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깃만 스쳐도 인연, 헤프게 맺지 마라 우리는 흔히 사람들 사이에서 맺어지는 관계를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을 쓴다. 불교에서의 옷깃을 스치는 인연은 전생에서 '억 겁'을 지난 관계를 말한다. 한 개의 '겁(劫)'은 '옷자락이 바위에 스쳐 바위가 닳아 없어지는 시간'을 말한다. 인연을 귀하게 여기라는 가르침이지만, 그러나 옷깃을 스쳤다고 무조건 인연을 헤프게 맺어서는 안 된다. 진정한 인연과 스쳐가는 인연은 구분해야, 아무나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마라. 진정한 인연이라면 최선을 다해 인연을 맺고 스쳐가는 인연이라면 무심코 지나쳐야 한다. 아무나 헤픈 인연을 맺으면 좋은 인연을 만나지 못하고 삶이 침해되는 고통을 받는다. 내가 쥔 화투패를 일방적으로 상대에게 보여 주는 것은 괴로운 인연이다.(법정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