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e길 2024. 1. 2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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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과 박서방의 차이

아주 옛날, 고기를 파는 백정을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고 무시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어느 날 푸줏간에 두 명의 손님이 왔다. 먼저 들어선 양반 손님은 거칠고 사나운 말투로 말을 한다. 

 

'야, 고기 한 근에 얼마야?'

'네, 열 냥입니다.'

'더럽게 비싸네. 야 백정, 여기 고기 한 근 대령해'

푸줏간 주인은 말없이 정확히 한 근을 저울에 달아 내어 놓았다.

 

두 번째 양반 손님은 부드러운 말씨로 주문한다.

'박서방, 나도 고기 한 근 주시오'

그런데 두 번째 손님에게 내놓은 고기는 얼른 보기에도 두 근은 넉넉히 되어 보였다.

 

그러자 먼저번 양반 손님이 얼굴을 붉히고 화를 냈다.

'아 아니, 똑같이 한 근 값을 냈는데 이럴 수가 있어?

'어르신, 어르신 드린 한 근은 백정이 드린 한 근이고, 저 어르신께 드린 한 근은 박서방이 드린 한 근 입니다.'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하며 아무 말도 못 하고 그 양반은 도망치듯 자리를 떠났다.

 

이렇듯 '가는 말이 좋아야 오는 말이 좋다'는,

내가 먼저 예의를 지키며 고운 말을 사용해야 상대방도 나에게 친절을 베푼다는 뜻의 속담이다.

 

정육점(Preepik)

 

< 오가는 정> e길. 시

 

'래어불미(來語不美)

거어하미(去語何美)'

오는 말이 곱지 못한데

가는 말이 어찌 곱겠는가

 

네가 웃으면      

유리 속에 멋진 너의 미소     

거울은 결코 먼저 웃지 않는다

너의 웃음 데칼코마니 미소 띤 나

 

의도치 않은 실수

'야, 이 녀석 너 바보야' 하면

반대로 약속 일 분만 늦어도, 무겁니 

'너는 머릿속에 돌만 들었어?' 

 

가는 정 오는 정

약속 따윈 필요 없는 우리의 리그 

오징어 쓴 함잡이 부산 너의 처갓집

같은 서울 내 혼인 술 병에 못 온 너

 

아래층 이웃 베란다 흡연

간접 공해에 정중한 호소

불쾌한 말투 내 집에서 내 자유

자기주장만 하는 고지식 꼰대

 

취미 모임 매사 불만 컨플레이닝

설득해도 막무가내 저만 옳다는

싸가지 불변의 원칙, 강퇴시키면

기상천외한 또 다른 미친 젊 꼰

 

웃자고 한 말 시비 걸며

죽자고 덤벼드는

무례한 막말로 선을 훅 넘은

잠깐, '금 밟으셨어요'

 

(감상: 우리는 일상에서 무례한 사람을 종종 만난다. 또 실수나 사소한 꼬투리를 잡아 윽박지르는 사람도 있다. 베란다에서 흡연하여 위층까지 피해를 주면서도 '내 알바 아니다' 배짱을 부리고, 취미 모임에서 사사건건 꼬투리를 잡는 이상한 사람도 있다. 좋은 말하며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는 성숙한 사회인이 되어야 한다.) 

 

마치며: 좋은 사람이 나를 젊게 한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우리는 잘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고운 말과 행동을 몸과 마음으로 지켜 나가서, 나를 젊게 하는 '좋은 사람'되시기 바란다.

 

'세상을 살다 보면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중에는 만나면 기분 좋고 마음이 편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왠지 만나는 것이 꺼려지고 만나기 싫은 사람도 있다. 싫은 사람은 만나지 않으면 그만이고 멀리 떨어져 살면 되지만, 어찌 마음에 드는 사람만 골라 만날 수 있을까.

 크고 작은 나무들이 한데 어우러져 숲을 이루듯,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티 스토리 '미소천사' 물망초님의 '좋은 사람이 나를 젊게 한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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