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흔들 흔들 팔랑귀

e길 2024. 6. 1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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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랑귀

 
남의 말에 쉽게 흔들리는 사람을 팔랑귀라고 한다.
자기 줏대가 없어 별거 아닌 것에도 쉽게 혹해 어리석은 행동을 보인다.
 
대부분의 팔랑귀는 순수하게 경험부족으로 발생한다.
어떤 특정한 분야에 특출 나서 그 분야에만 매달리다 보니 다른 부분에서는 경험이 떨어져 그런 경우가 있다.
이런 팔랑귀들은 본인보다 주위 사람들이 더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팔랑귀(Freepik)

 

당나귀 팔러 가는 아버지와 아들

 
옛날 어떤 아버지와 아들이 당나귀를 팔러 장에 가고 있었다.
아버지는 당나귀 고삐를 붙잡고, 아들은 그 뒤를 따라가고 있었는데, 
 
주막 앞에 모여 있던 장사꾼들이 그 광경을 보고,
저기 저 어리석은 사람 좀 보게, 당나귀를 타지 않고 힘들게 끌고 가고 있잖은가?

그러자 아버지는, 정말 장사꾼의 얘기가 맞아. 당나귀는 원래 짐이나 사람을 태우는 데 쓰는 동물이 아닌가.
그러면서 당나귀 등에 아들을 태웠다.
 
얼마를 가다 보니 정자 위에 노인들이, 당나귀 위에 앉아 있는 아들을 보고 혀를 끌끌 찼다.
저, 저런 고얀 경우가 있나.
아버지는 힘들게 당나귀를 끌고 있는데 아들이란 놈은 편안하게 당나귀를 타고 가다니! 
아비란 사람도 그렇지, 아들 버릇을 저따위로 가르쳐서야 원.
 
아버지는, 노인분들의 말씀이 옳아. 내가 아들놈 버릇을 망치고 있군. 아들을 내리고 자신이 당나귀에 올랐다.
 
얼마쯤 지나자 개울가에서 빨래하던, 아기 업은 아낙네들을 만났다.
아유, 가엾기도 해라. 저 조그만 아이가 이 뙤약볕에서 터덜터덜 걸어가고 있어. 정말 못된 아버지야.

아버지는 얼굴이 빨개지면서, 아낙네들의 말이 옳아. 저 조그만 녀석이 얼마나 다리가 아프겠어.
아버지와 아들은 동시에 당나귀에 올라타고 길을 갔다.
 
얼마쯤 가니 우물가에 마을 아가씨들이 있었다.
어머머, 얘들아 저것 좀 봐, 저렇게 조그만 당나귀 위에 두 사람이나 타고 가고 있어.
아이, 가엾어라. 당나귀가 힘이 들어 헉헉거리잖아! 
아마 장에 팔러 가는 모양인데, 저러다간 장에도 못 가고 죽어 버리겠어.
 
아가씨들의 말이 옳아. 당나귀가 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죽어 버리면 큰일이 아닌가.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고 아버지는 혼란스러웠다.
 
이때 지나가던  나그네가, 그러지 말고 둘이서 당나귀를 짊어지고 가면 될 것 아니오.
'별것도 아닌 고민을...'
그래 아버지와 아들은 당나귀를 짊어지고 갔다.

 그런데 다리를 건널 때 당나귀가 갑자기 푸드덕하고 버둥대자 그만 등에서 떨어져 물속에 풍덩 빠져 버렸다.

 

 

낙지(Pixabay)


 

<낙지머리 대머리> e길. 시

낙지는 
부드럽지만
통 
의견이 없어
싫다 좋다 말 못 하고
자존감 떨어지게 여기저기 막 붙어
 
당당해라
항상
휘둘리지 말고

목숨은
정해진 유통기한 없어

 

이리 팔랑

저리 팔랑거리다
스미다 가는 뜨내기 들에
휩쓸려 빨리는 거야

 
밀려오는
바다의 은근한 속삭임에
벌써 

끈적거리는 너의 몸

 

흔들리는 물결에 리듬을 타며

그대라면

내 다리 하나쯤은 절뚝거려도 좋아

흐느적흐느적......

 

그러다 가는 거야

네 몸 조각조각
탕탕이로 다 주어도 
어느 누구 고마운지 몰라
이런

낙지머리 대머리

낙지머리 빈머리!
 
(감상: 낙지는 성격이 순하고 참 좋지만, 중심이 없어 이리저리 흐느적 거린다. 어디 가도 참 좋은 사람은 남들에게 평은 좋지만 의외로 왔다 갔다 결정을 못한다. 싫어도 싫다 표현을 못하고 속으로 혼자 스트레스를 받는다.)

 

마치며

 
갈팡질팡하면, 확신 없는 나는 힘들어진다.
또, 다른 사람의 말을 무조건 옳다고 말하면 오히려 좋은 사람으로 평가받지 못한다.
 
세상을 들여다보는 힘을 길러야 한다.
책을 많이 읽어서 간접경험을 많이 쌓아야 한다.
 
나의 중심을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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