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언어의 유희

e길 2024. 4. 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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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유희

한국어 초보 외국인들은 '한국어로 시간 말하기'가 거의 고문 수준이라고 말을 한다.

7:07을 왜 굳이 '일곱 시 칠 분'이라고 하여야 하는가?

일곱 시 일곱 분이라고 하면, 왜 일곱 시에 일곱 명이 온다는 고깃집 화이트보드 문구가 되는 건가?

그래서 재미있는 말의 유희가 되는 것 같다.

 

셋방 구하기

 

어느 허름한 집의 주인이 '셋방 있음, 어린애가 없는 분'이라고 써 붙였다.

그 주인은, 입으로 한 번 한말은 어떤 경우에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항상 큰소리치던 사람이었으며,

아이들 있는 집 세를 주고 시끄러워 스트레스를 받아, 아예 애 없는 가족에게 세를 주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다음 날, 

노크 소리가 나더니 8살가량 된 사내아이가 들어왔다.

'아저씨, 창문에 써 붙인 걸 봤는데요, 셋방이 아직 나가지 않았나 해서요.'

 

이렇게 말한 소년은 잠시 생각하고 나서 이야기를 계속했다.

 

'어린아이는 없습니다. 나하고 늙은 부모님뿐입니다.'

결국 셋방은 그들의 차지가 되었다.

 

강아지(Pixabay)

 

<아지 세상> e길. 시

아침

눈뜨고 일어나 보니 온몸에 털이 보송보송

아 

드디어 어른이 되었구나

그런데 

털이 많다, 많아도 너무.

꼬리도 있다

두 손이 어느새 엎드려 걸어 다닌다.

 

드디어

누가 나를 빼앗아 갔구나

그래도 투표는 해야지.

원칙 없는 세상 도덕도 없어

갈팡질팡 흔들리는 나

강아지가 되었구나

아직 꿈인가.

 

'아지야'

그래 이게 내 이름이구나

어지럽다

혼돈된 세상

그러나 왠지 즐거워진다

꼬리를 흔든다.

 

목이 막혀

뭐라고 하긴 했는데...

내 말은 없고 개 짖는 소리만.

어느 집 강아지야 시끄럽게.

그래 너도?

옆집에서도 멍멍.

 

너도 짖고 나도 짖고 우리들 세상.

신나는 세상

강아지

아지 세상!

 

(감상: 현혹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어느 순간 빠져 들어간다. 갈팡질팡 흔들리면 나를 빼앗긴다. 아무리 어지러운 세상이라 해도 진정한 나를 지켜야 한다.)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된다

'나 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하략)

 

조동화 시인의 '나 하나 꽃 피어'란 작품이다.

 

마치며

언어의 유희는 긍정적으로 봤을 때는 재미있고 스트레스를 날리는 부분도 있다.

 

의사가 일요일 12시 30분에 레스토랑에서 맞선을 보게 되었다. 차가 막혀 10분 지각을 했는데,

레스토랑 입구에서 웨이터가 '어서 오십시오. 몇 분이십니까?' 묻자

의사는 숨을 몰아 쉬면서, '제가 10분 늦었네요'...

몇 명 오느냐고 물었는데.

 

이어서 웨이터가 주문을 받았는데,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어떻게 익혀 드릴까요?' 여자가 '미디엄'이라 하자 의사도 '똑 같이요' 했다. 웨이트가 가자 의사는,

'저 교회 다니시나요? 스테이크도 '믿음'으로 드시는 걸 보니 신앙심이 깊으신가 봐요'

 

그러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고, 식사 중에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왔다.

곡명이 궁금한 의사는 웨이터를 불러

'웨이터, 지금 이 곡이 무슨 곡입니까? 곧 웨이터는 정중하게 대답했다.

'소고기입니다'

웨이터가 의사의 질문을 제대로 이해했지만, 엉뚱한 의사를 놀려주려고 한 대답인지도 모른다.

 

언어의 유희!

재미있게 웃는 날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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