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의 명승지인 선암 계곡의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과 사인암, 그리고 남한강가의 구담봉, 옥순봉, 도담삼봉과 석문을 '단양팔경'이라고 부른다. 팔경의 제2경인 사인암은 하늘을 향해 70m 높이로 치솟은 기암절벽이다. 고려 학자인 '역동 우탁' 선생이 정 4품 '사인' 벼슬을 지낼 때 즐겨 찾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사인암
단양에서 남쪽으로 6km 지점의 상선암과 중선암 사이, 해발 750m 덕절산 줄기에서 내려와 운계천에 접해 하늘을 찌를 듯 서있는 암벽 '사인암'은 대강면 사인암리에 위치한다. 운계천의 옥같이 흐르는 맑은 물과 첩첩이 쌓아 올려져 하늘에 치솟아있는 절벽과, 멋지게 어우러진 노송들이 일품이다.
'사인암' 마을은 민박촌이 형성되어 있고, 차 전문점과 먹을만한 민물 매운탕 식당이 있다. 차로 10분 이내 거리에 '대만족'이라는 나물 반찬과 능이, 고기도 일품인 식당(단양군 대강면 단양로 216)이 있다. 깔끔한 시설에 음식 또한 깔끔하고 맛있어서 추천하고 싶은 맛집이다.
도담삼봉
여행 첫날 서울에서 2시간 30분 걸려서 사인암 숙소에 도착했다. '대만족'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명승 제44호 자연유산 '도담삼봉'을 향했다. 삼봉은 원래 강원도 정선군의 삼봉산에서 홍수 때 떠내려와 지금의 도담삼봉을 만들어 단양에서는 정선군에 매년 새금을 낸 적도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이 만들어낸 원추모양의 봉우리로 남한강이 휘돌아 이룬 깊은 못에 크고 높은 장군봉을 중심으로 세 개의 봉우리가 우뚝 솟아 그 형상이 기이하고 아름다우며 남한강과 어우러져 뛰어난 절경을 보여 주고 있다. 조선 개국 공신 정도전이 자신의 호를 삼봉이라 할 만큼 젊은 시절을 아름다운 정경에 취해 이곳에서 보냈다. 도담삼봉은 단양군수를 지낸 퇴계 이황 선생을 비롯 추사 김정희, 단원 김홍도, 황준량, 홍이상, 이방운 등 저명인사들이 시와 그림을 남긴 곳이다.
도담삼봉 바로 옆에 계단을 따라 300m쯤 오르면 무지개를 닮은 '석문'(명승 45호)이 너른 품을 활짝 열고 있다. 자연의 솜씨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조형미가 돋보이는 석문은 울창한 수풀로 한껏 치장하고 멋들어진 풍경 속으로 녹아들어 있다. 동그랗게 열린 석문 안에 남한강의 시원한 풍경이 가득 차 있으며, 남한강의 물길을 따라 보트를 타며 바라보는 석문의 풍경도 역시 일품이다.
스카이 워크와 잔도길
석문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스카이 워크'도 가볼 만한 곳이다. 남한강 수면에서 80~90m 위에, 25m 높이로 세워진 '만천하 스카이워크' 전망대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전용 버스로 시설에 접근한다. 멀리 소백산 연화봉까지 감상할 수 있으며 남한강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말굽형의 전망대에 쓰리 핑거(세 손가락) 형태의, 길이 15m, 폭 2m의 고강도 삼중 유리를 통해 발밑에 흐르는 남한강을 내려다보며 절벽 끝에서 걷는 짜릿함이 일품이다. 전용버스에서 내려 주차장까지 30여분 걷는 '잔도길'도 꼭 추천하고픈 아름다운 길이다. 잘 꾸며진 데크길이 남한강 위를 굽이 굽이 아슬아슬 돌아 나가며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4월에는 벚꽃이, 5월이면 장미터널이 멋있다고 한다.
유람선과 청풍호반 케이블카
단양군 '장회나루'와 제천시 '청풍나루'를 왕복하는 관광 유람선은 대형 선박이다. 1시간 30분 정도 소요 되며, 승선 신고서를 작성하고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일요일 아침 8시 30분 정도에 벌써 자리가 없다. 공휴일 예약 없이는 배를 타기 힘들다. 1박 2일, 배틀트립 촬영지라 유명세를 타서 관광객이 몰린다고 한다. 1층도 좋지만 청풍명월을 즐기려면 2층이 좋다. 물속에 비치는 그림자가 거북이 등 문양과 같아서 붙였다는 제4경인 '구담봉'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다음으로는 등산코스로 각광받고 있는 제천시 관내인 '금수산'이 보이고, 바로 이어서 기암괴석이 대나무 순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제5경 '옥순봉'이 보이며 단양 8경 중 유일하게 제천시 수산면에 속한다. 옥순대교를 지나 청풍대교에 오면 곧 나루에 도착한다. 장회나루에 도착하면 오는 쪽에 전망대가 있다. 거기에는 퇴계 이황의 조형물이 있고, 최고의 경치를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조금만 가면 케이블카가 있는데, 시간 여유가 있으면 타고, 그렇지 않으면 단양 구경시장도 좋다고 한다. 유람선과 케이블카는 중복되는 경치라 하나만 타도 좋을 듯하다.
탄로가 (우탁)
한 손에 가시 쥐고 또 한손에 막대 들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백발은 막대로 치려했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늙어감을 탄식한다는 시인데, 탄식보다는 여유와 유머가 있으며 허허 웃으며 늙음을 받아들인다는 듯한 관조적인 멋과 넉넉함의 시이다. 사인암 옆의 절 '청련암'옆 쪽문에 시비가 있다.)
<단양 여행 가볼 만한 곳>
(단양잔도ㅡ만천하스카이워크ㅡ도담삼봉, 석문 ㅡ단양 구경시장 ㅡ고수동굴 ㅡ유람선 ㅡ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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