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구성과 치밀한 묘사, 심오한 주제의식이 두루 빛나는 '오이디푸스 왕'은, 아이스퀼로스, 에우리피데스 와 함께 희랍의 3대 비극 작가인 소포클레스 작품이다. 그는 오이디푸스를 통해, 죽음을 두려워하면서도 진실을 찾기 위해 자기 의지대로 삶을 개척해 나가는 주체적 인간상을 그려 넣었다.
'왕의 로서의 임무 수행과 백성들을 위한 사랑과 열정으로, 나 오이디푸스는 그대들과 모든 백성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할 것이오'. 그리스 비극의 구조는 대게 도입부를 거쳐 중반부 전환점에서 갈등으로 상승하며 공격점이 발생한다. 그리고 클라이맥스에 이르러 파국으로 끝을 맺는데, 이 작품은 바로 '이른 공격점'이 발생한 것은, 이미 알던 내용이라 '극의 관심을 인물의 파멸 과정에 집중키 위한 의도'로 보인다.
플롯의 의미, '누가 라이오스왕을 살해했는가'
태바이 왕국의 재앙을 걱정하는 오이디푸스왕. 아폴로 신전에서 돌아온 크레온이 선왕을 죽인 자를 찾으라는 신탁을 전한다. 예언자인 테이레시어스를 부르지만 진실을 말하려 하지 않고, 이에 오이디푸스는 분노한다. 결국 테이레시어스가 진실을 말하지만 오이디푸스왕은 크레온을 의심하게 된다. (문제의 제기다. 앞으로 있을 사건의 전조(Foreshadowing). 관객이 어떤 사건을 기대하도록 경고함으로써 서스펜스를 만듦. 주인공 오이디푸스의 행동이 시작되는 공격점이며, 주인공이 목표를 향해 나가도록 첫 번째 분규인 '상승하는 행동(Rising Action)'이다.
오이디푸스 자신의 믿음에 대한 변화
크레온이 오이디푸스의 의심에 변명하나 그는 믿으려 하지 않는다. 이오카스테가 등장하여 두 사람을 중재하고 신탁의 불명확성을 증명하려고 하며, 그 증거로 예언된 신탁대로 죽지 않은 라이오스 살해사건에 대해 말한다. 얘기를 듣고 오이디푸스는 자기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한다.(오이디푸스가 자신을 의심하며 흔들림으로써, 관객도 의구심 가지며 더욱 주목하게 된다. 신탁이 의심되어 흔들리는 '인물묘사'와, 자신의 무언의 '압력'에 의한 '성격'을 나타낸다. 주인공(Protagonlst)은 내면의 개인적 의심에도 최상의 목표를 추구하는, 뭔가를 성취하려는 '심오한 욕망'또는 '억제하기 어려운 욕망'을 갖고 있다)
사자의 증언으로, 오이디푸스와 아버지로 알고 있던 폴리보스와의 혈연 부자관계가 아님을 알게 된다. (신탁이 해소되었다는 기쁨에 안도하지만, 더 큰 사실에 직면하는 정반대의 '반전 구간'이다. 신분이 밝혀져 급반전이 일어나며, 비극을 구성하는 짜임새 즉 플롯이 비극이 목적이고 가장 중요한 급반전과 발견이 감동을 준다)
드러난 진실과 신탁의 실현
불러온 양치기는 말하기를 거부한다. 오이디푸스의 끝없는 심문으로 진실이 드러나고 신탁이 실현됨을 안다. (출생의 진실이 발견되는 지점으로 전체의 극 중 갈등으로 인한 가장 긴박하고 높은 긴장감의 '절정을 수반한 결말'이다. 태어날 때부터 비극적인 오이디푸스의 인물 설정과 '플롯의 구조화'가 돋보인다)
사자가 등장하여 이오카스테의 죽음과 오이디푸스의 자해를 알린다. 눈이 먼 오이디푸스는 자식을 크레온에 맡기고 테바이를 떠난다. (자신을 자해하고 먼 길을 떠나고자, 자신의 모든 자만을 버리고 한 인간으로 되돌아오는 '내적 본성을 변화' 시킨다)
전형적인 비극적 인물
그리스 비극의 '인물 유형'에 오이디푸스왕이 비극의 주인공이 되기 위한 전형적 유형은, 그가 반드시 행복에서 불행한 결말을 맞이해야 한다는 것이며, 또한 그의 신분은 일반 시민이 아닌 고결한 일원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불행은 천한 욕망이 아닌, 반드시 높은 목적을 수행하는 중에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오이디푸스는 전형적인 비극적 인물로 설정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왕의 아들이라는 매우 고결한 신분으로 태어난 자로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의 침실을 더럽힌다는 신탁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버려지게 된다. 즉 그가 테바이 왕으로 행복한 삶을 누리기 훨씬 이전인 태어날 때부터 그는 비극적 결함을 갖고 태어난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관점에서 '오이디푸스'를 보면, 막장 드라마 끝판왕 같은 그의 후손들에게 발생하는 사건, 사고들이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비극'의 요소를 잘 갖추고 있다.)
마치며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불행한 비극의 영웅'으로,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발버둥 쳤지만, 그 운명에서 벗어나려 했기 때문에 그 운명을 맞이해 버렸다는 클리셰의 시초적인 인물 오이디푸스왕이다. 이 작품에는 인간은 항상 운명에 순종해야 하며, 운명을 피하려고 할수록 운명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 세상에 인간으로서는 불가해한 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그러나 오이디푸스는 끝까지 자신의 정체성을 추구하고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며, 자신의 과오가 드러났을 때 남을 원망 하지 않고 스스로 책임지려는 자세를 보여준다. 온전히 자신의 책임으로 받아들이는 용기로 운명을 피하지 않았다. 그는 테바이 역사상 가장 뛰어난 통치자였고, 누구도 풀지 못한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풀어낸 첫 번째 인간이었다. 소포클레스는 단순히 저주받은 인간의 나약함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타고난 운명에 당당히 맞서 싸워 나가는 용기 있는 자, 신의 도움 없이 오직 인간의 힘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려는 용기 있는 존재를 그린 것이다. 그는 끔찍한 출생의 운명으로 태어났지만 저주만이 그의 정체성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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