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인생 '돌부리'

e길 2023. 11. 1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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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돌멩이

한 소년이 걷고 있었다.

화창한 날에 기분 좋게 길을 올라가던 소년은 튀어나와 있던 돌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이런 돌멩이가 왜 사람들 다니는 길에 있을까'

 

소년은 삽으로 돌부리를 캐내기 시작했다. 파헤치자 점점 돌의 엄청난 크기가 드러났다.

땅 위에 보이는 돌은 사실 큰 바위의 일부분으로 조금만 땅 위로 나와 있었던 것이다. 

소년은 놀랐지만,

'다시는 다른 사람들이 돌부리에 넘어지지 않도록 파내야겠어'

계속해서 거대한 돌을 파내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파내었지만 바위는 점점 더 커져만 갔고, 해가 지기 시작했다.

 

안 되겠다.

어둠이 오기 전에 일단 구덩이를 덮어놓자.

'캄캄한 밤에 사람이 빠질지도 몰라'

소년은 파놓았던 흙으로 다시 덮기 시작했다.

 

그런데 소년이 걸려 넘어졌던 돌부리도 흙에 덮여 점점 보이지 않게 되었다.

'왜 처음부터 이 방법을 생각하지 못했을까?'

소년은 없어진 돌부리를 보며 주저앉아 웃고 말았다.

 

길 가는 소년(Unsplash)

 

<넘어져 본 사람은> 이준관. 시

 

넘어져 본 사람은 안다

넘어져서 무릎에 

빨갛게 피 맺혀 본 사람은 안다.

땅에는 돌이 박혀 있다고

마음에도 돌이 박혀 있다고

그 박힌 돌이 넘어지게 한다고.

 

그러나 넘어져 본 사람은 안다

넘어져서 가슴에

푸른 멍이 들어 본 사람은 안다

땅에 박힌 돌부리

가슴에 박힌 돌부리

붙잡고 일어서야 한다고

그 박힌 돌부리가 일어서게 한다

 

(감상: 누구나 어릴 때 넘어져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무릎이 깨져 피가 나고 파랗게 멍이 들고, 어렸을 적에는 많이 아팠다. 성장하고 사회에 나와서는 어렸을 적 '돌'들이 곳곳에 많이 있어 넘어지게 하고, 푸른 멍이 들게도 한다. 그러나 그 돌부리를 이겨내고 일어서야 한다. 넘어져 본 사람은 일어나야 한다고, 아니 꼭 그 고난을 딛고 일어설 수 있다며 일어나고야 만다. 

마음에, 가슴에 맺힌 상처를 거울삼아 이겨내서 꼭 성공하자는, 아니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있다.)

 

덮어주는 아름다운 삶

그렇다. 

우리도 살아가다 보면 나에게 상처를 주거나, 나를 넘어지게 했던 내 인생의 돌부리가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나로 인한 것이든, 남으로 인한 것이든 파헤치지 말고 덮어주자.

그것이 더 쉽고 온전한 방법이며,

남의 허물을 덮어주는 삶도 참 아름다운 것이다.

 

 

마치며: 'e길'을 가는 지혜와 용기

인생의 길 곳곳엔 돌부리가 있다.

돌부리를 알고 나면 두려움에 웅크리게 되고, 다른 평범한 길, 편안한 길을 가야 하지 않냐고 갈등하게 된다. 실패를 감당할 수 있겠냐고...

그때마다 가는 길에 의구심이 생겨 주춤하게 된다.

 

돌부리에 차이고 큰 산에 막히는 것이 '길'이다.

그렇다면 아닌 '길'은 물러서고, 가야 하는 '길'은 더욱 힘을 써야 한다.

그게 'e길'을 가는 자의 지혜이며 용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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