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은 법정스님이 지은 책으로, 부처의 숫타니파타경에 나오는 구절이다.
그물은 그 대상을 옭아매어 목숨을 다하게 하며 흔히 물고기 따위를 잡는데 쓰이는 도구이다.
여기서 말하는 '그물'이란 세속의 어떤 찌듦과 집착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것에 찌들고 집착하고 괴롭혀진다.
이런 것은 나 주위의 소중한 사람도 해당될 수 있고, 나가 가진 중요한 물건이 될 수도 있고, 나의 신념이 될 수도 있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은 모든 세속으로부터 벗어나 마음에 이끌리지 말고, 마음을 나 스스로 다스리
라는 뜻일 것이다.
<그물> e길.
거미는 공중에
무지개 그물을 쳐놓고
바람과 햇빛을 투망하고
어부는 바다에
촘촘한 그물을 쳐놓고
짠내 나는 생을 걷어 올리며
농부는 자갈밭에
삼태기 그물을 쳐놓고
고단한 한숨을 걷어 올리고
나는 도서관에
책 그물을 쳐놓고
튀어나온 글을 걷어 올린다.
어제의 연속이 아닌 오늘.
오늘은 오늘로써
새 날이 되어야 한다.
(감상: 그물을 쳐놓고 세상에 집착하지 마라. 그 어떤 집착일지라도 그것은 괴로움의 열매를 맺기 때문이다. 우리를 생존에 얽어매는 것은 바로 애착이다. 오늘은 오늘의 새 날일 뿐이다. 어제의 연속이 아닌.)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뱀의 독이 몸에 퍼지는 것을 약으로 다스리듯,
치미는 화를 삭이는 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연못에 핀 연꽃을 물속에 들어가 꺾듯이,
애욕을 말끔히 끊어버린 자는, 이 세상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비본질적인 삶에서 벗어나라.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라는 것은, 현실과 이상 그 어느 것에도 집착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모든 종교의 공통은 모든 것을 '사랑하라'
모든 종교들은 제각기 다른 신을 숭배하고 다른 교리를 내세우지만 하나의 공통점은 있다.
그것은 모두를 '사랑하라'는 것이다.
불교의 가르침을 제대로 알지는 못하지만, 핵심은 '생명존중사상'에 있는 것 같다.
모든 생명을 사랑하라는 것인데, 살아있는 모든 것은 큰 뿌리에서 나온 것이므로 생명이 꺼지면 그 생명은 다시 큰 뿌리로 귀속된다는 뜻이라 한다.
물기 가득 품은 구름이 비를 뿌리면, 이 비는 햇살을 받아 다시 증발되어 물을 품은 구름이 되듯이 말이다.
그러므로 곤충과 같은 작은 생물이라 할지라도 나의 생명과 동일하게 생각하여 소중히 사랑하라는 것이다.
마치며
불교의 숫타니파타에 나오는 구절이다.
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은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은 사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은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세상을 품을 수 있는 깨끗한 마음을 지닐 수 있도록, 초연하게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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