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역사적인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 (원령 공주)"

e길 2023. 4. 21.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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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는 깊은 숲으로 덮여 있었다. 그것 보다 더 깊은 서쪽으로 가다 보면, 인간도 닿지 않는 깊은 숲이 또 있다. 그곳에는 짐승들이 다 크고 태고적 그대로 살고 있으며. 그 숲에는 신들이 살고 있었다. 오래된 신들은 짐승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인간과 숲이 싸우고 있다. 이 나라는 숲의 나라였으니까... 어떤 시기에는 인간보다 숲이 더 강했다. 인간이 살기 위해서는 숲을 잘라내지 않으면 안 됐다. 숲이 점점 파괴되자 저항하던 신들도 없어지기 시작했다"

'사슴신'이 죽자, 자연의 신은 사라지고 신의 시대가 끝이 났다. 살아있기 때문에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어 생명이 태어난다. '사슴신'은 살아 있었기 때문에 죽음을 맞이했고, 그 죽음으로 '타타라 마을'에 생명을 환원할 수 있었다.

'모노노케 히메'의 모티브와 캐릭터 분석

'모노노케 히메' 애니메이션은, 재앙신에게 저주를 받은 '에미시'일족의 왕자 '아시타카'인간에게 버림받은 늑대신의 딸 '산'과의 이야기다. 아시타카는 자연을 지키면서 인간들의 터전에서 살아가고, '산'은 자연을 지키려고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들을 가차 없이 죽여 버린다. 모티브가 된 아이누족의 신화인 '레타르 셰라 설화'를 바탕으로'에미시족' 이름으로 설정되었다. 아이누족은 자신들이 숭배하는 거대한 짐승들이 각 산의 신으로 존재한다고 믿었는데, 작품 속에서 들개, 멧돼지, 원숭이, 사슴 등의 신들이 바로 이와 관련된 내용을 따온 것이다.

'모노노케 히메' 포스트

남자 주인공 '아시타카'의 캐릭터는 '야마토 왕조'와의 전쟁에 패한 후 북쪽 땅의 끝에 숨어 사는 에미시족의 후계자로, 일족의 수장이 되어 왕가의 피를 받은 소년이다. 마을의 딸을 지키기 위해 타타리신(재앙신)을 죽이고 오른팔에 죽음의 저주를 받은 '귀중유리담(귀한 사람이 박해를 받는 이야기)'의 인물이다. 저주를 풀 방법을 찾기 위해 서쪽나라로 떠난다.

여자 주인공 원령공주 '산'은 인간에게 버려져 자연 속에서 길러진 인간으로, 자연의 편에 서서 자연을 파괴하며 동물을 죽이는 무기를 만드는 인간들을 노린다.

'에보시'의 캐릭터는 숲을 파괴해 타타라 장의 제철소를 만들었고, 무기 제조로 동물과 인간을 죽이는 전쟁 무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소외당하는 여자들을 보호해 주고 철의 생산이라는 직업을 제공했으며, 차별받던 나병 환자들을 같은 인간으로서 대해 주었다. 이는 약자들을 보호하고 봉건적 관계로부터 여자를 해방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캐릭터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의도된 기획으로 보인다. '공헌이 있으면 죄악도 있는 법이다'라는 뜻을 담은 것 같다. 또 에보시의 캐릭터에는 메소포타미아 문명 초기 수메르의 영웅이자 실존인물인 '길가 메시(Gilgamesh)' 우크라 왕의 이야기를 담은 책 '길가메시 서사시'에 나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길가메시 서사시'에는 인간의 문명에 항거하는 투쟁과 우정, 사랑, 모험의 파노라마인 인간의 이야기이며, 생명, 죽음, 투쟁 등 궁극적인 테마로 엮어진 점이 '에보시'의 캐릭터와 겹쳐있다고 할 수 있겠다.

'길가메시 서사시'

 

영화사에 큰 자취를 남긴 '모노노케 히메'

모노노케 히메는 단순한 애니메이션을 넘어 일종의 문화예술로 평가되는 작품으로, 일본의 모든 상을 휩쓴 지브리의 최고의 작품 양대 산맥(센과 히치로의 행방불명)이라고 평가한다. 환상적인 스토리, 아름다운 영상미, 섬세한 설정과 매력적인 캐릭터와 치밀한 주제의식, 연기, 음악, 연출 등의 완성도로 극찬을 받았으며, 위대한 영화를 논할 때 자주 언급되는 애니메이션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에서도,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목록에 이름을 올리며 흥행에도 크게 성공했다. 이 작품의 특징은 스튜디오 지브리 다른 작품과는 달리, 성인층을 겨냥해서 제작된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이다. 장엄하고 때론 냉혹하고, 섬세하고 날카롭게 구성되었다는 평을 듣는다. 대중성보다는 예술성과 작품의 주제의식 표현을 강조하는 작품이며, 자연과 인간의 탐구를 현실적인 냉엄한 묘사로 보여 주었다.

결론: 인간과 자연의 공생

세상을 더 발전시키려는 인간들은, 자연을 파괴한 곳에 인간의 불행이 있다는 사실을 알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미야자키 감독은 '지구 환경과 인간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인간도 다른 생물도 지구환경도 물도 공기도 전부 포함한 세계 속에서, 인간의 욕심과 증오를 극복하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산: '인간을 용서하긴 힘들지만 아시타카는 좋아'. 아시타카: '네 맘 이해해. 숲과 인간은 공생해야 해').

애정과 공생의 의지, 그리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자는 점진주의를 강조한다. '모노노케 히메'는 절대적인 선도 절대적인 악도 없는, 자연과 인간의 입체적인 모습을 상징적으로 잘 그려낸 명작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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