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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217

AI 시대의 '고정 관념'과 조신호 시인 시 "신념"

구글과 스탠퍼드대 '앤드류 응' 교수는 컴퓨터 16,000대를 연결해서 10억 개 이상의 신경망으로 이뤄진 '심층 신경망'을 구축하여, AI에게 고양이 영상 천만 개를 분류하도록 학습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는 AI의 고정관념이 되고, 이 고정관념은 사진만으로 고양이라고 판정한다. AI는 초거대 고정관념인 셈이다. '신념'은 사전적 의미로는 '굳게 믿는 마음'으로 쓰인다. 신념은 어떤 개인의 삶의 목표와 방향을 결정하며, 신념이 없는 삶은 모순적이며 우유부단할 수밖에 없다. 신념은 인간이 무언가를 결정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념은 단순히 생겨나지 않고, 철저한 옳은 사상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게슈탈트 법칙 우리는 보이는 데로 보지 않고 보고 싶은 데로 본다. 뇌가 감각 정보를 일관된 이미지..

문학 2023.04.30

김춘수 시인의 '나의 하나님'과 '수련 별곡'

김춘수 시인은 서구의 상징주의 시론을 받아들여 초기에는 무한 탐구로, 후기에는 순수시, 절대시의 형태로 나타난다. 무한 탐구는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것에 대한 탐구이고, 순수 시론은 관념을 뺀 언어 만으로 된 무의미의 시다. 무한은 영원을 뜻하며, 바로 무의미 시를 말한다. 사랑하는 나의 하나님, 당신은/ 늙은 비애다/ 푸줏간에 걸린 커다란 살점이다/ 시인 릴케가 만난/ 슬라브 여자의 마음속에 갈앉은/ 놋쇠 항아리다/ 손바닥에 못을 박아 죽일 수도 없고/ 죽지도 않는/ 사랑하는 나의 하나님, 당신은 또/ 대낮에도 옷을 벗는 어리디 어린/ 순결이다/ 3월에/ 젊은 느릅나무 잎새에서 이는/ 연둣빛 바람이다/ 순결한 순수시 ('꽃의 시인'이라고 부르는 김춘수 시인의 '나의 하느님'이 시는 나의 하나님이..

문학 2023.04.29

"오이디푸스 왕"의 플롯 구조

뛰어난 구성과 치밀한 묘사, 심오한 주제의식이 두루 빛나는 '오이디푸스 왕'은, 아이스퀼로스, 에우리피데스 와 함께 희랍의 3대 비극 작가인 소포클레스 작품이다. 그는 오이디푸스를 통해, 죽음을 두려워하면서도 진실을 찾기 위해 자기 의지대로 삶을 개척해 나가는 주체적 인간상을 그려 넣었다. '왕의 로서의 임무 수행과 백성들을 위한 사랑과 열정으로, 나 오이디푸스는 그대들과 모든 백성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할 것이오'. 그리스 비극의 구조는 대게 도입부를 거쳐 중반부 전환점에서 갈등으로 상승하며 공격점이 발생한다. 그리고 클라이맥스에 이르러 파국으로 끝을 맺는데, 이 작품은 바로 '이른 공격점'이 발생한 것은, 이미 알던 내용이라 '극의 관심을 인물의 파멸 과정에 집중키 위한 의도'로 보인다. 플롯의 의미..

문학 2023.04.28

행복하지 못한, 이상 작가의 '날개'와 '삼각형의 욕망'

소설이나 매체에서,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는 남편들이 의외로 많다. 죽자 사자 하며 사랑하던 두 사람의 러브 스토리는 저 멀리 다른 동네 이야기가 된 지 오래고, 힘들게 일해도 제대로 대접을 못 받는다. 결혼하고 시간이 지나면 왜 이렇게 무시당하고 언어폭력에 시달리는 남자들이 예상외로 많은 걸까? 이상 소설의 '날개'에서는, 날고 싶은 남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삼각형의 욕망'으로 '나'를 들여다본다. 모든 인간은 욕망이 있다. 멋있는 옷을 입고 싶고, 비싼 차를 타고 싶고, 좋은 집에 살고 싶은 무한한 욕망 이 있다. '삼각형의 욕망'은, 프랑스 비평가 '르네 지라르'의 이론이다. 주인공의 욕망이 중계자의 욕망을 모방하는 간접화를 거쳐 욕망의 대상에 도달하는 이론이다. 현실에서도 개인의 욕망이 자연 발..

문학 2023.04.27

노래로 부르는 "시", 박두진 시인의 '해'와 '하늘'

2019년 12월 31일 MBC 가요 대제전이 상암동 드림센터와 잠실 주 경기장 이원 생방송으로 중계되었다. 이날 엔딩 무대로는 트로트 여신 송가인과, 국카스텐 하현우의 소름 끼치는 명품 컬래버레이션 무대가 펼쳐졌다. '해야 솟아라' 한 구절 만으로도 소름이 돋는, 진정한 장르 대통합 전율 콜라보였다. 박두진 시인의 '해'는 음악을 만나자 다시 밤하늘로 솟구쳐서, 굽이 굽이 흩날리며 환한 빛 춤을 추었다. 시인의 '해'와 '하늘'은 아름다운 노랫말이 되어 천상에서 더욱 빛나고 있다.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너머 산너머서 어둠을 살라먹고,/이글이글 애띤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 달밤이 싫여, 달밤이 싫여/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여/ 아무도 없는 뜰에..

문학 2023.04.25

정지용 시인의 '시계를 죽임'과 '여승'의 백석 시인의 "시 세계"

정지용 시인의 '시계를 죽임'은, 쉽게 잠을 못 드는 어느 직장인의 예민해진 불면의 밤에 '벽시계' 소리와 , 백석 시인의 '여승'은, 쉽게 잊지 못하는 죽은 딸 생각과 멀리 떠나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회한하는 시다. 두 시인은 1930년 동시대에 활동했고, 전통을 중시했으며, 일본 유학, 영문학 전공이라는 공통점이 많다. 또한 후진 양성과 수많은 주옥같은 작품으로 한국 문학사의 발전에 큰 공헌을 한 부분도 비슷하고, 하지만 시의 구사는 서로 많이 다르다. '시계를 죽임'과 '여승'으로 두 시인의 '시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백석 시인의 '여승' (이 시의 화자는, 평안북도 어느 금광판 시장에서 옥수수를 샀던 여인의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묘사한다. 시적 화자인 '나'가 시적 대상인 '여승'의 아픔을 사실적..

문학 2023.04.23

역사적인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 (원령 공주)"

"이 나라는 깊은 숲으로 덮여 있었다. 그것 보다 더 깊은 서쪽으로 가다 보면, 인간도 닿지 않는 깊은 숲이 또 있다. 그곳에는 짐승들이 다 크고 태고적 그대로 살고 있으며. 그 숲에는 신들이 살고 있었다. 오래된 신들은 짐승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인간과 숲이 싸우고 있다. 이 나라는 숲의 나라였으니까... 어떤 시기에는 인간보다 숲이 더 강했다. 인간이 살기 위해서는 숲을 잘라내지 않으면 안 됐다. 숲이 점점 파괴되자 저항하던 신들도 없어지기 시작했다" '사슴신'이 죽자, 자연의 신은 사라지고 신의 시대가 끝이 났다. 살아있기 때문에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어 생명이 태어난다. '사슴신'은 살아 있었기 때문에 죽음을 맞이했고, 그 죽음으로 '타타라 마을'에 생명을 환원할 수 있었다. '모노노케 히메'의..

문학 2023.04.21

사랑 꾼 시인 백석과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은 민중들의 삶을 노래한 뛰어난 시인으로 많은 작가들이 인정하고 존경하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현대 시인이다. 평안북도 정주 출신으로 본명은 백기행이고 필명이 백석이다. 일제 강점기 때 창작된 작품들이 한국 문학계에서 명성이 높으며, 화가 이중섭, 시인 신경림, 동화작가 김윤섭, 윤동주, 안도현 등이 백석의 영향을 받았다. 백석의 여인 '자야' 일천억 원 땅, '길상사'로 시주 백석시인은 경상남도 통영을 아주 좋아했다. 통영에는 백석의 시가 새겨진 시비가 있고, '통영' 연작시 3편과 '바다', '남행시초', 수필 '편지' 등을 남겼다. 이는 통영에 그가 사랑했던 란(박경련)이라는 여인이 살았던 곳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박경련과의 사랑은 결실을 맺지 못했으며, 백석과 함께 '조선일보'에 근무하던 가까운..

문학 2023.04.20

과소 평가된 김종삼 시인의, 시 세계와 "물통"

"감춤의 미학" 시인 술과 클래식 음악을 평생 좋아했다는 '순수시의 대가' 김종삼 시인은 황해도 은율 출생이며, 상업학교를 졸업하고 영화 조감독으로 일하였고, 사사를 하기도 했다. 생략과 침묵의 '감춤의 미학'을 중시하며, 초기 전봉건, 김광림 등과 후에 문덕수와 김광림과 3인 연대 시집을 내기도 하는 등 현대시 발전에 기여했지만 과소 평가된 측면이 있다. 희미한/ 풍금 소리가/ 툭툭 끊어지고/ 있었다// 그동안 무엇을 하였느냐는 물음에 대해/ 다름 아닌 인간을 찾아다니며, 물 몇 통 길어다 준 일밖에 없다고// 머나먼 광야의 한복판 얕은/ 하늘 밑으로/ 영롱한 날빛으로/하여금 따우에선/ (갈래; 자유시, 서정시/ 율격; 내재율/ 제재; 물통/ 주제; 평화롭지 못한 현실의 안타까움) '물통'에 대한 시인..

문학 2023.04.16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 정원"의 클리셰 음식의 '프루스트 현상'

소설이나 영화 안에서 고정이미지 클리셰를 갖게 된 여러 음식들 중에서, '마르셀 푸르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이후 클리셰가 된 '마들렌'이 있다. 이후 특정한 냄새나 맛, 소리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기억이 다시 살아나는 현상을, 작가의 이름을 따서 '프루스트 현상(The Proust Effect)'이라고 말한다.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프루스트 현상 현대 소설의 원전이라고 할 만큼 모든 소설적 실험이 숨어 있는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1부 '스완네 집 쪽으로'에 마들렌이 등장한다. 마들렌을 먹는 순간 과거의 기억들을 파노라마처럼 떠올리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책을 읽는 나 자신도 순간적인 짜릿한 전율이 온몸으로 퍼져 온다. "어머니는 하인을 시켜 프티트 마들렌이라는 작고..

문학 2023.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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