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사랑이여'

e길 2024. 1. 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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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초의 노래 ‘사랑이여’(1987) 노래가 있다.

이 노래의 가사에 가슴 시린 애달프고 애틋한 사랑이야기 사연이 있다.


부잣집 외동아들이 있었는데 어릴 때 교통사고를 당해 몸 일부가 자유롭지 못했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해서 명문대 국문학과에 재학 중이었다.

 

80년대, 매일 학교 가는 버스에서 여차장과 낯이 익어 눈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몸이 불편한 그를 위해 여차장은 자리도 잡아주고 간혹 부축도 해주었던 것이다. 둘은 어느덧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되었다. 몸이 불편한 자신을 보듬어주는 여인이 생겼으니 청년은 행복했다. 배움이 부족한 여차장은 자신에게 대학생 애인이 생겼으니까 행복했고, 둘은 휴일이면 데이트도 하며 그렇게 사랑을 키워갔다.

 

그런데 청년 집에서 이 사실을 알아 난리가 났다.

아무리 장애가 있더라도 큰 부잣집 외동아들이었다.

부모가 버스회사로 찾아가서 난리를 치고 그녀에게 돌이킬 수 없는 모욕을 주었다. 어디 가난하고 무식한 촌년이 감히 남의 귀한 아들을 넘보느냐고 모멸감을 주자, 그녀는 큰 충격을 받았다.

시골에서 올라와 고된 버스 차장 일을 하며 가난하나마 보랏빛 장래를 꿈꿔 왔었는데.....

그 이후로 차장 일을 관두고 종적을 감췄다. 청년은 근 한 달간 집에 갇혔다. 부모에게 다시는 그녀를 안 만나겠다고 맹세를 하고 겨우 집 밖으로 나온 첫날, 한달음에 그녀가 일하던 버스회사로 찾아갔다. 거기서 사정사정해 그녀의 시골집 주소를 알아내곤 한걸음에 달려갔다. 그녀는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오빠집에 얹혀살았다.

오빠가 말없이 가리키는 뒷산 중턱에는 그녀의 무덤이 있었다.

집에 와 일주일을 몸져누웠던 그녀는 농약을 마셨다. 가난하고 부모 없이 고생하며 배움도 짧았건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의지했던 사랑이 수모로 끝나자 더 이상 세상을 버틸 기력이 없었던 것이다.

 

청년의 유시 (遺詩) '사랑이여'

청년은 절규했다.

자기 때문에 그녀가 죽었다고 울부짖었다.

그리고, 어느 날 그도 그녀의 무덤가에서 약을 먹고 뒤를 따랐다.

그의 점퍼 주머니에는 그녀를 그리는,

다시 한번 그 시절로 돌아가고픈, 애달프고 구구절절한 유시가 넣어져 있었다.

바로 이 노래의 가사로서 그 시에 곡을 붙여서 80년대에 대 히트를 친 ‘사랑이여’ 노래이다.

 

사랑(Pixabay)

 

<사랑이란> e길. 시

 

한적한 공원의 가로등

나에겐 환한 낭만의 등불이지만

누군가에겐 구름 속 스산한 달빛이다

 

하얀 눈 덮인 겨울 산

나에겐 멋진 아름다운 풍경이지만

누군가에겐 적막한 쓸쓸한 산이다

 

한송이 화려한 꽃을 바라보아도

같이 보면 예쁜 꽃이지만

혼자 보면 외롭고 서글픈 꽃이다

 

당신이 가는 환한 등불도 아닌데

당신이 보는 아름다운 산도 아닌데

당신이 갖는 예쁜 꽃도 아닌데

 

위한다는 과대한 허황된 욕심이

아름다운 산 예쁜 꽃 밟아 버리고

자식 앞 환한 등불 불어 꺼버렸네

 

불빛이 없으면 등대가 아니고

물이 없어지면 바다가 아니듯

믿고 헤아리지 못하면 사랑 아니다

 

(감상: 처해있는 사정에 따라 보는 시각은 달라진다. 쓸쓸하고 괴로운 누군가는 아름다운 사물이 아니다. 또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보면 아름답다. 부모 당신들이 살 것도 아닌데, 아프게 하면 안 된다. 진정한 사랑이란, 두 사람을 믿어주는 것이다. 그대들의 사랑이기에.)

 

마치며

부모와 자식 간은 세대 차이로 생각의 관점이 많이 다르다. 지금은 그런 부모가 거의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예전에는 부모 때문에 결혼하지 못하고 너무 아픈 상처를 받은 경우가 많이 있었다. 물론 자식 걱정 때문이겠지만. 서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그것이 부모 자식 간의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사랑이여> 최용식 작사·작곡. 유심초 노래 

 

“별처럼 아름다운 사랑이여 꿈처럼 행복했던 사랑이여
머물고 간 바람처럼 기약 없이 멀어져 간 내 사랑아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나라 지지 않는 사랑의 꽃으로
다시 한번 내 가슴에 돌아오라 사랑이여 내 사랑아
아 사랑은 타버린 불꽃 아 사랑은 한줄기 바람인 것을
아 까맣게 잊으려 해도 왜 나는 너를 잊지 못하나 오 내 사랑
아 사랑은 타버린 불꽃 아 사랑은 한줄기 바람인 것을
아 까맣게 잊으려 해도 왜 나는 너를 잊지 못하나 오 내 사랑
오 내 사랑 영원토록 못 잊어 못 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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