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거짓말'

e길 2023. 11. 1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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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선의의 거짓말도 있지만,

남을 이용하기 위한 거짓말이 아니라며, 대수롭지 않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거짓말을 한 번 하기란 쉬운 일이다. 

그러나 꼭 한 번만 거짓말하기란 어렵다.

거짓말을 할 때마다 이빨이 하나씩 빠진다면, 성한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스웨덴 속담)

 

거짓말하는 여인(Freepik)

 

<거짓말> 최대호. 시

 

오빠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거짓말하는 사람이라고 했지

 

근데 넌 왜

만날 때마다 거짓말하냐?

 

니가 어제 나한테

오늘 대충 하고 나온다고 했지? 

 

근데 왜 이렇게 예뻐.

 

(감상: 유머 있는 센스쟁이 작품이다.)

 

 

두 개의 양초

 

어느 한 남자가 이사를 했다.

이삿짐을 한참 정리하고 있는데 갑자기 전기가 나갔다. 

양초와 성냥을 거의 찾았을 때, 똑똑하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문을 열었더니 한 아이가 서있었다.

 

'아저씨 양초 있으세요?'

 

이사 온 첫날부터 양초를 빌려 달라고 하다니,

빌려주면 앞으로도 계속 정전될 때마다 양초를 빌려달라고 할 거야. 이런 생각을 하고,

 

'애야 우리 집에는 양초가 없단다' 대답하고 문을 닫으려는 순간 아이가 소리쳤다. 

'제가 양초를 가지고 왔어요' 아이는 양초 두 개를 내밀었다. 

 

남자는 어둠 속에서도 초롱초롱 빛나는 아이의 맑은 눈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그 촛불은 밤의 어둠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평생 어둡게 살았던 내 마음을 밝히기에 충분했다고,

그 남자는 이야기를 했다.

 

(감상: 당신은 양초를 내미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양초가 없다고 거짓말하는 사람일까요?)

 

<거짓말> 공광규. 시

 

대나무는 세월이 갈수록 속을 더 크게 비워가고

오래된 느티나무는 나이를 먹을수록

몸을 썩히며 텅텅 비워간다

혼자 남은 시골 흙집도 텅 비어 있다

머지않아 쓰러질 것이다

 

도심에 사는 나는 나이를 먹으면서도

머리에 글자를 구겨 박으려고 애쓴다

살림집 평수를 늘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친구를 얻으려고 술집을 전전하고

거시기를 한번 더 해보려고 정력식품을 찾는다

 

대나무를 느티나무를 시골집을 사랑한다는 내가

늘 생각하거나 하는 짓이 이렇다

사는 것이 거짓말이다

거짓말인 줄 내가 다 알면서도 이렇게 살고 있다

 

나를 얼른 패 죽여야 한다 

 

(감상대나무와 느티나무는 나이가 먹을수록 자신을 비워 간다. 그러나 인간은 욕심을 채우려 하면서도, 

자연처럼 마음을 비우고 산다고 거짓말을 한다. 그래서  '사는 것'이 거짓말이라고 시인은 말하고 있다.

시인 역시 '나를 얼른 패 죽여야 한다'라고 우리에게 재치 있는 거짓말을 하고 있으며,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산다는 재미있는 표현을 쓴다. )

 

마치며

'I'm not upset that you lied to me,

I'm upset that from now on

I can't believe you.'

 

'당신이 나에게 거짓말을 해서 화가 난 게 아니다.

지금부터 내가 당신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

나는 화가 난다.'

 

(거짓말: 조항조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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