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마리안 앤더슨 '우리'

e길 2023. 9. 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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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노래

어느 작은 도시 호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가난한 한 흑인 소녀가, 잠시 쉬면서 슬픈 표정으로 넋을 놓고 앉아 있었다. 그러자 한 중년 여성이 말했다. 

'너 많이 슬퍼 보이는구나, 무슨 사연이 있니?'

머뭇거리던 소녀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 그렇게 보고 싶었던 '마리안 앤더슨' 공연이 있었는데, 호텔 일정이 바뀌어 몇 달 전부터 계획했던 공연을 볼 수 없었다'라며 힘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러자 그 흑인 중년 여성은 소녀의 손을 잡으면서 나지막하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를 들은 소녀는, 울먹이며 말했다. 

'당신이 마리안 앤더슨 이군요'

그녀의 노랫소리에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박수와 환호로 아름다운 장면이 연출되었다.

소녀는 감동의 눈물을 펑펑 흘리며, 감사하다고 연신 머리를 숙여 인사했다.

 

마리안 앤더슨

 

따뜻한 말 한마디

따뜻한 노래 한 소절, 작은 선행 하나가

누군가에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용기와 힘이 될 수 있으며, 한 사람의 일생을 바꿀 수 있고,

어쩌면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

 

20세기 최고의 여성 성악가 '마리안 앤더슨'

28세의 나이에 뉴욕 필하모닉 주최 신인 콩쿠르에서 우승한 마리안 앤더슨(Marian Anderson, 1897~ 1993)은 세계 최초의 흑인 오페라 가수이자 미국이 자랑하는 20세기 최고의 위대한 여성 '알토' 성악가이다. 지휘자 거장 '토스카니니'는 한 세기에 한번 나올만한 소리를 가졌다고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세계에서 수많은 상을 받았으며, 우리나라도 두 차례(52년, 59년) 방한하여 공연하였고, 이화여대에서 명예 음악 박사학위를 받기도 하였다.

 

나는 작은 협력자일 뿐입니다

그렇게 유명했던 마리안 앤더슨은 평소에 '나'라는 말보다 '우리'라는 말을 즐겨 썼는데 그 까닭을 묻자,

 

'오랜 시간 노래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노래 한 곡을 부르려면, 작곡가가 있어야 하고, 피아노 제조업자가 있어야 하며, 반주자가 있어야 합니다. 그 속의 나는 작은 협력자일 뿐입니다.'

 

미국의 한 기자가 '당신이 가수로 성공하고 가장 기뻤던 때는 언제입니까?'라는 질문에

'내가 처음 무대에 서는 날, 출연료를 어머니에게 갖다 주면서

'엄마, 이제는 더 이상 남의 집 빨래를 하지 않아도 돼요'라고 말하던 순간입니다'

 

마치며: 우리

유구한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은, 수많은 외세의 침략에 시달려 왔다.

그래서인지 유독 '우리'나라, '우리'집, '우리'식구, '우리' 친구 등 '우리'라는 낱말을 유독 좋아하는 민족이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나'의 일, '나'의 물건, '나'만의 혼밥과 혼술, 그리고 부모에게까지도 '나'의 일에 간섭하지 말라는 등 유독 '나'만 내세우는 개인주의가 만연하기 시작했다. 

 

온갖 고난과 차별을 딛고 성공하여 세계적인 천재 성악가가 되었지만, '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없다'라는 '마리안 앤더슨의 깊은 마음과 '우리의 정신'을 '우리'는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나무위키/ 네이버백과/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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