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짧은 여행 시간

e길 2024. 2. 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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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여행 시간

우리는 인생이라는 여행을 한다.

어떤 사람은 행복한 여행이 될 것이고, 어떤 사람은 재미없는 그저 그런 여행이 될지 모른다. 

 

그러나 알고 보면 긴 시간의 여행인 듯 하지만, 지나고 보면 아주 짧은 찰나의 시간이었다.

이 짧은 여행 시간 다투지 않고 즐기며 재미있게 살다 가야 하지 않겠는가.

 

다음 정류장에 내려요

 

젊은 아가씨가 전철에 앉아 있었다

창밖으로 한강의 노을을 감상하며 가고 있는데, 다음 정거장에서 한 중년의 뚱뚱한 여성이 올라탔다.

그 여인은 큰 소리로 전화를 하면서 비좁게 그녀의 옆자리에 끼어 앉았다.

그러고는 막무가내로 아가씨를 밀어붙이며 들고 있던 여러 개의 가방과 쇼핑백을 옆에 앉은 그녀의 무릎에 까지 기대어 놓았다.

그러면서 큰 소리로 여전히 통화를 하고 있었다.

 

아가씨가 처한 곤경을 보다 못한 옆 좌석의 할아버지가 그녀에게, 왜 여인의 무례한 행동에 아무런 항의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아가씨가 말했다.

'사소한 일에 화를 내거나 언쟁을 할 필요는 없어요. 우리가 함께 하는 여행시간은 짧으니까요.

나는 다음 정거장에 내리거든요.'

 

할아버지는 갑자기 머리에 무언가를 맞은 듯 아무런 말도 못 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아가씨는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마치 살면 '얼마나 산다고'라는 표정으로.

 

얼마나 산다고(Pixabay)

 

<얼마나 산다고> e길. 시

 

화려하던

그 예쁜 꽃 

곧 산산이 흩어지

 

의기양양

그 빳빳한 새파란 잎

곧 거리의 낭인이 된다

 

잘난 척

허풍 떨지 마라  

언젠가 머리끄덩이 안된다

 

나와 틀리다

멱살 잡지 마라

같이 자는 부부도  속옷 색깔 다르다

 

낮과 밤이

춥다 덥다 언쟁하지만

그래도 과일은 더 달아져 가고

 

희로애락

못 즐기고 떨어질 단풍이지만   

그래도 온 산 기쁨으로 물들인다             

 

서로

신발은 달라도

목적지는 같은 것이다

 

하지만

이 세상 영원한 것은 없다

오늘 이 순간 다시 오지 않는다

 

(감상: 인생은 짧은 여행이며 금방 지나가고, 얼마나 산다고 서로 다투지 마라. 푸른 잎도 아름다운 꽃도 곧 떨어지고 만다. 서로 생각이 다르다고 싸우고 미워하지 말고, 참고 이해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는다. 아침저녁 기온이 달라도, 서로 이해하고 믿으면 맛 좋은 과일이 익어가고 멋진 단풍이 물든다. 같이 사는 부부도 서로 보는 관점이 다르고 느끼는 속은 다르다. 이해하고 타협하며 살아가니까 더 행복한 것이다. 이 세상 영원한 것은 없다. 서로 위하고 타협하며 살자.)

 

마치며

함께 하는 짧은 여행 시간을 우리는 얼마나 많은 다툼과 무의미한 논쟁으로 우리의 삶을 허비하고 있는가?

너무나 짧은 여정인데도 서로를 용서하지 않고, 실수를 들춰내고, 불평하며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가.

다음 정류장에서 내려야 할지도 모르는데......

 

삶을 어떻게 여행할지는 우리에게 달려있다.

세상의 흐름에 끌려갈 수도 있고, 우리 자신의 꿈대로 여행할 수도 있다.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와  어디로 가는지  돌아보고, 가는 길에 한걸음 한걸음 웃으면서 즐기며 가라.

 

짧은 인생 여행 시간!

사소한 일에 화 내지 마시길.

조금만 참으면 곧 내릴 때가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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