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고찰 '백양사'
천년 고찰 백양사는,
전라남도 장성군 북하면 백암산(白巖山)에 있는 삼국시대 백제의 승려 '여환'이 창건한 사찰이다.
1574년(선조 7년) '환양'이 백양사에 주석하면서 매일 '법화경'을 독송하니, 백양이 경을 읽는 소리를 듣고 몰려오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이후 1917년 '송만암' 대종사가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만암 대종사는 45세 때부터 백양사 주지 직을 맡아 30년 가까이 주석하면서 불사에 진력하고 인재를 길렀다.
<백양사> e길. 시
희디 흰
고귀한 학이 날갯짓하며
사뿐히 내려앉아
기다란 부리로 불심을 그려주는 곳
흰 양처럼 세상을 맑게 보라
지긋이 합장하고 있다
인자한 미소의 대웅전
안타까운 사연들의 명부전
서럽게 서럽게 세상을 떠난 친구의
젊은 청춘의 넋에
목탁소리마저 부르르 떨어 목이 멘다
하늘을 우러르는가
땅을 향하는가
옆으로 누워 세상을 알현하는 와목.
어릴 적 떨떠름한 추억의 향기가
머릿속에 비릿하게 흐르는
아름드리 수백 년 비자나무
사람들은
나무의 멋진 단풍은 감탄하면서도
울긋불긋 그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회한의 밤을 지새웠는지 알지 못한다
거짓은 한 번의 변명으로도 지우지만
인생을 어떻게 불태웠느냐
자기 몸은
세상을 베낀 대로 물들어져
지울 수가 없다
인생을 깨우려면 백양사를 가라
가서
눈을 감고
늙어 백발이 될 때까지
그대 모습
선명하게 그려 보라
천년 고찰
무지갯빛 산사 백양사는
춘하추동
내려놓는 자의 미래를 나래 친다
꿈이 있는 자여 눈을 감으라.
(감상: 백양사는 갈 때마다 항상 가르침을 준다. 사시사철 갈아입는 백양사의 풍경들은 어쩌면 우리 인생사의 여정을 그려준다. 한 계절이 가면 다음 계절이 오고, 눈이 오고 비가 오면 해가 쨍쨍 나는 날이 오듯이,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고 있다. 눈을 감고 나를 내려놓으면, 나의 미래가 빙그레 떠진다. 꿈이 있는 자여 눈을 감으라.)
운문암
백양사의 산내 암자로는 약사암과 영천굴, 청류암, 천진암 등이 있고, 고려 시대부터 있어 온 '운문암'은 6,25 전쟁 전까지만 해도 백양사 8개 암자 중 대표 암자였으며, 백양사 뒤 계곡을 끼고 3.5km 위에 있다.
고려 때 창건했다는 운문암은 백양사 수도 도량 중 전망이 가장 좋은 곳에 있으며, 조선시대의 신승 '진묵'의 일화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진묵이 임진왜란 직전 이 암자에서 차를 달이는 소임을 맡고 있었는데, 어느 날 전체 대중이 차를 달이는 운문암 중을 조사(祖師)로 모시라는 현몽을 한 뒤 진묵을 조실(祖室)로 앉혔다.
어느 날 진묵은 '내가 올 때까지는 이 불상을 도금하지 말라'라는 말을 남기고 자취를 감추었으므로 지금도 그 불상은 거뭇한 그늘색을 띤 채 진묵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조선 팔경 '백양사'
백양사 절 일대의 비자나무 숲은 196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고, 약 3만 그루가 밀집하고 있어,
춘백양(春白羊)이란 칭호를 얻고 있다.
백양 십 이경 중의 하나인 일광정과 학바위, 백암산의 학봉, 상왕봉, 사자봉, 가인봉 등의 절경과 설경등이 어울려 백양사 일대는 예로부터 '조선 팔경' 중의 하나로 유명했던 곳이기도 하다.
마치며: 8월에 떠나도 좋은 피서지 백양사
어느 계절에나 상관없이 백양사는 가르침과 힐링을 주는 좋은 곳인 것 같다.
8월에 떠나는 여행지로도 훌륭했다.
초록빛 싱그러움으로 가득한 백양사 쌍계루, 그리고 백양사 계곡물이 시원하다.
백양사 근처에는 물놀이 천국 '남창 계곡'이 있고, 바다처럼 싱그러운 '장성 호수'가 있다. 또 장성에 유명한 축령산 '편백'나무 군락이 많은 사람들의 휴식처로 각광받고 있다.
(8월 2일~4일까지의 백양사 여행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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