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구부러진 세상

e길 2024. 8. 1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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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기독교 신자이기는 하나 과거에 매우 방탕하게 살았던 총알택시운전사와 열심히 복음 했던 목사가 천국에 가게 되었다. 두 사람은 심판을 받기 위해 천국 담당자 앞에 서게 되었다.
 
택시 기사는 열악한 여건에서 비록 구부러진 생을 살았지만, 나름대로 불타는 열정으로 살았다고 만족했다.

 

구부러진 생(Pixabay)



목사는 자신이 총알택시 운전사보다 훨씬 많은 칭찬을 들을 것으로 기대하였다.

그러나, 담당자는 총알택시 운전사를 더 칭찬하였다.
기가 막힌 목사가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너는 사람을 늘 졸게 했지만, 총알택시 운전사는 사람을 늘 기도하게 했느니라.'
 

<구부러진 세상> e길. 시

 
뜨거운 바다 백사장
걸친 듯
벗은 듯
행복한 하얀 돼지들이 뜨겁게 널려 있다.
 
지글지글
구워지는 눈부시게 하얀 모래 위
너는 체조 선수처럼
곡선을 그리며 구부러지고 있구나.
 
멋지다.
뜨거워도 어떻게 살았는지
감추려 하지 않는 빨개진 얼굴.
번들번들 색안경 씌어진
기름 가득 구부러진 세상에서.
 
훌렁훌렁 던져 버리고 가자.
껍데기를 벗을 수 있다는 건,
세상
아름다움으로 살았다는 것.
 
단두대 위의 하얀 세상
대장간 숯불이 구부러진 등을 달군다.
그래
부족한 건 몇 개의 소금 두들겨 맞으며
구부러지자
얼마나 많이 움츠렸던가.
 
쏴아 쏴아
힘이 드는지 바다는 연신
입에 거품 물고 
이별의 아쉬움을 전한다.
 
등 굽은 너의 세상 뜨거웠다고.
한 세상 누구보다 반듯했다고.
비록
구부리고 살았지만 굽히지 않았다고.

 
바닷가
불타오르는 새우구이.
 
(감상: 살찐 통통한 몸매를 자랑하며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등 굽은 새우를 사람들은 더 구워서 마지막 껍데기 까지 벗겨 맛있게 먹는다. 같은 바다에서 누구는 벗고 즐기고, 누구는 마지막 자존심까지 벗겨져 구부러져 있다. 하지만 당당하게 살았다. 당신들도 나이 먹어 등 구부러지고 불에 타오를지 누가 알겠는가.)

 

 

구부러진 세상 (Pixabay)


 
 알아야 구부러지지 않는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어느 사람이 자기 일에 불만이 가득하여 친구를 만나기만 하면 신세타령을 했다.
'우리 회사 사장은 나 같은 사람은 신경도 쓰지 않아. 언젠가는 사장 앞에서 보기 좋게 사표를 던지고 말 거야' 
그러자 친구는, '너는 네가 다니는 회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니? 너희 회사가 가지고 있는 무역의 장점과 노하우를 완벽하게 알고 있니?'라고 되물었다. 그렇지 않다는 친구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너희 회사의 남다른 비책과 노하우를 알아보고, 거래 회사의 조직까지 환히 꿰뚫어 버리는 거야. 네가 말하는 골칫덩어리 복사기를 수리하는 방법도 배워두면 좋겠지. 그리고 사장이 무슨 골칫거리가 있는지 까지도 파악을 하는 거야. 그런 다음에 멋지게 사표를 던지는 거지. 너는 회사를 무료 학원으로 이용하여 좋은 회사를 만드는 법과 회사 운영의 모든 것을 다 배우는 거야. 그럼 사장에 대한 분풀이도 되고 회사를 그만둔 이후의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까?'
 
그는 친구의 조언을 받아들여 다른 사람들 몰래 회사에 대해 배워 나가기 시작했다. 
모두 퇴근한 후에도 홀로 사무실에 남아 복잡한 문서들을 보며 파악했다.
 
1년 후, 친구가 그를 만난 자리에서 물었다.
'이제 거의 다 배웠겠네. 사표를 던질 준비는 끝났겠지?'이 말을 들은 그가 말했다.
'그게 말이야, 몇 개월 전부터 사장이 나를 다른 눈으로 보기 시작했어. 최근에는 아주 중요한 업무까지 맡기고 거기다가 승진해서 월급까지 올랐어. 나는 이제 회사에서 없어서는 안 될 직원이 되었지 뭔가.
 

마치며

구부려 살았다는 것은, 바르게 살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을 말할 것이다.
그러나 새우처럼 원래 등 굽은 열악한 환경에서 나름 열심히 산다면 칭찬받을 일이다.

어떤 약점이 있다 해서, 부족하다 해서 무시하고 괄시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나이 들면 모두 굽어진다.
어느 누가 등 굽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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