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들의 아름다운 '번짐' 엄동설한이 지나고 따뜻한 봄기운이 번질 때, 서울역 앞 지하도에 쭈그리고 앉은 걸인 앞에, 어느 시인이 '세상에는 봄이 왔지만, 저는 아직 한겨울입니다'라는 팻말을 놓아준 뒤 깡통이 지폐로 수북이 담겼다. 어느 허름한 가게 조그만 전광판에,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질 거야'라는 자막이 흐르자 손님이 밀려왔다는 이야기도 있다. 때로는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하고, 이웃을 배려하지 않는 각박한 사회에서,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는 분들이 '문인'들이고, 또 그런 사명을 가져야 하는 것이 '문인'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문인들은 부드러운 눈길, 따뜻한 말씨가 오가는 세상의 아름다운 '번짐'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쓰고 또 쓰고 있는지 모른다. 장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