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흰 손' 최루탄이 매캐한 캠퍼스에서 울부짖음처럼 들려왔던, 조용필의 '창밖의 여자'를 기억한다. 누군가 피를 토하듯 반복해서 이 대목을 불렀다.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 차라리 차라리 그대의 흰 손으로 나를 잠들게 하라" 그토록 목이 메어 그 노래를 따라 불렀지만, 그 노래가 말하는 뜻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창가에 떠오르는 흰 손이 무엇인지, 왜 그것이 강물인지, 거리의 가로등인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 절규가 사랑의 노래가 아니라 1980년이 시작하는, 시대의 공기를 품어내는 '죽음과 생명의 노래'가 아니었을까. 하나의 정치가 저격당하는 죽음이 있었고, 새로운 물결을 되돌리려는 대대적인 5.18의 살육이 있었다. 음악이 시작될 때 전자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