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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사 정관스님, 다큐멘터리 "셰프스 테이블"의 '사찰 음식 '

e길 2023. 4. 18.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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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들의 삶과 철학, 그들의 레스토랑을 현장감 있게 담아낸 다큐멘터리 시즌3에, 뉴욕타임스가 '세계에서 가장 진귀한 음식'이라고 극찬한 백양사 천진암 주지 정관스님의 사찰음식이 등장했다. 스님이 출연한 다큐멘터리는, 베를린 영화제 '컬러너리 시네마' 섹션에 스님과 초청되어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매스컴으로 사찰음식을 알리다

2019년 2월, 폭설을 뚫고 장성 백양사 천진암에 개그우먼 박나래가 나타났다. 화장기 없는 민낯에 풍덩한 법복을 입고서, 천진암 정관스님의 사찰음식을 맛보는 장면은 온 국민들 뇌리에 진하게 남았다.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나온 지가 몇 년이 지났건만 지금도 검색창엔 정관스님과 박나래가 연관검색어로 뜨고 재미난 명장면들이 여기저기 떠다니고 있다.

'고불총림' 백양사 입구 '천왕문'

정관스님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건 2015년 TV 프로그램 '아벡에릭'에 출연하면서부터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정관스님이 세계에서 가장 고귀한 음식을 만들고 있다'며 스님의 사찰 음식을 극찬했다. 이듬해 넷플릭스가 제작한 시즌3에 출연하면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스님은 '넷플릭스에서 처음 제의가 왔을 때, '저는 셰프가 아니고 수행자'라면서 출연을 거절'했는데, 넷플릭스 측에서 한국의 음식 문화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소개하고 싶다고 계속 설득해서 출연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지금도 많은 연예인과 셰프들이 음식을 알고 배우기 위해 찾아오고, 사찰음식을 알리기 위한 방송출연도 하고 있다. 올리브 채널에서 신동엽과 성시경이 했던 '오늘은 뭐 먹지?'에 출연하기도 했고, 2020년 묵직한 배우 이동욱이 정관스님에게 애교를 부려 화제가 됐던 네이버 TV '토크가 하고 싶어서'와 2022년 2월 SBS '집사부일체'에서는 정월 대보름 사찰음식에 인생과 철학을 담아 시청자를 감동시켰다.

음식은 '깨달음을 얻는 작품'

정관스님은 열여덟 출가 당시 대구 동화사 양진암에서 음식을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사찰음식을 접했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사찰음식을 시작한 것은, 영암 망월사(대흥사 말사)에서 1989년부터 스무 해를 살면서다. 월출산이 훤히 보이는 청정자연 그대로인 망월사는, 맛나고 귀한 식재료가 가까이에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 지금도 스님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채소를 기른다. 텃밭에서 자라는 그대로 화학 비료를 쓰지 않고, 다듬고, 빠르게 자라게 꼼수를 부리지 않는다. 햇빛과 비, 바람이 농작물을 키우도록 자연에게 맡기는 것이다. 비뚤어지고 흙 묻은 채소가 내 몸을 살리는 약이 되고, 이런 농사법이 자연을 살리는 일이라면서 '재료를 재배하는 일부터 음식을 만드는 일까지 모든 과정이 수행'이라고 강조한다.

정관스님의 '사찰음식' 일부

사찰 음식은 '깨달음을 얻는 작품'이라며 사찰 음식의 매력은 자연 그대로의 맛을 살리는 데 있다고, 한 매체 와의 인터뷰에서 스님은 말했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 자꾸 양념을 보태면서 맛이 변한다'며, '사찰음식은 조미료를 넣지 않아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정화시킨다'라고 했다. 특히 '음식을 통해 자신의 내면세계를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음식은 '잘 먹으면 본전, 탐내서 먹으면 병, 성글게 먹으면 약''

스님은 말한다. "사찰음식은 본래 스님이 수행하면서 먹던 음식이에요. 그래서 정말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기운만 얻을 수 있게 만들어 음식에 거품이 없어요. 음식은 필요한 것보다 더 먹으면 숨이 가쁘고, 소화가 안되고, 몸이 무겁고 그러다 보면 잠이 오고 게으름이 나죠. 그렇게 먹으면 건강도 해쳐요. 최근 먹고사는 것이 넉넉해져 과하게 먹는 사람들이 많아졌죠. 또 고기와 빵 위주의 서구화된 식사를 많이 하면서 몸이 지쳤을 겁니다. 그래서 반대로 필요한 만큼만 먹는 사찰음식에 관심이 생긴 것이 아닐까요. 본디 음식은 잘 먹으면 본전, 탐내서 먹으면 병, 그대로 성글게 먹으면 내 몸에 약이 되거든요"

마치며

정관스님의 '셰프스 테이블' 에피소드에서는 한국의 자연과 농산물, 그리고 야생 식재료들을 이용한 요리를 선보이며, 자연과의 조화와 예술적인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신세계를 표현한다. 정관스님은 요리를 통해 삶의 무게와 본질을 감성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올곧은 철학을 전해주어 큰 여운을 남긴다. 스님의 깊은 철학과 창의적인 요리 과정, 예술적인 표현 방식은 두고두고 회자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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