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의 '따뜻한 감성 편지'
'저희 할머니는 작은 체구이시지만
오래전 할아버지가 지병으로 돌아가신 이후로
저희 아버지를 포함해서 삼 남매를 키우면서
억척스럽게 생활하셨습니다.
어린 시절 방학이 되면 할머니 손을 잡고
재래시장을 가는 것이 저에게는
참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한참 장을 보다가
가방 안을 뒤져보신 할머니가
지갑이 없다고 놀라시는 게 아닙니까?
아무래도 지갑을 떨어뜨리신
모양이었습니다.
할머니는 급하게 왔던 길을 되돌아가며
지갑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시장 바닥 여기저기를 살피며 지갑을 찾는
저와 할머니에게 웬 아저씨가
조심스럽게 다가왔습니다.
다리도 불편하시고,
허름한 복장을 하고 있었는데
몇 걸음 앞에 그 아저씨가 오자 안 좋은
냄새가 진동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저씨가 할머니가 잃어버린
지갑을 불쑥 내밀며 말했습니다.
"할머니 이거, 떨어트렸어요.
제가 다리가 아파서 빨리 못 쫓아왔네요."
할머니는 건네받은 지갑을 빨리 열어서
먼저 꼼꼼하게 내용물을 확인하시더군요.
돈은 전부 들어있었습니다.
그리고 뒤돌아 가려는 아저씨에게
할머니가 말했습니다.
"지갑을 찾아준 것도 고마운데 이런 경우가 있나!
내 지갑에는 이렇게 큰돈이 없었는데
왜 당신 돈을 여기에 더 넣어둔 거예요?
이거는 내 돈이 아니니 가져가요?"
할머니는 아저씨에게 지갑 속의 절반 정도 되는
돈을 억지로 쥐여 주더니 제 손을 잡고
빠르게 가셨습니다.
한동안은 할머니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할머니가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감상: 사람의 마음이란 너무 복잡하고 다양해서, 때로는 의도치 않은 오해와 의심으로 상처를 줄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할머니의 베푸는 마음과 상대방에 대한 친절한 배려는 정말 훌륭하다 하겠다. 손주도 할머니의 행동이 이해가 안 되었지만 나중에 알게 되어 할머니가 자랑스럽다. 손주에게 큰 가르침이 되었다.)
<격려의 의미> 손정모. 시
산악을 오르는 중에
모르는 등산객끼리도 흔쾌히
건네는 격려의 말
여릿한 감동의 도화선이다
자신도 힘겨운데
남까지도 격려한다는 건
분명한 도(道)의 수련이며
경계를 넘는 과정이다
자타로 구획된
숱한 일상의 굽이마다
이해가 교차하는데
벽을 넘어서면 하늘이다
하늘을 머리에 이면
가슴으로 들끓는 교감
서로의 벽을 허물어
따스한 정겨움으로 물결친다
(감상: 자기도 힘든데 모르는 남을 격려하는 등산객처럼, 우리의 일상도 벽을 허물면 똑같은 하늘이란 것을 보게 된다. 너, 나로 벽을 쌓지 말고 똑같은 하늘이란 것을 알고, 따스한 정겨움으로 물결치자.)
마치며
'아름다운 미모는 눈을 즐겁게 하나, 남을 격려하고 봉사하는 마음은 영혼을 매료시킨다'는 말이 있다.
이기적인 사람은 자기에게 이로운 사람에게만 친절하고 잘하는 척 하지만,
어진 사람은 이해관계를 떠나서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격려하며 자기 일처럼 약자에게 도움을 준다.
나도 힘들지만 그럼에도 주위를 살피며 도움을 주는, 깊고 넓은 어진 마음을 갖자.
(참고문헌: 따뜻한 하루/ 나무위키/ 네이버 지식백과/ 위키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