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기림의 첫 시집 '기상도'가 1936년 7월에 나왔을 때, 동북제대에 유학 중인 김기림 작가의 부탁으로 이상 작가가 본문 편집과 표지 장정을 떠맡을 정도로 두 작가는 가까웠다. 그 해에 김기림은 파리에 가서 '슈르 리얼리스트와 경쟁하며 3년간 공부하고 오자'라고 제안했지만, 이상의 현실적 상황 때문에 파리 유학을 가지 못한다. 그 무렵 이상은 거듭되는 카페 경영의 실패와 '금홍'과의 이별, 나태와 방종, 질병 등으로 심신이 퇴락하고 있었다. 김기림 시. 종다리 뜨는 아침 언덕 위에 구름을 쫓아 달리던 너와 나는 그날 꿈 많은 소년이었다. 제비 같은 이야기는 바다 건너로만 날리었고 가벼운 날개 밑에 머ㅡㄹ리 수평선이 층계처럼 낮더라. 자주 투기는 팔매는 바다의 가슴에 화살처럼 박히고 지칠 줄 모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