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죄와 벌

e길 2023. 9. 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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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어느 사형수의 마지막 5분

어느 젊은 사형수가 있었다.

사형을 집행하던 날, 형장에 도착한 그 사형수에게 마지막 남길 말이 있으면 무엇이든 하라고 했다. 

그래서 마지막 5분이 주어졌다.

28세의 사형수는 마지막 5분이 비록 짧았지만 너무나도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 사형수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내가 아는 모든 이들에게 작별 기도를 2분간 하고, 하나님과 다른 사형수들에게 1분씩 작별인사를 나눴다. 

나머지 1분은,

나를 낳아준 땅과 나무와 자연에 감사 인사를 나누었다.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삼키면서, 

아껴 쓰지 못했던 과거를 깊이 후회했다. 회한의 눈물을 흘리면서 이 세상 모든 인연에 '바이~ '하는 순간에,

사형집행 중지 명령이 기적적으로 전달되었다.

 

이 사형수는 

허송세월의 지난날을 반성하고 평생 그 순간을 기억하며, 평생 시간의 귀중함을 실천했다고 한다.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마지막 순간처럼 소중하게 살았다.

 

그 사형수가 바로 '죄와 벌', '지하실의 수기', '가난한 사람들' 등 수많은 불후의 소설 명작을 쓴 세계적인 문호,  '도스토예프스키(1821~ 1881)'이다. 사회주의 문학 모임에서 정권을 비판했다는 죄목으로 1849년 총살형의 사형을 12월 22일 '세묘노프스키' 광장에서 집행하려고 한 것이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강제노동형을 받아 복역을 하고, 강제로 군에 입대해 1859년 38세의 나이에 건강상의 문제로 제대하였지만 평생을 비밀경찰의 감시를 받으며 살아야 했다.

 

죄와 벌 (문학동네)

사형에서 극적으로 살아나고, 8년간의 시베리아 유형생활 등 고난 기간을 마치고 발표한 소설 '죄와 벌'은 20세기 문학, 철학, 심리학에 금자탑을 쌓은 소설이다. 너무 방대한 양이라 간단한 내용만 정리하고자 한다.

 

<죄와 벌> 도스토옙스키. 소설

죄와 벌의 줄거리는 가난에 찌든 주인공 '라스콜니코프'가 돈만 아는 사회악 같은 전당포 노파와 여동생을 죽이고, 번민하다가 자수하는 과정을 그린 내용이다. 

 라스콜니코프는 나폴레옹이 수많은 희생을 감수했듯이 살인은 '비범한 사람들이 양심적으로 할 수 있는 일'

이라며 나폴레옹이 되고자 노파를 죽였다.

 

'내가 과연 노파를 죽인 것일까? 나는 나 자신을 죽인 거야. 노파가 아니라...

나는 그냥 죽였어, 나 자신을 위해.'

 

결국 그는 자신이 세운 이론에 오류가 있었고 판단 착오가 있었음을 알고 '번민'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자신이 수치스러워서 강물에 몸을 던져 자살하려고 했지만, 자신을 비열한 인간이라고 자책하며 그런 수치도 두려워 말라고 '자수'를 한다.

 

몸을 팔아 아버지의 술값과 이복동생, 계모의 생계를 책임지는 매춘부 '소냐'를 라스콜니코프는 존중과 사랑을 한다.

소냐는 '성스러운 바보' 유로지비(yurodstvo)였다.

세속적 가치를 버리고 선행을 숨기며, 고행과 모욕을 감수하여 떠도는 러시아 정교회 수도승을 '유로지비'라 한다.

 

라스콜니코프는 남의 목숨을 파멸시킨 존재이고, 

소냐는 자신의 인생을 파멸시킨 존재로서,

둘은 동질감을 가졌으며,  라스콜니코프는 '같이 하자'라고 말한다.

 

'당신은 자신을 파멸시켰으니까..... 당신도 견딜 수 없을 테고, '혼자'있게 되면 나처럼 미쳐버리고 말 거야....... 그러니까 우리는 함께 가야 해. 같은 길을, 가자!

 

(감상; 사회적 정의와 규울에 의한 죄와 벌도 있지만, 자신의 양심과 도덕적 가치에 의한 죄와 벌도 있다. 라스콜니코프에게 노파의 살인은 죄가 아니며, 자기 자신의 모순이 죄라고 생각한다. 자수하기 전의 모순 속에서의 방황과 고통이 그에게는 이미 '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마치며

러시아에서 '죄'는 도덕적 가치를 뛰어넘음을 의미한다고 한다. 결국 이 소설 '죄와 벌'에서는, 라스콜니코프

도덕적 경계를 뛰어넘어 매춘을 한 소냐도,

결혼해서 가짜 사랑을 팔려한 두냐도,

돈으로 사랑을 사려한 루진도, 모두 다 죄를 범한 사람들이다.

마지막에, 라스콜니코프는 부활하여 새로운 삶을 '소냐'와 살 준비를 하면서 소설은 끝이 난다

 

(참고문헌: 도스토옙스키 시학(정음사)/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인간과 예술)/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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