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별은 싫어' 소월의 "진달래꽃"

e길 2023. 3. 31. 18:15
반응형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사실인 내용과 반대로 말하는 표현 방법으로,  반어법이 특징인 진달래꽃. 여성으로 짐작되는 이 시의 화자는 '결코 님을 보내고 싶지 않다'는 진심을 그 속에서 열렬히 외치고 있다. 표면적인 과장과 허세가 역설적으로 그의 내면적 진실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사랑의 기쁨

연분홍빛 꽃잎이 수줍게 피어나면, 어느새 흐드러지게 만개하여 우리 눈을 즐겁게 해주는 아름다운 진달래꽃. 요즘같이 완연한 봄날씨엔 더욱더 예쁘게 핀 진달래꽃은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대표적인 봄의 꽃이다. 진달래가 지닌 붉은 색감에 의해 '불타오르는 사랑'의 이미지를 환기시켜 주는 진달래꽃이어서 인지, 꽃말도  '사랑의 기쁨'이다. 진달래는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보통 철쭉류들은 잎이 나고 나서 꽃이 피는데, 진달래는 꽃이 먼저 핀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산철쭉보다는 진달래가 조금 더 일찍 아름답게 개화한다.

부천시 원미산 '진달래 동산'

진달래꽃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이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첫 번째 연에선, 님과의 이별상황을 제시하면서 화자는 지금 매우 슬프고 절망적인 심정임을 말한다. 

두 번째 연에선, 떠나는 님을 붙잡지 못하는 안타까운 심정이지만 변함없는 내 사랑 표현이다. 

세 번째 연에선, 체념하고 님의 떠남을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며 편안 이별의 사랑을 담았다. 

네 번째 연에선,  떠난다면 많은 눈물을 흘리겠지만 울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화자의 마음이다. 

(미래에 님과 이별한다면, 많이 고통스럽겠지만 님을 위해 진달래 꽃을 뿌려주며 님을 편안하게 보내 주겠다. 너무 사랑하지만 사랑은 억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진달래 빨간 꽃은 내 피와도 같지만,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즈려밟고 떠나도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축복해 주겠다. 구차하게 우는 모습 보이지 않겠다. 다만 웬만해선 헤어지지 말자. 이별의 슬픔이 엄청나게 클 것 같다, 혼자서 평생 많이 울 것이다. 님을 보내고 싶지 않다.) 

 

명시 '진달래꽃' 

일반적으로 진달래꽃은 봄소식을 알리는 반가운 존재이자 사랑의 상징물로 여겨진다. 그런데, 문학 작품에서는 주로 이별의 아픔을 달래주는 매개체로 등장하기도 한다. 특히나 일제 강점기에는 나라 잃은 설움과 함께, 식민지 현실에 대한 비애 의식이 팽배했는데 이때 나타난 저항시들이 암울했다면, 순수 서정시들은 밝고 희망찬 미래를 지향했고 자연 친화적인 경향을 띠었다. 한국 현대 시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서정시인 김소월은, 우리 민족의 정서를 민요조 가락에 담아 잘 표현한 명시들을 많이 내놓았다. 특유의 애절한 목소리로 이별의 슬픔을 노래하여 많은 분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런 많은 작품 중 '진달래꽃'은 단연 최고의 작품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