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낮은 곳으로, 물처럼 살라

e길 2023. 9. 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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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겨 죽어도 좋으니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얕은 물은 시끄럽게 소리 내어 흐르지만, 깊은 물은 가는 듯 멈춰 있는 듯 소리 내지 않고 흐르고 있다.

모자라는 것은 소리를 내지만, 가득 찬 것은 소리를 내는 법 없이 조용하다.

어리석은 사람은 반쯤 물을 채운 항아리 같고, 지혜로운 사람은 물이 가득 찬 연못 같다고 한다.

낮은 곳으로 물은 모이며, 강이 되고 바다가 된다.

 

폭포

 

<낮은 곳으로> 이정하. 시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물처럼 고여들 네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나가지 않게 할 수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감상: 나에게 올 수 있는 모든 상처와 위험을 온몸을 다해 받아들이겠다. 나의 안위는 중요하지 않으니 그저 너에게 나 자신을 온전히 던지겠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나에게 밀려오라. 시인은 '강의 하류나 바다가, 위에서 흘러오는 것을 온전히  다 받아들이듯이 사랑은 무작정 받아들이는 것이고, 내게 좋은 것뿐만 아니라 내게 해가 되는 것도 모두 받아들이는 낮은 자세를 취해야 온전한 사랑이 이루어질 수 있다'라고 한다.

 이정하 시인은 1962년 대구출신으로 '사랑의 이율배반', '간격', '종이배' 등 다수의 작품이 있다.)

 

 

<물처럼 살라는 것은> 노자. 대독경 中.

물은 흐르다 막히면 돌아가고,
갇히면 채워주고 넘어갑니다.

물은 빨리 간다 뽐내지 않고
늦게 간다 안타까워하지 않습니다.

물은 자리를 다투지 않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더불어 함께 흐릅니다.

물은 흘러온 만큼 흘려보내고
흘러간 만큼 받아들입니다.

물처럼 살라는 것은
막히면 돌아가고,
갇히면 나누어주고 가라는 것입니다.

물처럼 살라는 것은
빨리 간다 늦게 간다 조급해 말고,
앞선 들 뒤선 들 괘념치 말라는 것입니다.

물처럼 살라는 것은
받은 만큼 나누고,
나눈 만큼 받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흐르는 물 못내 아쉽다고
붙잡아 가두면 언젠가 넘쳐가듯

가는 세월 못 잊어 붙잡고 있으면
그대로 마음의 짐이 되어 고통으로 남는답니다.

물처럼 살라는 것은
미움도 아픔도
물처럼 그냥 흘려보내라는 것입니다.

물처럼 살라는 것은
강물처럼 도도히 흐르다
바다처럼 넓은 마음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감상: 여유를 가지고 서두르지 말 것이며, 서로 나누고, 미움도 아픔도 물처럼 흘러 보내는 넓은 마음을 가지라는 글이다. 고대 중국 사상가인 노자는 '도덕경'에서 인간관계론을 정리하며, '아무리 머리가 좋고 재능이 있어도 인간관계가 좋지 않다면 실패한 인생'이라고 하였다. 진실 없는 행동을 하지 말고, 말을 많이 하지 말고, 매사에 아는 체하지 말고, 자기 이익에 너무 집착 말고, 남과 다투지 말고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마치며

숙성된 맛있는 김치 맛을 내려면 배추가 다섯 번은 울어야 한다. 

배추가 땅에서 뽑힐 때, 배를 가를 때, 소금에 절여질 때, 매운 고춧가루와 젓갈에 범벅일 때, 김치 냉장고에서 추운 밤을 지새워야 비로소 맛있는 김치인 것이다.

 

숙성된 사람이 되려면 인간 역시 많은 시련과 고난이 있을 것이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하늘은 시련과 행운을 꼭 같이 준다고 하지 않는가.

시련에 오래도록 고통받고 있다면, 아직 행운의 상자를 열지 않고 있을 뿐이다.

 

(참고문헌: 나무위키/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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