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홀로서기

e길 2024. 6. 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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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된 부인

 
미국의 한 중년부부가 있었는데 아내의 시력이 너무 나빠서 눈 수술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수술이 잘못되어 실명을 하고 말았다.
 
그 후 남편은 매일 같이 아내의 직장까지 아내를 출근시켜 주고,
하루 일과가 끝난 후에는 집까지 데리고 왔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아내에게 서로 직장이 너무 멀으니 혼자 출근하라고 말을 하였다.
이 말을 들은 아내는 남편에게 너무 섭섭해했고, 
사랑하는 남편이 그런 말을 한 것에 대해 배신감까지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는 이를 악물고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한 후, 그다음 날부터 혼자 출근하기 시작했다.
지팡이를 짚고 버스를 타고 하면서, 많이 넘어지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혼자 다니는 훈련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익숙해진 2년 후,
버스 운전기사가 어느 날, 부인에게 이렇게 얘기하였다.
 
'부인은 참 복도 많습니다. 좋은 남편을 두었네요.
매일 남편이 뒷자리에 앉아 지켜 주고, 부인이 직접 건물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보다가,
등뒤에서 손을 흔들어주는 보이지 않는 격려를 해주니까요.'
 
그날은 남편이 몸이 아파, 버스를 타지 못한 날이었다.

 

홀로서기(Pixabay)


 

 

< 홀로서기> e길. 시

 
늪에
빠지고

걸려 넘어지던 자전거
 
드디어
누구의 힘도 없이
누구의
붙잡음도 없이 제 스스로 일어섰다
 
혼자 우뚝 서
거친 풍파를 밀쳐 가는 
그 우렁찬 발걸음은
 
새까만 뻘을 기어 다니다
벌떡 일어선

성난 두 바퀴의
당찬 부르짖음이리라.
 
커져가는

거대한 세상의 무게

다 짊어지고
한 바퀴 한 바퀴 

지구의 고독과 함께 가는 발자국
 

살 없는 자갈길

퀭한

물 먹은 눈 발목을 잡아도

세상 외로움

함께 지고 가리라

 

홀로 선다는 것은

결국

넘어져 뒹굴어야 일어날 수 있는 것

서서 구르는 바퀴가 외치는

세상을 향한 절규였음을!
 
(감상: 깊은 수렁에 빠지고 넘어지다 드디어 일어섰다. 힘차게 밀고 가는 그 발걸음은 홀로 선, 가슴에 맺힌 울부짖음이었다. 하지만 세상의 무게는 더 점점 늘어만가고, 울퉁불퉁한 비포장길 흙탕물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그러나 세상의 외로움 모두 등에 지고 함께 갈 것이다. 결국 홀로 선다는 것은 넘어져야 하는 것이다.)


 

마치며: '자신을 믿고 홀로 서라'


'
자신의 생각을 믿으며, 자신이 진실이라고 여기는 것을 모든 사람들도 진실이라고 생각하리라 믿는 것, 이것이야 말로 비범한 재능이다.'

 
'에머슨'은 미국의 탁월한 철학자이자 시인이다. 그를 빼놓고는 미국의 사상과 문학을 논하기 어렵다.
링컨 대통령은 그를 '미국의 아들'이라 칭송했으며, 오바마 대통령도 그의 저서 '자기 신뢰'를 셰익스피어의 희곡에 버금간다고 예찬했다.

 

'우리는 홀로 설 수 있고 홀로 서야만 한다.
외부의 의존 대상들을 모두 떨쳐버리고 홀로 설 때 비로소 강해지고 승리할 수 있다.
우리에게 한 명의 지원병이 도착할 때마다 우리는 그만큼 약해진다.
다른 사람에게 아무것도 구하지 말고, 모든 것을 스스로 하라.
그러면 무한한 변화 속에서 우리의 확고한 기둥이 모든 것을 떠받쳐줄 것이다.'
 
에머슨은 자기 자신을 믿고, 홀로서기를 해야 성공할 수도 행복해질 수도 있다고 설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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