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부처님 오신 날

e길 2024. 5. 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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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 초파일(四月初八日)

 

부처님의 생일은 음력 4월 8일이어서 '사월 초파일'이라고 부른다.

오래전부터 사월 초파일은 석가모니가 이 세상에 와서 '광명을 준 날'이라는 의미가, 민중의 관심사와 결합하여 나라의 축제가 되었다.

 

우리나라 법정 공휴일 중에서 음력을 사용하는 날은 부처님 오신 날, 추석, 설날이다.

 

연등의 의미

 
전국 사찰은 해마다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연등(燃燈)을 사찰 안팎에 내걸어 부처님 탄생을 축하한다.
연등회가 열리고, 며칠 전에도 10만 개의 연등 행렬이 도심의 밤을 밝혔다.
 
불교에서는 중요한 행사 때 육법공양(六法供養)을 부처님께 올린다.
향, 등, 꽃, 차, 쌀, 과일 등 6가지 공양물을 올리는 것이다.
 
이 중 등(燈)은 어둠에 싸인 중생의 미혹(迷惑)과 무명(無明)을 밝힌다는 의미에서 지혜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래서 연등은 지혜의 불을 밝힌다는 뜻이다.
 
연등회의 연등은 연꽃 모양이 많아 연꽃을 가리키는 '연(蓮)'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 불을 붙이거나 태운다는 '연(燃)'을 쓴다. 말 그대로 등불을 밝힌다는 뜻이다. 석가모니 시절에 이곳저곳 다니며 깨달음을 전파한 부처님에게 올리는 공양물로 등을 켜놓았던 풍습에서 비롯되었다.
 
연꽃
 

불교에서 자주 인용되는 '연꽃'은,
'진흙 속에서도 깨끗함을 잃지 않는, 인간의 본래 깨끗하고 더럽혀지지 않는다는 것을 상징'한다.
 
물 밖으로 활짝 핀 연꽃은 부처의 깨달음을,
물속에서 아직 꽃 피우지 못한 연꽃은 중생을 상징한다.
'누구나 불성을 가지고 있으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연꽃(Pixabay)


 
 <연꽃 인생> e길. 시
 

손에
쥔 것 없이

몸으로 태어나
축복으로
멋진 세상 왔지만
어차피 빈 몸으로 다시 가는 것
하얀 손
더럽히지 않고 돌아가리라

세상의 그리움에서
아쉬움으로 떠나는

나를 태운 맑은 영혼의 이름으로
하늘로
하늘로 오르리라


연꽃!
흙탕물
속의 깨달음으로
고운 빛깔
순수함으로 왔지만
꽃 져 돌아갈 자신의 무덤을 보며
덧없는

몇 날의 생을 반추(反芻)해본다.
피우면서
오므라져야 할 스치는 운명이지만
은은한 향기로 왔다
기쁨으로 돌아가는,
느긋한 뱃사공의 지혜를 타고 
바다로
바다로 흐르리라.

 
꽃이
떨어질 때
함부로 짓밟지 마라
찰나에

한 생 최선을 다해 피다 가는 것이니
늙어
지고 싶은 것이 어디 있으랴

가슴 뛰는 것은  새벽이 있으니
꽃과 인생은
한 번 피면 져가는 것을.

흘러가는
강물을 보라

우리는
도도하게 흐르는 물살들에
튀어 오르는 
하나의 조그마한 물방울
흔들리는 작은 몸짓에 지나지 않는 것을.
 
(감상: 연꽃처럼 더럽혀지지 않고 깨끗하게 욕심 없이 살다 가리라. 한 번 피면 지는 것이 꽃이고 인생일진대, 누구를 무시하고 짓밟지 마라. 아무리 행복한 밤도 아침이 오는 것, 누가 늙고 싶어 늙겠는가. 자연에 순응하는 뱃사공의 지혜로,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듯이, 져 가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자. 한 낱 하나의 물방울인 것을.)
 

도선사 대웅전

마치며

'그대로가 평안함이라'

 

이것을 선택하든 저것을 선택하든 결과는 똑같다.

고락의 인과는 더도 덜도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선택하거나 선택한 후 미련과 집착이 없다면

여차(如此) 여시(如是) 즉, 있는 그대로 평안함이라.

(대한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신심명 강설'중에서)

 

이 세상 모든 것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좋고 싫은 감정, 행복과 불행을 분별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맑은 물처럼 고요한 평안함을 유지하는 것이 진정으로 온갖 괴로움에서 벗어 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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