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부끄러움의 미학 "윤동주" 시인

e길 2023. 6. 16.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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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의 미학 "윤동주" 시인은 일제 강점기에 활동한 시인이자 독립운동가 였다. 직접적인 무장 투쟁은 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저항시, 그리고 삶의 고뇌에 대한 시로, 암울한 시기에 떠난 일본 유학을 반성하고 부끄러움을 나타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부끄러움의 미학

식민지 치하의 가난과 슬픔을 부끄러움의 미학으로 노래하며, '자신의 욕됨'과 자기 혼자만 행복하게 살 수 없다는 '아픈 자각', 기독교적 '속죄양 의식' 등이 작용하고 있다.

참회록 (부끄러움의 첫 번째 양상은 '자신의 욕됨')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러운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윤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감상: 윤동주 시인은, 1942년 일본으로 유학을 가 그다음 해에 독립운동 혐의로 체포되어 일본 감옥에서 해방 6개월을 앞두고 숨졌다. 끊임없이 자신을 반성하고 성찰하는 한 인간의 내면을 정직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거울은 적당한 거리를 두고 물러나서 자신을 비추어, 타인의 눈으로 보기 때문에 '반성'과 '성찰'의 상징으로 쓰인다. 그래서 '양심, 자아, 내면'이라고도 한다. 그러므로 거울을 보지 않는다는 것은, 양심이 없다, 내면이 없다, 영혼이 없다는 의미일 수도 있는 것이다.)

자화상 (두 번째 부끄러움 '미움')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서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감상: 우물을 통해 자신을 비춰보면서 자아성찰을 하겠다는 화자의 모습이며, '우물'이 참회록의 '거울'처럼 자신을 비춰보는 '자화상'이 된다. 우물 속에는 달, 구름, 하늘, 파아란 바람, 가을 등 자연이 있으며, 촉각, 시각 등 공감각적인 표현이 사용되었다. 그리고 '미운 사나이'는 부끄러운 화자 자신의 '현실적 자아'를 표현한다. 미운 사나이는 가다 보니 가엾어 보이고, 그리워지는 사나이가 되고 원망을 하다가,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에서는 예전의 순수한 화자 자신을 그리워하는 심리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순수한 마음의 예전 화자의 모습을 그리워하며, 미운 현실의 그 '사나이' 화자 자신을 성찰하고 있다.)

서시( 세 번째 부끄러움. 혼자만 행복할 수 없다는 '아픈 자각의 표현임)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감상: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다,'라는 순결한 양심의 민족 시인이며, 일제 치하의 우리의 모습을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겠다는 다짐'으로 실천한 순교자적인 작가였다. 화자는 올바른 삶을 살겠다며 다짐하지만, 현실은 캄캄한 밤이며 이상적인 '별' 마저 바람에 스친다. 순수하고 옳은 삶을 살기 어려운  현실이지만, 이런 힘겨운 상황에서도 순수하고 깨끗한 삶을 지향한다. '시'에서도 그렇고, 윤동주 시인의 '삶' 속에 서도 그렇다. '나에게 주어진 길'은 깨끗하고 순수한 삶을 추구하는 시인의 삶을 이야기한다. 과거, 미래, 현재의 시간 구성으로 시상을 전개한, 절제적 표현과 솔직한 고백적 어조를 사용하였다.) 

마치며

행복한 자신이 미워서 '부끄러움의 미학'을 이야기 하는  윤동주 시인은, 이육사와 함께 대표적인 일제 저항 시인이었다. 또한 윤동주 시인은 정지용 시인을 존경하고 배우고자 하였으며, 윤동주 시인이 죽고 15살이나 많은 정지용 시인이 윤동주 '유고 시집'에 서문을 쓰기도 하는 인연을 갖고 있다.

일제 강점기 때 짧게 살다 간 시인으로, 어둡고 가난한 생활 속에서 인간의 삶과 고뇌를 이야기하며, 조국의 가슴 아픈 현실을 아프게 반성하고 참회하는 시인이었다. 성인으로써 자아성찰과 철학적 감각이 강한 일제 강점기의 암울한 역사성을 담은 후기시는, '서시', '자화상', 또 다른 고향', '별 헤는 밤', '쉽게 씌어진 시' 등이 있다. 윤동주 시인의 시비는, 모교인 연세대학교 교정에 세워졌다.

(참고문헌:네이버 지식 백과. 두산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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