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싸워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웠으며,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잡을 수 없는 저 별을 잡으려 했다" 매너리즘 문학의 세르반테스 소설 '돈키호테'가 마지막 죽으며 한 말이다.
권위주의와 국가주의의 우세 속에 시민적 민주주의는 퇴보하고, 문화의 고급화와 궁정화로 군주들의 이데올로기로 위장한 사회의 시대착오적, 비합리적 낭만주의를 패러디한 최초의 근대 소설이다.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기사도의 이상으로 풍차를 향해 질주하는, 15세기말 '기사적 낭만주의의 부흥'이다.
기사도 문학과 돈키호테
전편은 1605년, 후편 1615년 출간된 '돈키호테'는 '당시의 항간에 풍미했던 기사도 이야기의 권위와 인기를 타도하기 위해서' '기사도 문학'이 등장했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와 주관적 객관적 질서의 간극을 이해하지 못하고 나뉜 두 세계 때문에, 불건전한 이상으로 병적인 허황된 꿈을 꾸게 된다.
돈키호테의 배경이 된 당시의 스페인에서는, 돈키호테가 생각하는 '중갑기병'으로서 기사는 도태된 지 오래고, 총 등 무기의 보편화로 갑옷, 투구 등은 모두 사라 젔다. '기사'는 귀족 군인이 하사 받는 호칭으로나 남아 있었다. 즉 아주 옛날이나 쓰던 중갑을 착용하고, 털이 빠지고 너절한 말을 끌고 다니는 모습은 당시 사람들이 우스워서 폭소를 터트릴만하다.
돈키호테 줄거리와 '매너리즘'
'돈키호테'는 어지러운 세상에 '처자들을 지키고 미망인들을 보호하며, 고아와 가난한 사람을 구제' 한다는 자칭 '편력기사' 돈키호테 데 라 만차와, 애마 '로시난테', 그리고 순진한 '산초'의 모험집 이야기다. 시골 지주인 '알론소 키하노'가 기사도 소설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망상이 심해져서 자신을 진짜 기사 '돈키호테'로 생각하게 되고, 자신이 생각해 낸 가상의 레이디인 '둘시네아' 공주를 그리며 세상의 악을 무찌르기 위해 여행을 떠나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몸을 돌보지 않고 꿈을 이루기 위해 모든 모험을 불사하지만 승리는 단 몇 차례, 거의 항상 부서지고 깨어지는 돈키호테와, 어디까지나 주인에게 충실하기 그지없는 단순 소박한 산초, 이 이상주의자와 현실주의자의 충돌은 독자들에게 끝없는 유쾌함과 해학을 선사한다. 다양하게 삽입된 모든 장르에 걸친 이야기들 속에서, 산초는 수많은 속담과 의견을 쏟아 놓는다. 이것은 사랑과 믿음과 소망의 주제와 맞물려 한 권의 금언집이나 도덕서로 탄생하고도 남을 정도이다.
르네상스에서 바로크로 넘어가는 과도기 때 나타나는 '매너리즘'은, 인공미를 중시하며 늘어진 형태, 과장되고 균형에서 벗어난 조작된 비 합리적인 공간 등 미술분야에서 시작되어 문학 등 다른 예술 분야로 이어졌다. '돈키호테'에서는 성자이면서 동시에 바보, 비극 중 희극의 인물, 우습지만 고상한 주인공과, 과잉의 엽기적인 '그로테스크', 변덕스러움과 소설의 무형식성, 구성의 자의성을 '매너리즘'적 요소라 할 수 있겠다.
세계 최고의 책 1위 '돈키호테'
돈키호테는 세계 최초의 근대 소설이자 스페인의 국민 문학이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품 중 하나로, 전 세계 문학사를 대표하는 걸작이자 고전들 중 하나이다. 2002년에는 노벨 연구소가 주체한 전 세계 유명 작가 100인이 뽑은 최고의 책 1위를 차지했으며, 투표한 작가 50% 이상이 돈키호테에 투표 헸다. 돈키호테의 압도적인 세계적 위상이다. 스페인어 문학에서 '돈키호테'가 차지하는 위상은, 영문학에서 셰익스피어의 '햄릿', 독문학에서 괴테의 '파우스트', 불문학에서 몰리에르의 희곡들이나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이탈리아 문학 단테의 '신곡'에 비견된다. 20세기 최고의 비평가인 '해럴드 블룸'은 최고의 소설로는 '돈키호테'를, 최고의 작가는 셰익스피어를 꼽았다. 5억 부 넘게 팔린 것으로 추정되며,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책 중 하나다. 또한 돈키호테는 성경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많이 번역된 책이라는 명성을 가지고 있다.
마치며
돈키호테는 경전이 아닐지 모르지만, 셰익스피어와 마찬 가지로 우리는 관점을 얻기 위해 그 경전을 벗어날 수 없다. 어떤 해설가는 말한다. '세르반테스'는 글 쓰는 방법을 알았고, '돈키호테'는 행동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이 두 사람은 오로지 서로를 위해 태어난 하나다.
'저 친구는 이성을 상실했거나 아니면 "돈키호테"를 읽고 있는 게로 군.' (지나가는 길에, 포복절도하며 웃는 젊은이를 보면서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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