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을 비우는 11월 금년 끝자락을 알려 주는, 나무 두 그루가 빈 몸으로 나란히 서있는 11월! 아무것도 입지 않고 가슴을 딱 펴고 당당하게 계절을 알린다. 욕심을 모두 비우고 당당히 외롭게 서있는 나무. 여러분은 금년 한 해 당당하게 부끄럽지 않게 달력을 넘겨가고 있는지. 무엇을 비우셨는지... 지금은 비우는 시간! 윤준경. 시 빈 옥수숫대를 보면 나는 다가가 절하고 싶습니다 줄줄이 업어 기른 자식들 다 떠나고 속이 허한 어머니 큰애야, 고르게 돋아난 이빨로 어디 가서 차진 양식이 되었느냐 작은애야, 부실한 몸으로 누구의 기분 좋은 튀밥이 되었느냐 둘째야, 넌 단단히 익어서 가문의 대를 이을 씨앗이 되었느냐 11월의 바람을 몸으로 끌어안고 들판을 지키는 옥수숫대 날마다 부뚜막에 밥 한 그릇 떠놓으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