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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연극 적'인 것

e길 2023. 3. 10.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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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달

유튜브 채널에서 가수 송가인의 '서울의 달'이란 노래를 저장해 놓고 가끔씩 재생해 본다. 기적 소리와 함께 기차가 등장하고, 시골에서 보따리를 들고 올라오는 노인 등, 여러 사람들이 상기된 표정으로 기차에서 내린다. 코러스로 연주하는 추억의 하모니카의 맑은 음이, 새로운 미지의 땅에 도착한 설렘으로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그리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등장한 가수의 정감 있는 목소리가 멋진 음악과 함께 한껏 어우러 진다.

"서울살이 타향살이 고달픈 날에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조물조물 무쳐주신 나물 반찬에 된장찌개 먹고 싶구나/ 서울에 가서, 성공을 해서, 돌아온다 약속했는데/ 세상에 울고 웃다가 바쁘다 보니 꿈에서나 갈 수 있구나/ 서울에 달 바라보면서...

 

몇 년 전 생방송 연말 시상식을 보면서, 마치 한 편의 멋진 연극을 관람하는 것처럼 심쿵했다. 가수는 배우의 연기자가 되고, 마음에 와닿는 노랫말은 대본이 되고, 가슴을 후벼 파는 노래에 공감을 하며 호응하는 관객들, 어울리는 조명과 실제 기차역 같은 화려한 무대 장치는 완벽한 연극의 4대 요소를 갖추고 있었다. 이런 연극적인 음악 공연은 언제 다시 보아도 가슴이 찡해온다. 

음악 공연도 연극적 예술이다

연극은 무대에서 연기를 통해 전달하는 현재 적 공연예술이다. 즉 배우가 희곡의 등장인물들을 통해 관중에게, 몸동작과 이야기로 의미를 전달하는 무대 예술인 것이다. 가수의 생방송 공연 또한 노래를 만든 작가들의 상상력에 의해 창작된 허구의 이야기를 얼굴과 몸짓으로 연기한다는 점에서 연극과 유사하지 않나 생각한다. 다시 말해 인물, 사건, 배경으로 구성되는 희곡은 등장인물의 대사와 행동으로 연기하고, 생방송의 음악공연 또한 가사의 의미를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혼신의 행동 연기와 제스처로 슬픔과 기쁨, 외로움과 그리움을 표현하는 다분히 연극적인 예술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서 연극은 사실적으로 일어난 일들의 모방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래야만 하는 것과, 그랬다고 생각되는 것'을 개연성과 필연성의 원칙으로, 현실에서 일어날만한 사건으로 인식하고 가능한 리얼리티의 재현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연극이라 함은 사실적 모방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가수의 음악 공연 또한 사실적인 모방으로 연출된 연극적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은 연극이다

친한 사이에서 부정적인 의미로서의 '연극을 잘한다'는 표현을 하곤 한다. 사실과 다른 어떤 거짓말을 하거나,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현혹시킨다는 뜻으로도 사용한다. 하지만 비록 잘못된 목적이라고 해도, 연극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잘 연출되었기 때문에 연극적이라고 말할 것이다. 진솔하게 잘 연출된 인생살이야 말로 잘 그려진 성공한 삶이 라고 하지 않을까? 그래서 '인생은 연극이다'라고 하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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