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백양사 '고불매' 약속

e길 2024. 3. 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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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약속

이솝 우화의 한 토막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고 오히려 은혜를 모르고 목숨을 노린다는 이야기다.

 

늑대가 저녁을 너무 빨리 먹다가 그만 가시를 삼키고 말았다.

늑대는 목에서 따끔거리는 가시를 뽑아내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그러나 목의 가시를 뽑아낼 수 없었다.

그때 긴 주둥이를 가진 학 한 마리가 지나가고 있었다.

 

여보게 친구,

자네의 긴 주둥이로 내 목의 가시를 좀 뽑아줄 수 있겠나.

사례는 충분히 하겠네.

 

학은 늑대의 잎에 긴 주둥이를 집어넣고, 목구멍에 걸린 가시를 어렵게 뽑아냈다.

늑대는 그제야 살 것 같았다.

 

옳지 됐어, 참 시원하군.

그러자, 학은 늑대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자 이제 약속한 사례비를 좀 주시지요, '

그러자 늑대란 놈이 화를 벌컥 냈다.

'이런 배은망덕한 놈 같으니라고.

네 머리가 내 입에 들어갔을 때, 깨물어 토막을 내지 않은 것을 고맙게 생각해라.'

 

학은 날아오르면서, '그래 네 이름이 그래서 늑대구나. 앞으로 후회할 일이 많을 거야'라고 말했다.

이런 소문이 나면서 늑대는 어떤 동물들과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 신의 없는 동물이라 손가락질받으며 외롭게 살아가야 했다.

 

우리가 행복하지 못한 것은 , 

뭐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마음에 감사를 느끼지 못하고 살기 때문이다.

행복하니까 감사한 것이 아니고, 감사하니까 행복한 것이다.

가까운 사람부터 감사한 마음으로, 나 자신에 대한 약속까지도 잘 지켜 나가야 한다.

그러면 행복은 스스로 따라오는 것이다.

 

백양사 '고불매'

 

<'고불매' 약속> e길. 시

백양사 비자나무 눈 벗을 즈음

점점 커져가는 개울물 노랫소리

겨울이 져 가면

이 되어 돌아온다던

고불매의 약속

 

고진 추위 한기 참으며

자손 번영

부처와의 약속 새기며

주름 많은 새색시 

눈동자에 꽉 찬 보름달 떴구나 

 

밤새 

들뜬 산통

뜬 눈으로 지새우고

동쪽 하늘 동트기 전 

간절히 간절히 지었구나

 

명부전 

흔들리는 촛불

한가닥 새어 나오는

엎드린 회한

너는 드디어 홍매화 피었구나

 

맑은 미소

홍조 띤 환한 얼굴

예스러운 등걸의 

인자한 눈엔

너의 농한 향기 그윽하구나

 

(감상: '고불매(古佛梅)'는 전남 장성에 있는, 수령이 350살인 ' 백양사' 매화나무이다. 우리나라 4대 매화나무로, 천연기념물 제486호이며, 4대 매화나무 중 유일한 홍매화이다. 고불매는 노령임에도, 하늘 간 친구가 돌아온 것처럼,  홍조 띤 청춘의 꽃을 피워 낸다. 홍매화의 그 속마음이 고결하다.)

 

마치며

약속의 실천은 나와 타인에 대한 책임감이다.

이미 맺은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삶의 자세가 책임감인 것이다.

 

모든 약속은 책임 엄수를 위해서 많은 약속을 하지 않고 단순화해야 한다.

어찌 보면 단순하게 편한 삶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지키지 못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머슨은 '누구나 약속하기는 쉽다. 그러나 그 약속을 이행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아무리 보잘것없는 약속이라 할지라도, 한 번 약속한 일은 상대방이 감탄할 정도로 정확하게 지켜야 한다.

신용과 체면도 중요하지만 약속을 어기면 그만큼 서로의 믿음이 약해진다.

그러므로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 (카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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