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무용지물. 인(無用之物.人)

e길 2024. 5. 1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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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는 것'은 없다

아무 곳에도 쓸 수 없는 물건이나 사람을 지칭하여 '무용지물, 인'이라고 한다.

물건이 쓸모가 없으면 폐품이요, 사람이 쓸모가 없으면 폐인이나 다름이 없다.

 

장자(壯者)는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라며,

'사람들은 쓸모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쓸모없는 것을 쓰는 것은 알지 못한다'라고 하였다.

세속적인 안목으로는 별로 쓸모가 없는 것 같이 보이는 사물이야말로 오히려 진실로 쓸모가 있다는 것이다.

쓸모 있는 사람들(Preepik)

깨어진 항아리

 

옛날에, 조금 깨어져 금이 가고 오래된 못생긴 물 항아리가 있었다.
그 항아리는 물을 길어 오는 데 사용했지만, 물은 조금씩 새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주인은 그 항아리를 버리지 않고 온전한 물항아리와 똑같은 대우를 해주고 있었다.
 
'내가 온전치 못하여 주인님께 폐를 끼치는구나. 나로 인해 그 귀한 물이 새어 버리는데도,
나를 아직 버리지 않으시다니...'
 
어느 날 너무 미안하다고 생각한 깨어진 물 항아리가 주인께 물었다.
 
'주인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고 새로운 온전한 항아리를 구하지 않으시는 겁니까?
저는 별로 소용 가치가 없는 물건인데요.'
 
주인은 그의 물음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그 물항아리를 지고 계속 집으로 가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길을 지나면서 조용히 부드럽게 말했다.
 
'얘야, 우리가 걸어온 길을 보아라.'
 
그제야 물항아리는 그들이 늘 물을 길어 집으로 걸어오던 길을 보았다.
길가에는 예쁜 꽃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듯 싱싱하게 피어 있었다.
 
'주인님 어떻게 이 산골 길가에 이렇게 예쁜 꽃들이 피어 있을까요?'
 
주인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메마른 산 길가에서 너의 깨어진 틈으로 새어 나온 물을 먹고 자란 꽃들이란다.'
 
세상 모든 필요 없는 것은 없다.
우리 사회는, 물이 새는 깨어진 항아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쓸모 있는 원수> e길. 시


아주 깊은 산속

눈사태로 모두 실종되고
철천지 원수 

두 사람만
작은 동굴에서

초조하게 구조를 기다리는데,

서로의 간절한 바람 

담배하나 피워 봤으면.

하지만, 
 
휴~
불 만 있는 사람
라이터는 있되 
담배는 없고
 
흥~
불 필요한 사람

라이터는 없되
담배 한 개비 남아 있어
 
불 만 있는 사람
괜한 라이터만 켰다 껐다
그러다 다 닳아질까
안 보는 척 긴장하는 담배만 있는 사람
오금이 다 저리더라

 
불 필요한 사람
빈 담배 손가락 희롱하다
입에 문 담배 터질까 
곁눈으로 초조한 라이터만 있는 사람
심장이 다 터질 것 같더라

 
서로
그러기를 몇 시간
에잇~ 불 필요한 빈 담배 던지고
에라~ 불 만 있는 라이터 버리니
 
.......!
그러다
둘이 서로, 기어가
.........!
 
두 사람 
철천지 원한 아니었더라
입이 왔다 갔다
쓸모 있는 원수
아닌 원수였더라.

 
(감상: 세상에 쓸모없는 물건이나 사람은 없다. 잘났건 못났건 본연의 쓰임이 있다. 옛말에 '우물에 침 뱉지 마라'라는 말이 있다. 그 우물 다시 안 먹는다고 침 뱉고 가더라도, 나중에 목마르면 또 마시게 된다는 것이다. 
현대의 정치인들을 봐도,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고 하지 않는가. 조금 못났고 부족해도 나름대로의 쓰임이 있다. 무시하지 말고 누구와도 소통해야 한다. 원수도 담배 한 개비로 왔다 갔다 입맞춤하며 피우고 있지 않는가. 쓸모 있는, 원수가 아닌 말만 원수였더라.)
 

마치며

유명한 이야기로 내려오는,

고구려 온달은 쓸모없는 사람 취급을 받았지만, 평강공주를 만나 유명한 장군이 되었다.

사람이나 사물의 쓸모 있고 없음은 사람들의 편견으로 잘 못 볼 수 있는 것이다.

 

무용지물이라고 무조건 버리고, 무용지인 이라고 무조건 홀대해서는 안된다.

무용지물, 무용지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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