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술 주정뱅이' 대통령

e길 2023. 11. 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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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역사상  유일한 4선 대통령을 지낸 루즈벨트.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으며 미국의 대공황을 타개한 41대 대통령이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어느 날 주간지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자기가 술주정뱅이란 기사가 실린 것이다.

손해배상 재판

 

기분이 언짢은 그는 비서관을 불러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어떻게 처리할지를 물었다.

비서관은 당장 잡지사 사장과 담당기자를 불러 따끔하게 혼을 내자고 건의했지만,

그것은 권력의 남용이라고 생각하고 잠시 깊은 생각에 빠졌다.

 

'정식으로 법원에 고소를 하세. 그리고 명예훼손으로 손해 배상을 청구해야겠네'

비서관은 꼭 그렇게 까지 해야 될까 싶었지만 대통령의 그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얼마 후에 재판이 열리고 많은 방청객이 몰렸다.

대통령에 대한 예민한 재판인 만큼 판사는 신중하게 심문을 하고, 배심원과 논의 끝에 판결을 내리게 되었다.

 

판결문에서,

'귀 잡지사의 보도 내용이 허위로 밝혀졌으며,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였기에 원고에게 손해배상을 하시오'

 

방청객들은 당연한 결과라며, 그 잡지사는 이젠 망했다고 수군거렸다.

배상금이 엄청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깊은 물은 소리 없이 흐른다

 

그때 판사의 말이 이어졌다.

'대통령이 요구한 배상금은 1달러입니다. 재판을 마치겠습니다.'

 

백악관에서 비서관이 루즈벨트에게 물었다.

'각하, 명예훼손의 대가가 고작 1달러였다는 말입니까'

 

루즈벨트 대통령은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내게 손해배상금은 의미가 없어. 중요한 건 진실이야.

그리고 진실을 판단할 수 있는 것은 권력이 아니라 사법부의 재판이지.

진실이 밝혀졌으니까 그것으로 만족하네.'

 

손해 배상금이 크면 잡지사는 망하고 연관된 인쇄 업체 등이 부도가 나고, 그 가족들은 고통이 심해질 것이다.

루즈벨트는 그것 까지도 예상하고 또, 진실만을 원했을 뿐 재물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는 소아마비 장애인으로 일생을 다리를 절며 살았지만,

그 인격은 확실하게 미국의 4선 대통령감이었다.

 

<깊은 물> 도종환. 시

 

물이 깊어야

큰 배가 뜬다

 

얕은 물에는 

술잔 하나 뜨지 못한다

 

이 저녁 그대 가슴엔

종이배 하나라도 뜨는가

 

돌아오는 길에도

시간의 물살에 쫓기는 그대는

 

얕은 물은 잔돌만

만나도 소란스러운데

 

큰 물은 깊어서 소리가 없다

 

그대 오늘은 또 얼마나

소리 내어 흘렀는가

 

굽이 많은 이 세상

이 시냇가 여울을.....

 

(감상: 강물도 깊이가 있듯이 사람에게도 깊이가 있다. 돌도 많고 잡다한 것들이 많은 곳은 물살의 소리가 요란하다. 부딪힘이 크니 소리가 요란할 수밖에 없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깊이가 얕으면 늘 주변이 시끄럽다. 자신의 불행을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는 사람은 주변을 불행하게 만들어 간다.

남의 탓을 하는 사람 주위는 시끄러워 사람들이 서서히 떨어져 간다.

얕은 물이기 때문이다. 얕은 물은 말라가거나 오염되어 가니 물고기가 살 수 없다.

 

계곡의 깊은 물은 소리가 없다. 물이 깊으니 큰 고기들이 모여든다.

깊어지려는 노력은 자기의 성찰과 부족함을 인정하고 그 부족함을 채우려는, 각고의 노력에 달려있다.)

 

깊은 물(Unsplach)

 

마치며

영화 '부당거래'에서,

'호의든, 배려든, 이해든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명대사가 있다.

 

상대방을 덮어주고 이해하려 해도,

당연한 사실을 보도하는 것은 자기 권리라고,

자기 잡지사의 인지도와 이익만을 위해  '아니면 말고'식의 폭로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루즈벨트는 자신의 억울함만을 밝히고자 했던 것이다.

 

도종환 시인은 말한다.

'그대 오늘은 또 얼마나 소리 내어 흘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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