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도둑이 제 발 저린다'

e길 2024. 4. 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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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데, 그것이 드러날까 봐 자신의 마음이 조마조마 두려운 나머지, 자기도 모르게 그 사실을 밝히게 된다는 뜻이다.

다른 생명

남자관계가 복잡한 아가씨가 병원을 찾았다.

요즘 들어 몸이 이상한 게 어디가 잘못된 것 같았다.

여러 가지 검사를 한 의사가 말했다.

 

'아가씨...'

'네, 선생님...'

아가씨는 긴장했다.

'지금 아가씨 몸속에는 다른 생명이 자라고 있습니다.'

'다른 생명이라고요?'

 

놀란 아가씨, 얼른 생각해도 상대가 누군지 조차 종잡을 수가 없었다.

 

'선생님! 전 어떡하면 좋아요? 엄마 아빠가 아시면..... 그리고 누구인지도 잘.....'

 

'왜 그래요, 아가씨? 그냥 회충약 한 알만 먹으면 되는데.....'

 

양심의 가책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는 하지만, 인간도 본질적으로는 동물과 다를 게 없다.

인간이든 짐승이든 오장육부를 갖고 있고, 먹어야 살며, 교미를 통해서 새끼를 낳는다.

짐승이든 인간이든 그저 중생일 뿐인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동물이 없는 사회성이 있다. 

개개인의 힘은 호랑이나 곰과 같은 야생동물에 비해 보잘것없지만, 타인과의 공조를 통해 인간은 다른 종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고등문명울 이룩하였다.

 

이러한 고등문명사회에서, 공존을 위한 사회적 질서가 생겨났다.

사회적 공존을 해치는 이기적인 행동은 악이기에, 범죄자들은 형벌을 받았고, 인간 사회에서는 선한 사람이 인간다움의 표상으로, 그러면서 인간의 유전자에 '양심'이 각인된 것이다.

 

죄와 벌

이런 양심의 가책을 소재로 삼은 소설이, 러시아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죄와 벌'이다.

가난에 시달리던 대학생이 악랄한 전당포 노파와 그 여동생을 살해한다. 목격자가 전혀 없는 완전 범죄였는데, 도둑이 제 발 저리듯이 양심의 가책으로 번민하다가 결국 자수하여 시베리아 유형을 떠난다.

 

폭포의 눈물(Pixabay)

 

<폭포의 눈물> e길. 시 

지금은

떨어져야 할 때.

올랐다 낙하하는 번지 점프

까만 속 웃자란 욕망

한가득 토해낸다.

 

비켜라

하늘이 내려온다

내  펄럭이는 흰 소매 잡지 마라

쏟아지는 눈물의 비애

모든 것은 나락이다.

 

말리지 마라

슬쩍이라도

가는 물길 돌리려 든다면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민둥산 되리라.

 

떨어진다고 해서

슬픈 우짖는 소리 아니다

재계하라는 하늘의 꾸짖음이다

온기 없는 그대에게

대쪽 같은 정안수 퍼붓고 있다.

 

덩실덩실 춤을 추며

쏟아내는 후련함

그대의 목마름이고 싶다

마음 훔치는 

그대의 도둑님이고 싶다

 

아 지금 내 발이 저리다.

 

(감상: 잘못된 욕망 비워내며 떨어지는 폭포의 눈물. 올랐다 떨어지는 말 못 할 슬픈 사연 어찌 없으랴. 민둥산의 아픈 외로움을 아느냐. 하지만 모두 비워내며 그대의 정제된 정안수 되고 싶다. 그래도 아직 사랑의 욕심 남아 있구나.)

* 재계: 의식을 치르기 위해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부정한 일을 멀리함.

 

마치며

불교의 악인고과(惡因苦果), 즉 '악행의 인(因)을 지으면 괴로운 과보가 온다'는 자업자득의 인과응보에 대한 과학적 해석이라고 한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라고 할 때 '도둑'은 악인(惡因)에 해당하고, '저린 발'은 앞으로 올 고과(苦果)의 전조증상이라 하겠다.

 

그래도 사랑 도둑이라면, 발은 저려도 될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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