까.

자업자득(自業自得), 자기가 지은 죄, 꼭 자기에게로 돌아온다.

 

복리전서 (福利全書)

조선후기의 유학자 심대윤(沈大允)의,  '복리전서'라는 책은,

천하의 '백성이 모두 복을 누리고 재앙을 면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만들었다.

그 책에서는,

 

'선을 행하면 당장 복을 받지는 못하더라도

결국에는 반드시 복을 받으며,

악을 행하면 당장 화를 당하지는 않더라도

결국에는 반드시 화를 당한다.'

 

언젠가는,

선행은 반드시 보답을 받고,

악행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른다는 뜻이다.

나의 대가 아니라면 후대의 자손에게라도 이루어진다고 말하고 있다.

 

마치며: 수양이 부족하면 '말'이 번잡하고, 주관이 없으면 '말'이 거칠다.

말은 곧 그 사람의 품격이다.

말해서는 안 될 것을 말한다면 이는 '말'로서 품격을 잃은 것이고,

곧 그 사람의 품격은 없는 것이다.

 

품격 있는 '말'로 나를 다잡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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